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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독일입니다. 정말 멋지셨습니다. 유 후보와 민주당 간극이 많았을 텐데, 신뢰라는 다리로 극복하신 당신 같은 정치인, 꼭 기억하고 지지해드리겠습니다…. 많은 지지자를 얻는 새로운 길이었다는 것 잊지 말아주세요."

 

13일 국민참여경선과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하고,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게 경기도지사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한 민주당 김진표 후보에게 지지와 격려가 쏟아졌다.

 

김 후보의 홈페이지(http://www.jinpyo.or.kr) 열린마당에는 이날 하루 동안 100여 개의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 김 후보의 경선 승복에 찬사를 보내는 내용이다. <오마이뉴스> 등에 실린 관련 기사에도 김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이 달렸다.

 

김 후보의 이번 선택은 쉽지 않은 길이었다. 제1야당의 최고위원으로 오랫동안 경기도에 터를 잡아 온 그가 창당한 지 넉 달도 되지 않은 원외정당의 후보, 또 출마를 선언한 지 두 달도 채 안 된 후보와 단일화에 나선 것 자체가 용기있는 결단이었다.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셈이다.

 

후보단일화 논의 과정에서도 김 후보는 통 큰 양보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단일화 협상이 파행을 겪자, 그는 인지도가 높은 유 후보와 여론조사만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얘기였다.

 

당원과 국민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도 그는 불리함을 알았지만, 끝까지 경선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9일 민주당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 만난 그는 "경선 준비가 잘돼 가느냐"는 질문에 무거운 표정으로 "어렵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중간에 판을 깨지 않는 용기를 보였다. 민주당에서 "국민참여경선 선거인단을 모집할 때 신분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갖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때도 그는 꿋꿋하게 경선을 받아들였다.

 

패배 받아들인 김진표, 정치적 위상은 더 높아져

 

이번 도전으로 김 후보는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경기도지사의 '꿈'을 뒤로 더 미루게 됐다. 그러나 한 누리꾼의 찬사처럼 '더 많은 지지자들'을 얻게 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정치적 위상도 더 높아졌다. 공천과 경선에 불복해 탈당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지방선거판에서 김 후보의 승복 자체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나 김 후보에게 이번 경선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정세균 대표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몹시 서운하다"고 말했다. 후보단일화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손학규 전 대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 발표 직후, 손 전 대표는 김 후보를 한참 동안 끌어안고 있었다.

 

김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시골로 내려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2~3일 정도 여유 시간을 가진 뒤 복귀해 유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울 예정이다. "제가 도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서 유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말한 그는 선대위원장을 맡아 경기도를 샅샅이 훓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역자치단체장 '기호 2번'을 잃어버린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와 시군구 기초의원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도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0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김 후보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의 의원직 사퇴서는 아직 김형오 국회의장이 처리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사퇴서는 회기 중에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고, 비회기 중에는 국회의장이 처리하게 된다. 현재 5월 임시국회가 소집돼 있다. 김 후보의 의원직 사퇴서가 본회의에서 처리될지, 아니면 임시국회가 끝난 뒤 국회의장이 처리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태그:#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김진표, #유시민,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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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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