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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4대강정비사업으로 파괴돼 가는 낙동강에 생명영혼을 불어넣기 위해 찾았다.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부산민예총), 부산작가회의, 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는 5일 낙동강 의령~창녕~함안 구간을 돌며 "문화예술인 함께 낙동강 도보 생명영혼제"를 지냈다.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5일 오후 함안보 공사 현장을 보기 위해 도로 옆 산등성이에 올라 공사장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5일 오후 함안보 공사 현장을 보기 위해 도로 옆 산등성이에 올라 공사장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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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5일 4대강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낙동강을 둘러보았다. 사진은 개비리길을 걷고 나오는 모습.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5일 4대강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낙동강을 둘러보았다. 사진은 개비리길을 걷고 나오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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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이민환 부산대 교수(음악)를 비롯해 5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부산을 출발해 적포교~정곡제방~박진교 구간을 걸었으며, 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를 둘러보았다.

이어 이들은 낙동강 구간에서 아름다운 길로 손꼽히는 창아지~개비리길을 걸었다. 참가자들은 함안보 공사 현장도 둘러보았다. 함안보 공사 현장은 도로 옆에 가림막을 해놓아 쉽게 볼 수 없었으며, 문화예술인들은 도로에서 산등성이에 올라가 공사 현장을 보았다.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하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문화예술인들은 함안보 공사장 아래 둔치에서 '생명영혼제'를 지냈다. 화가 송문익씨가 하얀 천에 먹으로 그림을 그렸다. 송씨는 "둔치에 놀고 있어야 할 철새들이 사람의 인기척 때문에 보이지 않는 현실을 그리고, 철새와 인간이 더불어 사는 낙동강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송씨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강정희 시인이 오카리나로 "매기의 추억"을 연주했으며, 지켜보던 사람들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불렀다. 뒤이어 김재홍 시인이 자작시 "환경주의보․2"를 낭송했다.

김재홍 시인이 5일 함안보 아래 둔치에서 열린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생명영혼제' 때 시를 낭송하고 있다.
 김재홍 시인이 5일 함안보 아래 둔치에서 열린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생명영혼제' 때 시를 낭송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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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老)스님은/항상 길을 걸을 때/고개를 숙이고 걷는답니다/혹시나 발에 벌레나 밟혀죽지 않는가하고//어떤 큰 스님은/겨울날 세수를 다하고/한참을 기다리다 물을 버린답니다//그 뜨거운 물에 뭇중생들 익혀죽지나 않는가 하고//지금 한반도는/매일 새로운 지형도가 쓰여져야 하고/벚꽃 북상하는 시기와/단풍이 남하 하는 속도가 옛날과는 다르다 하며/언제부턴가/봄에 찾아왔던 제비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물론 나비도 동화책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사람들은/그러나 여전히 행복한 듯 웃고 있습니다."(시 "환경주의보․2" 전문).

참가자들은 마지막 순서로 '버들가지 시집보내기'를 선보였다. 버들가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둔치 곳곳곳에 심었다. 버들가지는 물만 있으면 그냥 꽂아 놓아도 잘 자란다. 참가자들은 '버들가지 시집보내기'를 하면서 "옆에서 포크레인으로 파 버릴 것 같은데, 잘 자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에 처음 왔다고 한 이민환 교수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말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대통령도 이 사업을 하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은 5일 낙동강을 답사했다. 함안보 아래 둔치에서 열린 '생명영혼제' 때 강정희 시인이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은 5일 낙동강을 답사했다. 함안보 아래 둔치에서 열린 '생명영혼제' 때 강정희 시인이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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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송문익씨가 5일 오후 함안보 아래 둔치에서 열린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생명영혼제' 때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화가 송문익씨가 5일 오후 함안보 아래 둔치에서 열린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생명영혼제' 때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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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송문익씨가 5일 함안보 아래 둔치에서 4대강사업으로 죽어가는 낙동강의 현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화가 송문익씨가 5일 함안보 아래 둔치에서 4대강사업으로 죽어가는 낙동강의 현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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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예총 회장인 이 교수는 "함안보 공사장 주변에 보니 4대강사업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내건 펼침막이 몇 개 있더라.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 갈라져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시기에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4대강사업으로 국민들이 갈라져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토건산업을 정부 주도로 하고 있다. 토건산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길 내고 터널 뚫고, 4대강사업을 하고 있다. 나중에는 또 다른 토목사업을 할 것이다.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이민환 교수는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시민단체와 함께 4대강정비사업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5일 함안보 공사장 아래 둔치를 찾아 '생명영혼제'를 벌이면서 '버들가지 시집보내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버들가지를 꺾어 들고 가고 있다.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5일 함안보 공사장 아래 둔치를 찾아 '생명영혼제'를 벌이면서 '버들가지 시집보내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버들가지를 꺾어 들고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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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환 부산대 교수 등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5일 함안보 공사장 아래 둔치를 찾아 '버들가지 시집보내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민환 부산대 교수 등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5일 함안보 공사장 아래 둔치를 찾아 '버들가지 시집보내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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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4대강정비사업의 하나인 함안보 공사장을 보기 위해 도로 옆 산등성이에 올라가 있다.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4대강정비사업의 하나인 함안보 공사장을 보기 위해 도로 옆 산등성이에 올라가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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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인 5일 사람들이 창녕 남지 철교 아래 둔치의 유채꽃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채꽃밭 바로 옆 둔치에서도 준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어린이날인 5일 사람들이 창녕 남지 철교 아래 둔치의 유채꽃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채꽃밭 바로 옆 둔치에서도 준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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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인 5일에도 낙동강 남지 부근 둔치에서는 4대강정비사업이 한창이다. 중장비가 동원되어 강 한 가운데 있는 모래를 파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어린이날인 5일에도 낙동강 남지 부근 둔치에서는 4대강정비사업이 한창이다. 중장비가 동원되어 강 한 가운데 있는 모래를 파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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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 아래 둔치에서 모래를 파내는 작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5일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 아래 둔치에서 모래를 파내는 작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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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인 5일에도 함안보 공사가 한창이다. 야간 작업을 위해 설치해 놓은 대형 조명등이 2개나 보인다.
 어린이날인 5일에도 함안보 공사가 한창이다. 야간 작업을 위해 설치해 놓은 대형 조명등이 2개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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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사업, #낙동강, #함안보, #개비리길, #부산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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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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