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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서울시장 선거전이 변하고 있다. 선거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20%P 정도의 격차로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앞서간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은 그대로다.

 

하지만 한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여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12일 KBS-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는 49.7%, 한명숙 후보는 32.1%를 얻었다. 지지율 격차는 17.6%P다.

 

여전히 큰 차이로 오 후보가 앞서 달리고 있지만, 한 후보의 상승세로 볼 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지난 5일 KBS 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는 22.6%P였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5%P가 줄어든 셈이다.

 

이 같은 추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가 14일 발표한 수도권 후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가 50.8%, 한명숙 후보가 39.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1.6%P로 나타났다. KBS 여론조사 결과보다 차이가 더 줄어든 수치다.

 

한나라당 내부에선 격차가 더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주말 여의도연구소가 자체 여론조사를 해 본 결과, 오 후보와 한 후보의 차이가 불과 7~8%P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 복수의 한나라당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이전 조사 때보다 차이가 확 줄어들었다"며 "당내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실의 다른 보좌관은 "지난 10.28 재보선 때처럼 숨겨진 5%가 나오면 어떻게 되느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귀뜸했다.

 

▲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후보에 한명숙, "서울의 새아침 열겠다"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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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결집-노풍' 타는 한명숙... 한나라당, '바람' 차단 주력할 듯

 

한 후보의 무서운 상승세는 단일화에 따른 야권 결집 효과로 보인다. 한 후보는 14일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 사실상 '양자 구도'를 만들어 냈다.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와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가 표밭을 일구고 있지만, 아직은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CBS 여론조사에서 지 후보는 1.7%, 노 후보는 1.2%를 얻는 데 그쳤다.

 

한 후보 캠프에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 지지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노풍'이 불면 6월 2일 선거일까지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얘기다. '친노벨트'를 형성한 수도권의 다른 후보들과 보조를 맞추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오 후보 캠프에서는 최근 한 후보의 상승세를 '반짝 효과'로 보고 있다. 한 후보가 수뢰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부도덕함이 드러났기 때문에 서울시민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TV 토론을 회피하는 등 '준비 안 된 후보'라는 점도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또 20~30대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 특성상, 한 후보가 현재 지지율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야권연합 효과가 있지만 "나올 지지율은 다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 볼 때 한 후보가 바람을 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일단 네거티브를 동원해서라도 한 후보의 상승세를 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은 20일부터 펼쳐진다.   


태그:#지방선거, #서울시장, #오세훈,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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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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