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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추모콘서트의 마지막을 무대. 대구소년소녀합창단과 공연 참가자들이 모두 함께 무대에 올라 파워오브피플을 노래하고 있다
▲ 대구 노무현 추모콘서트 노무현 추모콘서트의 마지막을 무대. 대구소년소녀합창단과 공연 참가자들이 모두 함께 무대에 올라 파워오브피플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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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천 둔치의 1만여 추모객들이 모여서 추모콘서트를 즐기고 있다.
▲ 대구 신천 둔치의 추모객들 대구 신천 둔치의 1만여 추모객들이 모여서 추모콘서트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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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추모콘서트 대구 현장에서

고 노무현 1주기 추모콘서트가 근례 보기 드문 인파가 모인 채 15일 대구 신천변에서 열렸습니다. TK의 중심인 대구에서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노무현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니. 그 의미가 특별해 보입니다. 그것은 노무현을 향한 추모의 마음을 넘어 이 불통의 세상에 대한 크나큰 변화의 의지를 엿보게 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그곳에서 본 노무현은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메인 무대를 노란색으로 물들이며 자리 잡고 있는 노무현은 그렇게 대구시민들을 내려다보면서 활짝 웃고 있습니다. 공연 중에 들으니, 무대에서 그렇게 웃고 있는 노무현의 모습은 화가 임옥상 선생이 지난해 고인의 장례식 때 시민들이 써서 붙인 그 노란색 소지 리본들을 가지고 만든 설치작품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그 '태양빛 노무현'이 활짝 웃고 있는 가운데 그곳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이 가족단위로 참석해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공연을 즐겼습니다. 저는 사실 이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4대강 사업'의 '불편한 진실'을 알리는 작은 소책자를 돌릴 목적으로 이 콘서트 현장에 가본 것인데요. 그곳에 참석한 1만여 대구시민들의 그 '놀라운' 규모에 우선 무척 놀랐고, 그리고 이후 그 현장의 분위기에 이끌려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면서 추모콘서트를 함께했었습니다.

신천변을 가득 메운 노란 물결. 한 추모객이 노란 소지를 매달고 있다.
▲ 신천 둔치의 노란 물결 신천변을 가득 메운 노란 물결. 한 추모객이 노란 소지를 매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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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출연했습니다. 먼저 '초콜릿 팩토리'를 비롯한 대구의 예술인들이 오프닝 무대를 열어주었고, 이어 문성근과 명계남이 무대에서 노무현을 추모하는 연설을 했고,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노래공연과 노무현재단의 대표 인사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프로젝트밴드 '사람 사는 세상'의 노래공연, 그리고 '안치환과 자유'의 공연과 요즘 '4대강 사업' 반대 공연을 참으로 열심히 해서 너무나 아름다운 그룹 '윈디시티'의 공연, 대구 출신의 이한철 밴드의 무대와 그리고 YB 밴드가 거의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고, 대구소년소녀합창단이 '파워 오브 더 피플'을 합창하면서 모든 공연을 마쳤습니다.

이렇게 노무현과 그를 추모하는 대구시민들이 함께 마련한 이날 공연은 근래 보기 드문 흥행을 이루었고, 고인을 추모하는 그 마음과 그 너머에 더욱 강고해지고 있는 이 야만의 정권에 대한 분노가 그대로 서려있는 듯했습니다.

추모콘서트, 그 현장 속으로

그래서 그 현장의 분노가 6월의 심판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빌면서, 지금부터 그 추모공연의 모습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명계남이 무대에 나와서 그가 가버린 비통한 현실을 흐느끼고 있습니다.
 명계남이 무대에 나와서 그가 가버린 비통한 현실을 흐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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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계남이 무대에  올라, 그가 가버린 비통한 현실을 애통해 하고 있습니다.
 명계남이 무대에 올라, 그가 가버린 비통한 현실을 애통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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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일 먼저 무대에 선 명계남이 비통한 음조로 울부짖었습니다.

"밀짚모자 쓴, 자전거 타는, 봉하마을의 그 노무현 말고, 뜨거운 피가 살아 있는 예전 그 모습의 인간 노무현, 그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냥 그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그가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명계남의 비통한 탄식은 그렇게 한동안 계속해서 울렸고, 그 탄식이 서서히 잦아들 무렵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마치 비통해 하는 명계남을 위로라도 하려는 듯 모처럼 만나는 '노찾사'는 예전 그 노래들을 잔잔히 들려주었습니다.

'노찾사'가 오랜만에 대구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다.
▲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공연 무대 '노찾사'가 오랜만에 대구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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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이 무대에 올라, 노무현의 진정성에 대해서 웅변하고 있다
▲ 무대에 오른 문성근 문성근이 무대에 올라, 노무현의 진정성에 대해서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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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문성근이 등장해서 그 옛날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던 명연설을 할 그 당시처럼 대구시민들에게 노무현의 진정성에 대해서 웅변했습니다.

"노짱은 그 지긋지긋한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 대연정까지 제안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 지긋지긋한 지역구도에 오늘 구멍을 냅시다."

이후 등장한 안치환과 자유는 열창을 한 후, 안치환도 말합니다.

"노무현, 그는 시간이 갈수록 더 각인되는 이름이길 바랍니다 … 비합리가 판치고, 비자연이 판치는 세상에서 그 순결한 세 글자 노무현, 그가 그립습니다" 하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간절히 노래했습니다.

안치환이 열광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 '안치환과 자유'의 무대 안치환이 열광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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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한 노무현주의자들인 문성근과 명계남이 동시에 무대에 올라, 현 세태를 비판하는 짧은 단막극을 보여주고 있다
▲ 문성근과 명계남 열렬한 노무현주의자들인 문성근과 명계남이 동시에 무대에 올라, 현 세태를 비판하는 짧은 단막극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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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문성근과 명계남이 다시 동시에 무대에 올라, 둘은 짧은 단막극을 선보였습니다.

"이 정부 들어 예술가들 지원을 더 이상 안 해주니, 우리가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극장을 만들었다"는 문성근의 고백에 "영화판도 마찬가지다. 사회적인 주제의 영화를 전혀 만들지 못한다. 그리고 스스로 검열한다. 이 무슨 비극이란 말인가 … 이런 환경에서 언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겠더라.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MBC 싸움이 중요하다. MBC 파이팅!!!" 명계남이 화답합니다.

그러곤 문성근이 다시 외칩니다.

"노짱을 생각하면 전태일 열사나 80년 광주 도청에 남아있던 그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는 끝까지 싸우다 갔다. 나머지 싸움은 시민들이 이어가길 바란다. 그래서 이 비겁한 역사를 끝장내자."

신천 둔치를 가득 메운 대구 추모객들이 문성근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신천 둔치를 가득 메운 대구 추모객들이 문성근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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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재단의 핵심 멤버들로 이루어진 아마추어 그룹 '사람 사는 세상'의 다소 어색한 무대였지만, 그 정성에 많은 박수를 받았다
▲ '사람 사는 세상'의 공연무대 노무현재단의 핵심 멤버들로 이루어진 아마추어 그룹 '사람 사는 세상'의 다소 어색한 무대였지만, 그 정성에 많은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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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노무현재단의 아마추어 프로젝트그룹 '사람 사는 세상'의 멤버들이 나와서 '뭉개구름'을 노래했습니다. 그 멤버들의 면면은 국참당 대표 이재정과 전 kbs사장 정연주 그리고 영화감독 여균동과 정은숙 교수 그리고 조귀숙 교수 이렇게 다섯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은 다들 정말 오랜 만에 악기를 잡고는 모여서 음을 맞추어본 것인데, 그들의 정성이 돋보이는 무대였습니다.

그리고 이어 재기발랄한 그룹 '윈디시티'가 올라왔습니다. '윈디씨티'는 최근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공연을 참으로 열심히 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중 드럼 치는 리더가 말합니다.

"4대강 사업을 생각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나중에 조카한데 뭐라 할까 싶네요. 삼촌은 왜 그리 잘 속아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참 교육받은 바보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이 발랄한 그룹은 4대강 개발사업에 대한 반대활동을 이들의 무기인 노래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반가운 무대였다.
▲ 윈디시티의 공연 최근 이 발랄한 그룹은 4대강 개발사업에 대한 반대활동을 이들의 무기인 노래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반가운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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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신 이한철은 고향에서 이 남다른 무대에 서게 된 것을 크게 기뻐했고, 그래서인서 더욱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다.
▲ 이한철 밴드의 공연무대 대구 출신 이한철은 고향에서 이 남다른 무대에 서게 된 것을 크게 기뻐했고, 그래서인서 더욱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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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대구 출신의 이한철이 무대에 나와서 열광적인 무대를 선사해주고는 말합니다.

"제가 부르는 곡은 다 흥겨운 곡들뿐이어서 오늘 이 추모의 시간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하나, 고향인 대구에서 이 뜻 깊은 무대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자신이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하고 만들어야 할지 알 것 같다"며 오늘 공연의 의미를 시민들에게 다시 일깨우기도 했습니다.

이어 노무현 재단의 정연주가 다시 등장해서 이렇게 열렬한 호응을 보내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후 노무현재단에 더 큰 관심과 성원을 보내 달라는 당부와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단호히 말했습니다.

"저는 반드시 KBS로 돌아갑니다. 가서 남은 18개월의 잔여임기를 다 채울 겁니다. 그렇게 되면 오늘 나오는 YB나 김재동 같은 이들도 다시 KBS에 돌아올 겁니다. 받드시 그렇게 될 겁니다" 했고, 시민들은 열렬히 환호했습니다.

노무현재단의 정연주 씨가 재단을 대변해서 추모콘서트에 열렬히 호응해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 노무현재단의 감사 인사 노무현재단의 정연주 씨가 재단을 대변해서 추모콘서트에 열렬히 호응해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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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 밴드'의 윤도현이 공연도중 깃발을 치켜들고 노래하고 있다
▲ 깃발을 치켜든 YB 'YB 밴드'의 윤도현이 공연도중 깃발을 치켜들고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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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YB의 무대는 열광 그 자체였습니다. 야성을 되찾은 로커답게 그가 내지르는 소리는 난폭했고, 그것은 마치 그 어떤 대상을 향한 듯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시민들에게 전해진 듯 그들도 열렬히 호응했습니다. 그 열광적인 공연 후 그는 말했습니다.

"지금은 화살을 맞으면서도 그냥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 그러나 절대 쓰러지지 않습니다. 예술은 감옥에 가둬도 쇠창살 틈 속으로 삐죽삐죽 새어나와 마침내 빠져나오게 마련입니다. 예술을 가둘 수는 없습니다."고 외쳤고, 이어 "그분의 슬픔을 간직한 채 불렀던 그 노래 '후회 없어'를 다시" 부르며 그 노래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습니다.

YB밴드가 열광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YB밴드의 공연무대 YB밴드가 열광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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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밴드의 열광적인 무대에 빠져들어 환호하는 대구시민들의 모습
▲ 환호하는 대구시민들 YB밴드의 열광적인 무대에 빠져들어 환호하는 대구시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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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구소년소녀합창단이 '파워 오브 더 피플'을 참가자들과 함께 합창하는 것을 끝으로 이날 공연의 대단원의 막은 내렸습니다.

공연 중에 정연주는 노무현 추모콘서트 총연출을 맡았다는 탁현민 교수가 했다는 말을 다시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나는 그를 보낸다. 눈물 나게 아름답던 그를 보낸다. 다시는 생각도 안 하고 다시는 쳐다도 안보겠다. 꿈에서도 보지 않겠다. 이젠 내가 노무현이다. 아니 우리 모두가 노무현이다. 잘 가라 나의 대통령."

그리고 정연주는 다시 말합니다.

"봄은 반드시 옵니다. 우리 모두가 작은 노무현이 되어서 저 겨울공화국을 극복하고, 끝내 다시 올 새봄을 맞이합시다."

파워오브피플을 공연 참여자들이 무대에 올라 함께 합창하고 있다
 파워오브피플을 공연 참여자들이 무대에 올라 함께 합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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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을 향한 추모의 물결이 저 '4대강'에서 더욱 출렁이길 희망하며

이렇게 공연은 끝이 났고, 그들의 노래와 고백과 대구시민들의 함성은 그대로 저 웃고 있는 노무현께 전해진 듯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대구의 '낯선' 모습들을 보고 노무현이 다시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구가 함께 따라 울고 웃으며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변화를 향한 그 깊은 바람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그 변혁의 바람은 아마도 6월의 심판에서부터 시작해서 저 '4대강'에서 거세게 출렁일 것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저 4대강 개발사업 때문에 그가 꿈꾸던 그 '농부 노무현'들이 지금 농토에서 무수히 쫓겨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평생의 일터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골재노동자들의 아픈 현실이 그곳에 그대로 서려 있기 때문이고, 수많은 생명들이 포클레인의 삽날에 죽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고인을 향한 진정한 추모의 물결은 저 6월 2일의 현장에서, 그리고 4대강의 현장에서 더욱 요동칠 것임을 확신해 봅니다. "TK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변합니다" 그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인, 대구 노무현 추모콘서트 현장이었습니다.

추모콘서트에 하나된 대구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추모콘서트에 하나된 대구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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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천 둔치를 메운 1만여 청중들의 모두 함께 파워오브피플을 노래하고 있다.
▲ 1만여 청중들의 함성 대구 신천 둔치를 메운 1만여 청중들의 모두 함께 파워오브피플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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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노무현, #추모콘서트, #대구, #4대강사업,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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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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