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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반성합니다 국민을 우습게 아는 대통령과 함께 사는데 깊은 책임을 느낍니다 6월 2일 투표로 심판하겠습니다."

 

12일 오후 7시, 청계광장 소라 기둥 앞에 반성의 촛불 하나가 켜졌다. 한 손에는 피켓을 한 손에는 촛불을 든 사람은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박 사무처장은 '반성의 촛불'을 든 이유에 대해 "<조선일보>가 지난 촛불을 소수세력의 정치적 선동으로 몰아가면서 '촛불소녀'와 '유모차 부대'같은 평범한 시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 역시 촛불을 모욕하고 왜곡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반성하라고 하는데 적반하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사무처장은 "저런 대통령과 한 시대에 사는 사람으로서 반성한다"고 말했다.

 

2008년 촛불 당시 광우병 대책회의 상황실장이었던 박 사무처장은 12일 오후 2시경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오늘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반성의 촛불'을 들겠습니다. 이 정부와 대통령의 오만을 아직도 국민이 지켜봐야 한다는 것 정말 깊이 깊이 반성합니다. 많이 알려주시고, 혹 근처를 지나시다가 제가 외로워 보이거든 함께해 주세요^^"

 

박 사무처장은 "트위터에 글을 올린 지 10분 만에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몇 명이나 나오냐', '취지가 뭐냐' 등을 물어봤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 정보과 관계자 10여 명이 1인 시위 현장 주위를 배회했고, <동아일보> 건물 앞에는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1개 중대가 배치되기도 했다.

 

▲ "반성합니다. 심판하겠습니다" 시민 3인, 청계광장 앞에서 '반성' 촛불시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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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명 나오는데 경찰 수십 명 나오나"

 

오후 7시 15분경, 교복을 입은 한 소년이 넷북을 들고 소라 광장 앞에 왔다. 장주성(고2)군은 "트위터를 보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넷북에는 트위터 창이 떠  있었다. 장군은 "이명박 정부가 망각하는 게 열 받아서 트위터 글을 보고 나왔다"고 말했다. 장군은 "이명박 대통령이 산에 올라가서 '아침이슬' 부르고 촛불봤다면서 왜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시민의 힘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다"면서 '아이폰 촛불'을 들었다. '촛불소년'과 박 사무처장은 "반가워요"라며 인사를 나눴다. 장군은 시위를 하는 중간 중간 '트위터'를 통해 현장을 생중계했다.  

 

오후 7시 35분경, 또 다른 시민 한 명이 촛불을 들었다. 민주당 당직자라는 조영민(39)씨는 "트위터를 보고 반성하려고 왔다"고 전했다. 그 역시 촛불과 피켓을 들었다. 거리를 지나가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7시 40분경, 서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이 "여러분은 지금 미신고 옥외집회를 하고 있다"는 경고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집회를 개최할 시 신고해야 한다"며 "불법행위를 중단하라"고 방송했다. 이에 장주성군은 "지난해 용산 철거민 관련 기도회에 참석했다가 연행된 적이 있다. 연행이 무섭다"고 말하며 촛불을 껐다. 하지만 장군은 트위터를 통해 계속해서 '2인 시위' 현장을 전했다.    

 

호송차량 도착과 함께 "여러분은 지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는 2차 경고방송이 오후 7시 50분경 시작되었다. 시위 현장에 있었던 안진걸 참여연대 정책기획팀장은 "시민 2명 나오는데 경찰 수십 명이 왜 나오냐"며 "차라리 강도를 잡아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오후 8시경, 3차 해산명령과 함께 '2인 촛불집회'는 끝이 났다. 박원석 사무처장은 "해산방송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자유로워야 할 광장이 두려움의 광장으로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촛불을 껐다. 그러면서 그는 "촛불소녀와 유모차 부대에게 당신들이 옳고 지금도 옳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박 사무처장은 "제가 먼저 시작했으니 이 뜻에 동참하는 분들이 이어가 달라"며 " "내일도 트위터에 '1인 시위' 관련 글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태그:#촛불 2년 , #탄핵불발, #촛불시위 ,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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