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남 갔던 제비는 다시 돌아올까?"

흔했던 제비도 쉽게 볼 수 없다. 이대로 가면 박물관에서 박제된 제비로 밖에 볼 수 없을지 모른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농약사용과 도시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농약으로 인해 각다귀·파리·모기·벌 등 제비의 먹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제비집의 재료인 진흙과 짚·풀을 얻기가 힘든 것도 원인이다.

경상남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은 25일 창원 대산면 다감농원에서 “제비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은 정다미씨가 만들었던 인공둥지 모습.
 경상남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은 25일 창원 대산면 다감농원에서 “제비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은 정다미씨가 만들었던 인공둥지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경상남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은 25일 창원 대산면 다감농원에서 “제비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은 박진해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경상남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은 25일 창원 대산면 다감농원에서 “제비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은 박진해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교사와 환경운동가들이 제비 지키기에 나섰다. 경상남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은 25일 창원 대산면 다감농원에서 "제비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워크숍에는 박진해 박진해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대표이사와 이인식(창원 봉곡중)·김덕성(고성 철성고) 교사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박진해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제비는 어린 시절부터 가장 흔하게 봐왔던 철새다. 그래서 그런지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따오기도 지금은 창녕 우포에서 복원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가장 흔한 새였지만 사라져 복원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제비도 사라지기 전에 다시 쉽게 볼 수 있는 날이 앞당겨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미씨 "2006~2008년 사이 제비 관찰"

제비 생태조사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고등학교 때 제비 생태조사로 과학전람회에서 장관상을 받았던 정다미(한국야생조류협회)씨와 일본에서 환경교육 현황을 연구한 오창길 교사, 경남의 제비를 연구하고 있는 오광석 교사(산청 신안초교), 제비를 통해 문화·생태를 연구한 정대수 교사(마산 진동초교) 등이 발제했다.

정다미씨는 "제비를 연구하기 위해 2006년에 직접 해부해 보기도 했다"면서 "우리가 흔히 제비는 한 종류라고 생각하는데 흰턱제비와 갈색제비 등 4종류가 있다. 제비를 연구하기 위해 몽골과 중국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는 제비집을 일류요리로 친다고 하는데, 요리에 쓰는 제비집은 '금사연'이라는 바다제비가 지은 집으로 만든 요리를 말한다"고 소개했다.

경상남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은 25일 창원 대산면 다감농원에서 “제비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은 정다미씨가 발제하는 모습.
 경상남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은 25일 창원 대산면 다감농원에서 “제비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은 정다미씨가 발제하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그는 "2006~2008년까지 3년간 제비 생태조사를 했는데, 제비의 귀소율에 대한 국내 세 번째 연구이자 가장 장기적인 기록이다"며 "제비가 번식전략의 하나로 인간과의 친화성이 형성됐다는 가설 아래, 둥지 위치의 방향별 조사, 경계 거리와 소리에 대한 반응, 둥지 강도 실험, 인공 둥지의 활동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 가락지를 부착하고 2007년 귀소를 확인한 결과 성조 10개체 중 6개체가 돌아와 귀소율은 60%였고, 동일 개체의 2008년 귀소율은 20%였다"면서 "성조의 귀소율이 연차적으로 감소하는 원인은 자연사나 사고사로 인한 죽음과 이런 죽음으로 인해 배우자가 바뀌면서 새로운 둥지를 선택하게 되는 것 등으로 추론된다"고 설명했다.

또 정다미씨는 "가락지를 부착한 유조 8개체는 2007년, 2008년 모두 한 마리도 돌아오지 않아 귀소율은 0%였다"면서 "유조의 경우 귀소율이 0%인 것은 사고사와 근친교배의 교잡을 막기 위한 어미와 새끼들 간의 방산전략의 하나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기테이프를 부착한 10회의 방사실험 귀소율은 20%였다"면서 "이는 방향감지와 생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론된다. 제비의 귀소능력 중 방향감각은 자기장을 감지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쿠리와 조롱박 등의 인공둥지에 대해, 그는 "인공둥지 외장은 그대로 유지하고 흙과 깃털 등 내부 재료만 보강했다"면서 "산란 수는 각각 5개, 부화율은 90%로 일반 흙 둥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제비가 사라진 것은 번식지와 먹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민가 주변에서 벌어지는 번식 둥지의 훼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최근에 발생한 AI 문제로 집주인들이 제비 배설물을 불결하게 생각해서 중지를 제거해 버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AI 실험 결과에 대해, 그는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팀과 경기도에서 제비 4마리를 포획해 시료를 채취하여 조사했는데, 그 결과 4마리 모두 음성반응이 나왔고,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한 야생조류 405개체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상남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은 25일 창원 대산면 다감농원에서 “제비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열었다.
 경상남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은 25일 창원 대산면 다감농원에서 “제비 생태조사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열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오광석 교사 "급속히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데..."

오창길 교사는 일본의 제비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제비나 황새는 살아 있는 한 전년과 같은 둥지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고, "많이 모여서 함께 오는 것이 아니라 한 마리씩 날아온다"고 밝혔다.

오광석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했던 제비 생태 조사를 소개했다. "왜 제비 조사인가"라는 물음에, 그는 "친숙한 소재이면서 다른 종과 혼동이 거의 없고, 한 생명의 한 살이를 잘 알 수 있으며, 가까운 곳에 있고, 급속히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라며 "학교마다 1년 사이클과도 맞다"고 밝혔다.

12개 학교 23명 교사 참여해 제비 생태조사 벌여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경남) 소속 교사와 학생들은 제비 생태조사를 벌인다. 이들은 "제비야, 제비야 뭐하니"라는 제목으로, 우포생태교육원과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의 도움을 받아 조사를 벌인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박성현 교사(우포생태교육원 파견)가 조사 방법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는 거제 계룡초(변영호), 김해 신어초(김천옹), 한림초(심태훈), 화정초(구진옥), 마산 진동초(박대현), 진주 대아중(최진태), 고성 철성중(김병철), 산청 신안초(오광석), 의령 낙서초(강태욱), 창녕 부곡초 학포분교장(김인철), 창녕 유어초(김선경), 창녕초(이정아)가 참여한다.

지역 12개 초교, 23명의 교사와 210명의 학생들이 제비 생태조사를 벌인다. 학교마다 계획을 세워 진행하며, 실내·야외 조사를 병행한다.


태그:#제비,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우포생태교육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