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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선거철이 돌아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인물 대결 구도가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자들의 공약 검증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뿐만 아니라 기존에 자신들을 대표했던 이들의 면면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고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선거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이 자신의 뜻을 펼치는 좋은 방법임은 분명하나 이것만으로는 민의가 온전히 현실 정치에 반영되기는 힘들다.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이 더욱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유권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해 하승수 변호사(정보공개센터 소장)는 '정보공개제도'를 십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지역 정치인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의 사업까지 시민들이 감시하고 나아가 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5일 명동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하 변호사는 참석자들에게 정보공개제도의 취지를 설명했고 직접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보공개제도란

 

정보공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청구할 수 있다. 범위는 국가 기관, 지자체 기관을 비롯한 공공기관이며 교육법에 의해 설립된 각급학교도 해당된다. 이 제도는 약 2세기 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현재까지도 주요 국가에서 정치와 행정의 공익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청구인은 정보공개청구서를 기재하여 공공기관에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팩스 또는 통합정보공개시스템(열린정부, www.open.go.kr)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 첨부) 일단 청구가 되면 해당기관은 10일 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인터넷 홈페이지를 위한 정보공개청구는 약간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해당 사안에 대한 정보를 열람하고 출력을 할 수 있다. 정보를 청구한 기관이 그 사안에 직접 관련이 없는 곳이라도 자동으로 담당 기관으로 청구 내용을 보내주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통한 청구보다 훨씬 편리하다.

 

 

감시를 넘어 참여를 위한 정보공개청구, 지역에서부터 시작하라

 

이 제도를 통해 어떤 변화를 이룩할 수 있을까? 변화를 위해선 우선 알아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현실 문제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것이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얻은 정보를 통해 해당 정치인이나 행정 절차 등의 문제를 알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면 그 자체가 감시와 비판이 된다. 문제를 알았다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하승수 변호사는 정부의 정보 공개보단 지역정보공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문제들은 오히려 국가 차원에선 해결이 어렵고 지역과 동네 자치 차원에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쉼터 문제, 지역 공공 도서관 문제 등의 지역 현안들은 정부 차원보단 지자체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빠르다는 말이다. 일례로 제주 지역 학교의 친환경 급식도 지역 단위에서 제안하여 이루어 진 것이다.

 

또한 자신이 사는 지역구 대표들의 활동 역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감시 및 제언이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정보공개를 통해 지역 현안 처리 등에 대한 문제를 파악한다면 이 자료를 토대로 개인은 해당의회나 기관에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조례개정을 위한 제안을 할 수도 있고 예산의견서를 제출할 수도 있다. 즉, 스스로가 정치와 행정 참여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효과적인 정보공개청구를 위해
 
물론 요구하는 모든 정보들이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공개법에 의거해 요구한 정보가 개인의 사생활 침해나 국가 안보, 영업상 비밀 등에 해당한다면 기관은 정보공개를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위의 사안이 아닌데도 정보 공개가 거부된다면 이의 신청이나 행정 심판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행정 심판 절차의 모든 비용은 따로 대리인을 사지 않는 이상 무료로 당사자의 청구를 통해 가능하다.
 
정보공개 청구를 위한 자세한 요령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제도에 대한 소개에서부터 정보공개 청구 방법과 사례들까지 나와있다. 또한 사회 현안에 대한 각종 이슈를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들을 게재하고 있다. (www.opengirok.or.kr)

 

정치가 바뀌길 원하고 사회가 바뀌길 원한다면 이제 누가 그 변화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투표만을 통해 그 변화에 대한 요구가 충족되기를 바라는 것은 지금의 시대엔 안일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변화의 주체는 정치인들이나 공무원일 수 없다. 변화의 주체가 '나 자신'이란 것을 인식한다면 해봐야 소용없다는 식이나 바빠서 참여 안한다는 식의 생각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 민주주의 실현의 주체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정보공개청구는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그:#정보공개, #하승수, #지역정치, #풀뿌리 민주주의, #청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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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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