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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작가의 작품
▲ 작품 김준호 작가의 작품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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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과 날줄로 얽혀진 일상에서의 공간과 시간을 잘 정제해 부재의 존재를 상기시키는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지난 21일부터(27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나우'에서 열리고 있는 김준호 사진작가의 'CHAOS(혼돈)전'은 산업화로 인한 소소한 도시 삶의 흔적을 프레임에 담았다.

그는 씨줄과 날줄로 얽혀지는 공간과 시간에 존재하는 우리들의 일상은 잘 정제된 일약같이 낱개로 분리된 채 순간마다 '혼돈' 속에서 자아들을 캡슐 속 같은 안온함 만을 추구하며 소비하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하지만 캡슐 속 같은 독립공간을 채우는 일이 어떤 의미로 다가설지는 보는 이의 몫에 달렸다.

24일 오후 전시장에서 만난 김준호 작가는 "재개발로 헐린 벽을 통해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끌리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면서 "재개발로 헐리는 낡은 건물들을 촬영한 자신과 대상 간에 심리적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시킨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된 작품들은 대부분 재개발지역으로 서울 아현동과 중계동, 인천 십정동, 강원도 영월 등에서 촬영했다.

김준호 작가의 전시작품이다
▲ 작품 김준호 작가의 전시작품이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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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원 사진예술 평론가는 "작가가 재개발 지역을 촬영한 방법에 있어 형식적인 방법으로 연작사진을 사용했다"면서 "작가의 관찰자적인 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또 "작가가 표현하려는 것은 부재의 존재성, 지나가는 시간, 대상과 상실에 대한 의미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김준호 작가의 사진은 자신의 기억과 무의식을 토대로 보이는 것과 기억되는 것들 사이의 존재 혹은 비존재의 복합적인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일상에서 드러나지 않은 소수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느림의 미학을 통해 그 가치에 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는 직업작가는 아니다. 평범하게 생계를 유지해 가는 직업인으로서 시간을 쪼개 사진을 촬영한 작가다.

지난 21일부터(27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나우'에서 열리고 있는 김준호 사진작가의 'CHAOS(혼돈)전'은 산업화로 인한 소소한 도시 삶의 흔적을 프레임에 담았다. 24일 관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준호 작가.
▲ 작품 설명 지난 21일부터(27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나우'에서 열리고 있는 김준호 사진작가의 'CHAOS(혼돈)전'은 산업화로 인한 소소한 도시 삶의 흔적을 프레임에 담았다. 24일 관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준호 작가.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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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1월 20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렸던 첫 번째 전시 '느림'시리즈가 작가의 어린시절 추억이 깃든 골목길에서 어린 소년의 시선이 아닌 이방인으로서의 사라진 현실을 재현했다면, 두 번째 전시 '혼돈'은 재개발을 통해 주변의 소소한 삶들을 진솔하게 표현한 작품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태그:#김준호의 혼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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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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