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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의 '교원단체 가입 교원 명단 공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서울 남부지방법원은 지난 2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등 교원단체 가입 교사들의 명단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한 조전혁 의원에게 "전교조 명단을 삭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하루에 3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간접 강제 결정을 내렸다.

 전교조 명단을 공개해 하루 3000만원의 강제 이행금 처분을 받은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법원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있다.
 전교조 명단을 공개해 하루 3000만원의 강제 이행금 처분을 받은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법원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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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 의원은 "법원은 그런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 전교조 명단을 삭제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29일 현재 명단을 그대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아울러 조 의원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간접 강제 결정'을 내린 판사의 실명과 옛 판결을 언급하며, 판사를 맹비난했다. 이에 반해 조 의원에게 명단을 받아 홈페이지에 공개했던 <동아일보>는 판결이 나자마자 즉시 명단을 삭제했다.

사실 이번 판결에 대해 한나라당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지난 27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지하조직도 아니고, 항상 자신들이 떳떳하다고 얘기한 전교조가 왜 명단 공개를 꺼려하는지 망측한 일"이라며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은 입법부와 국회의원의 권위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조폭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막말을 했다.

조전혁 의원도 29일 "테러 수준의 공포를 느낀다"면서 "국회의원의 직무상 행위에 대해 민사적으로 가처분을 하는 것 자체가 법원의 월권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식의 판결은 갈 데까지 간 것으로, 이런 판결을 하는 분에게 굴복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역시 논평을 통해 "전교조의 이름으로 수많은 공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명단 공개가 무슨 사생활 침해인지, 이를 막는 법원 결정은 법해석의 다툼을 떠나 상식적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전교조의 명단이 무슨 비밀 문서인지 국가기밀이라도 되는 것인지 참으로 희한한 세상"이라고 법원 판결을 비난했다.

김영선, 황우여 등 수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조전혁 의원의 명단 공개에 동조하고 나선 가운데, 2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효재 의원도 명단공개를 지지한다며 자신의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했다. 김 의원 이외에 정태근, 진수희, 강용석 의원 등 10여명도 명단 공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국민, 교총까지... 조전혁 의원 편은 없다

하지만 한나라당 이외에 조전혁 의원 주장에 동의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먼저 법원이 철저하게 조전혁 의원의 잘못을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법원은 "노조 가입여부 정보는 일반적인 개인정보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보호되어야 할 정보이므로 합리적 기준 없이 공개해서는 안 된다"며 "조 의원이 명단을 받은 목적이 법에 따른 노조가입교원의 수를 정확히 공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 원래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는데, 이번 '간접 강제 결정'은 이를 재확인 시켜준 것이다.

조전혁 의원은 자신이 "교원단체 명단을 공개한 것은 국회의원의 직무상 행위이기 때문에 민사 가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이나 표결에 대해서 형사상 면책 특권이 인정되는 것은 맞지만 민사에서까지 이를 허용하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이번 조전혁 의원의 명단 공개에 대해서 권한쟁의 심판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이 심판 결정이 며칠 사이에 당장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때문에, 결정이 나올 때까지 계속 하루에 3000만 원씩 물어야 하는 상황도 조 의원에겐 '곤욕'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의원은 '면책특권'을 염두에 두고 국회 교육상임위에서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교육상임위는 법원의 결정을 근거로 이를 거부했다. 이로인해 조 의원의 처지는 더욱 궁색해졌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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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의원과 한나라당을 궁색하게 만든 상황은 또 있다. 이들은 아마 전교조 교사 명단이 공개되기만 하면 전국적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나 담임 교체 요구를 하고, 수업 거부가 일어나고, 학교에서 전교조 교사들이 왕따를 당하는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 아니 적어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 보수적 학부모 단체나 교육을 표방하는 우익단체들이 학교 앞에서 집회를 하고, 최소 1인 시위라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겠지만 그런 일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

조 의원을 도와주지 않는 것은 법원과 국민뿐만이 아니다. 평소에 친한나라당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역시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단호하게 '명단 공개 반대' 입장을 밝혔고, 명단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법원에 대한 한나라당과 조전혁 의원의 맹비난이 이해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3건의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인 ▲ 변재일 의원 대표발의 민주당 안 ▲ 이혜훈 의원 대표발의 한나라당 안 ▲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정부 안 모두 노동조합 가입·탈퇴 관련 정보를 '사상·신념·정당 가입과 탈퇴·정치적 견해·건강·성생활에 관한 정보' 등과 함께 민감 정보로 규정하여 무분별한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현 정부와 한나라당도 노동조합 가입 명단을 공개하는 것을 찬성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니 조전혁 의원과 한나라당의 법원 판결 비난이 제 얼굴에 침 뱉기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 '전교조 프레임'은 철저하게 실패

국제적으로도 노동조합 가입 여부는 보호해야 할 민감한 정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6일 <한겨레> 신문이 보도한 개인정보보호법 전공자인 임규철 동국대 법대 교수의 최근 논문 '교원정보 공개에 따른 위법성 유무'에 의하면 유럽연합과 독일, 영국, 일본 등 거의 모든 나라들이 노동조합 가입 여부를 보호해야 한다고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또 교총이 공개한 EI(세계교원노조총연맹)와 일본교원노조 등의 입장에 의하면 교원단체 가입 명단을 공개하는 나라는 세계에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세계의 단 한 나라도 교사가 단체 가입한 것을 공개하는 곳은 없다는 것이다.

프레드 반 류벤 EI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교총에 보낸 서한을 통해 "교총이 원할 경우 EI는 ILO 결사의자유위원회(CFA)에 제소하고 한국 당국에 보낼 항의 서한을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원단체 명단 공개가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될 상황에 이른 것이다.

한나라당이 전교조를 6·2 지방선거의 쟁점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 선봉대로 나선 것이 조전혁 의원과 정두언 의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두 차례나 법원 선고가 내려진 후에도 입장을 전혀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이들이 그만큼 선거 상황, 특히 시도교육의 수장을 뽑는 교육감선거를 녹록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20일 오후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은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4대강 사업 등 선거쟁점에서 불리한 상황을 면하기 위해 전교조를 정쟁의 숙단으로 삼기 위한 정략적인 행위'라며 규탄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명단 불법공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지난 20일 오후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은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4대강 사업 등 선거쟁점에서 불리한 상황을 면하기 위해 전교조를 정쟁의 숙단으로 삼기 위한 정략적인 행위'라며 규탄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명단 불법공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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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압도적으로 보수 후보들을 앞서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뿐 아니라 전남 등에서까지 현직 교육감을 누르고 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 상황은 한나라당이 최근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어느 정도 납득하게 만든다.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4일 진행한 교육감선거 여론조사에서 서울, 경기, 인천 지역 모두 진보 후보는 각각 45% 전후의 지지율을 타나냈다. 반면 보수 후보는 20%에도 못 미쳤다.

또 다른 보수성향의 인터넷 매체인 <뉴데일리>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진보 성향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시민들이 50.3%로 보수 성향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22.5%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또 서울교육감 진보 단일후보로 선정된 곽노현 방송통신대 교수는 (보수 단일화를 가정한) 가상 대결에서 이원희, 남승희, 김영숙 후보 등을 모두 10~20% 이상의 차이로 넉넉히 앞섰다.

아마 한나라당과 보수들은 이런 상황이 너무 초조한 나머지, '이념 콤플렉스'에 기대 '전교조 프레임'을 만들려고 무리수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 상황으로 보면 한나라당과 보수들의 '전교조 프레임'은 철저하게 실패하고 있다.

국민들이 이번 선거에서 판단의 근거로 삼으려고 하는 것은 전교조가 아니라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교육 복지, 매관매직으로 드러난 교육 비리 척결, 외고 문제로 대표되는 사교육비 경감 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무상급식을 지난 10년간 주장해온 단체는 전교조이고, 지난 20년간 전교조가 주장해온 것이 사립학교법 개정과 교장 승진제도 개정으로 대표되는 교육비리 척결이다. 또 외고 폐지 내지 개혁을 가장 강하게 주장해온 교육단체 역시 전교조였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에서 전교조를 심판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명단 공개는 개인이 원할 때만 가능해야 한다

당초 현 정권은 서울과 경기, 인천 교육감 선거에 교육부장관 출신 등 거물급 인사를 내세운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본인의 고사 등으로 모두 실패했다. 특히 최근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차관이 인천 교육감 선거에 직접 관여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아울러 교과부 관료가 무상급식 대응 관련 선거 대책을 한나라당 보좌관들과 논의했던 것이 폭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장관급의 거물 정치인 내정이 어렵게 되자, 한나라당은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을 서울교육감 단일 후보로 내세운다고 밝혔다가 불법 선거 논란을 빚었다. 이후 한나라당은 다른 보수 후보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을 해야 했다.

경기도에서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정진곤 교수를 내세웠지만 경기도 연고 없이 청와대의 낙점으로 내려온 그를 다른 보수 후보들이 '낙하산 후보'라고 하면서 거부하고 있다. 청와대 발, 한나라당 발 교육감 선거 개입이 별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이외에도 ▲ 선관위 무상급식 서명운동 금지 ▲ 선관위 4대강 반대 사업 비판 금지 ▲ 좌파 교육감 선거대책을 파악하라는 경찰의 지시 등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었다.

공문 전교조는 27일 <동아일보>와 <동아닷컴> 측에 공문을 보내 전교조 명단 게시물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전교조는 27일 <동아일보>와 <동아닷컴> 측에 공문을 보내 전교조 명단 게시물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 임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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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언급된 내용들만 봐도, 한나라당 선거 승리를 위해 기획한 전교조 프레임은 일단 실패한 것 같다.

다시 명단 공개 이야기로 돌아가서,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고 말고는 그 단체가 판단할 문제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그 단체가 결정할 것이 아니라 그 단체 소속 개인이 결정할 일이다. 아무리 자랑스럽더라도 본인이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면 안 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 인권 사회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원칙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부정해서가 아니라 이 권리 역시 다른 권리와 충돌할 때는 조화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지, 모든 권리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국회의원 아니라 대통령도 사법부의 판결은 존중해야 한다.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급심에 항소를 하여 따질 일이지 법원 판결이 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나는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하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자 법치에 대한 부정이다. 특히 그 당사자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고 한 나라의 거대 정당이고, 집권 세력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국회의원이, 정부 여당이, 정권이 관음증 환자가 아니라면 아무리 보고 싶고, 알고 싶더라도 참아야 할 때가 있다. 또 아무리 미운 대상이라도 지켜야 하는 기본 도리가 있다. 이번 판결을 "조폭 판결"이라고 한 정두언 의원은 혹시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조폭 행태가 아닌지 돌아볼 일이고, 조 의원이 이번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했다는 충고는 자신들에게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판사님이 아니라) 조전혁, 정두언, 김효재 등 한나라당 정말 이러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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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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