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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교육비리, 일제고사, 두발규제, 자율형사립고, 특목고, 교장공모제…. 현재 우리나라 교육계에 산적한 과제들입니다. 오는 6월 2일은 동시지방선거와 함께 각 시도교육감을 선출하는 날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교육감' 예비 후보로 등록한 이들을 만나 최근 교육계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모든 후보의 인터뷰에는 학생복지(무상급식), 교육계 비리근절대책, 사교육비 절감, 학생인권, 학력 평가 및 신장 등 5개 항의 공통질문이 포함돼 있습니다. [편집자말]
이원희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이원희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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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끝장내자!'

이원희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58·전 한국교총 회장)가 내놓은 슬로건이다. 이 기치에 대해 이 후보는 "학원중독증으로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인데 공교육 강화를 통해 학생들의 교육을 학교에서 완성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교사를 불신한다. 학부모들은 폭력에 불안하다.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다. 하지만 학교와 교사를 믿어야 한다. 해답은 학교에 있기 때문이다. 내가 책임지고 학교에서 끝장을 낼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

이 후보가 선거사무실 건물에 내건 대형 현수막엔 '교원평가 10% 퇴출'이란 글귀가 적혀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한국교총 회장이었을 때 "교원평가를 조건 없이 즉시 수용하겠다"고 발표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후보는 교육감 선거를 위해 올해 3월 초 한국교총 회장을 사임하고 29년 동안 일했던 교사 일도 정리했다.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1981년부터 서울사대부중, 경복고, 잠실고 등에서 국어교사로 일했다. EBS 언어논술 유명 강사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2007년에는 한국교총 역사상 처음으로 평교사 출신 회장을 맡았다.

그는 '서울교육 판을 바꾸자' 면서 개혁 교육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회장을 맡았던 한국교총의 이미지가 이와 상반된 것이어서 내부 고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와 인터뷰는 지난 16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학교에서 끝장내자는 것은 공교육을 강화하자는 뜻"

이원희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이원희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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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끝장내자'는 슬로건을 봤는데, 무엇을 끝장내자는 것인가. 
"공교육을 강화하자는 뜻이다. 교원들은 다른 정치인들처럼 다른 사람 핑계를 댈 수는 없으니까 교육자가 책임이라는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모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선생님들이 만족도 높은 교육을 해서 학부모들이 사교육중독증 그런 것 하지 말고 학교가 학생들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 현수막에 '교원평가 10% 퇴출'이라고 적어놨는데.
"나는 교총 회장을 할 때 교원평가를 수용한 사람이다. 교원평가 논의를 6, 7년 해왔는데 부적격 교원 퇴출에 대해서는 교사나 교장이나 학부모 모두 동의했다. 이런 부적격 교원을 퇴출하자는 것이다. 부적격 교장이나 장학사도 10% 퇴출하겠다."

- 그런데 이 후보가 회장을 맡을 당시 한국교총은 교원평가를 통한 인사 승진 반영을 줄곧 반대해왔다. 그런데 퇴출은 인사의 최고 단계가 아닌가.
"인사와 승진에 반영하는 것을 반대한 것은 맞다. 교원평가의 목적이 인사 승진은 아니다. 평가를 해서 적절한 시점까지는 안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당시는 단계적 정착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퇴출 10%라는 것은 퇴출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부적격 교원이 없다면 10% 퇴출할 일이 뭐 있겠나. 일단 교원평가를 하게 되면 학부모들이 부적격 교원을 대개 알게 된다."

- 이 후보는 교원단체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것을 공약에 걸었는데 교원들이 겁낼 것이 없다. 우리가 당당하자는 것이다. 학부모도 교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학부모들이 필요로 하면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알 권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 한국교총도 교원 명단 공개는 문제가 있다는 태도를 갖고 있지 않았나. 왜 그 당시에는….
"교원들 대표일 때와 학생과 학부모를 대표하는 교육감으로서의 공약은 달라야 한다고 본다. 교육감은 학생들을 위해 교육력을 높이는 것이니까 구별해야 한다. 나를 한국교총 전임 회장이 아닌 교육감 후보로만 봐 달라. 그 때도 개인적으로는 당당하게 공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총 회장일 때와 교육감 후보의 입장이 같을 수 있겠나

- 반전교조 후보 단일화를 내세운 바른교육국민연합에 참여할 생각인가?
"지켜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는 전교조 반전교조가 이슈였다. 그런데 이번은 교육계에서  싸우는 게 싫다는 것 같다. 교육적 원리에 따라 나가야 한다. 교총회장으로서 내가 하려고 했던 것은 교육의 중립성과 자주성이다. 전교조가 반대했던 교원평가를 나는 수용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좌우로 나누고 때로는 정치가 관여하고 있다. 어느 후보는 정치인(야당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이랑 산으로 갔다. 그건 정치적 예속이다."

이원희(1952년생)
경희고, 서울대 사범대학 졸업
삼선중, 경복고, 잠실고 국어교사
EBS 언어・논술・입시가이드 강사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전문위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운영위원장
건국60주년 기념사업회 추진단 민간위원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제5대 위원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한국교총 회장
- 자신을 어떤 이념 성향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교총회장 출신이니까 중도보수라고 말하고 싶다. 개혁보수가 좋겠다."

- 보수 후보단일화에는 찬성하고 있을 것 같다.
"난립되면 부작용은 있다. 단일화를 위한 노력은 나도 그렇고 단체들도 그렇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이 있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요즘 교육비리 문제로 시끄럽다.
"인사비리는 라인비리이고 측근비리다. 밀어주고 끌어주는 과정에서 돈이 개입되었다는 것 아니냐. 이런 관행을 깨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교원평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교육비리에 관련된 사람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다. 떨 사람들은 촌지 안 받으면 된다. 전문가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상시인사평가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교육비리 감시 시민위원회, 교원인사위원회 등이 그것이다."

- 서울시교육청이 초빙형 교장공모제를 100%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껏 교장공모제 확대 발표는 교장자격증 소지자에 한하지만 나는 100%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추진할 것이다. 교장자격증 취득자뿐 아니라 실력과 능력을 겸비한 15년 이상 된 교사도 가능하게 응모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 자꾸 교총 시절 얘기를 해서 죄송한데, 한국교총은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무자격 교장제도라면서 강하게 반대하지 않았나.
"그 때도 정밀하게 읽어보시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그때도 교사 자격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교사들이 혹독한 연수를 받아놓고 트레이닝을 통해서 자격을 갖추도록 한 다음에 응모하도록 하자, 자격증의 개념을 바꾸자는 것이다. 그것을 모순이라고 하지 말았으면 한다."

"5대 무상 의무교육 포함해 선택급식제도 추진"

이원희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이원희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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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급식에 대한 생각을 말해 달라.
"나는 무상급식을 포함해 준비물, 교복, 수업료, 수학여행 경비도 무상으로 제공하는 5대 의무교육을 할 것이다. 교육감으로서 빨리 재원을 만들어 중학교까지 5대 의무교육을 실현할 것이다. 우선 2011년부터 초등 대상으로 친환경 의무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할 것이다. 60만 명을 대상으로 하면 3000억 원이 든다. 고교에서는 획일화된 급식이 아닌 학생들이 메뉴를 2~3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급식도 할 것이다. 당뇨병이 있는 아이에게 지금과 같은 급식을 해서는 안 된다."

-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두발자유, 학생 체벌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민주화된 사회에서 학생인권 중요하다. 교권도 조화롭게 병행해야 한다. 앞으로 글로벌 인재를 키우려면 준법의식과 국가관, 효 교육도 필요하다. 인성교육 강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생인권조례를 만들더라도 조화로운 상태에서 해야 한다. 김상곤 교육감 식으로 막 나가면 사회 혼란이 온다. 제정은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인성교육이 실종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조례를 만들어서 해결되는 것만은 아니다. 두발자유와 체벌은 학교에서 교장과 학부모, 학생대표가 함께 얘기해 하는 것이 좋겠다."

- 자율형사립고에 대해서도 의견을 말해 달라.
"문제점이 있는 것은 고치는 게 당연한데. 좋은 학교가 많아지면 좋은 것이다. 하지만 강남에만 좋은 학교가 많으면 안 된다. 이것의 해결책은 교육격차 해결이다. 소외지역에 좋은 학교를 많이 만들겠다."

- 한 날 한시에 같은 시험지로 시험을 치르게 하는 일제고사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일제고사란 말 자체가 편향된 것이다. 진단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가 정확한 말이다. 정확한 진단 없이 처방전이 나올 수 없다. 진단평가와 학업성취도평가는 기초학력에 미달한 학생들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못다 한 말을 해 달라.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제발 교육 내부의 싸움으로 국민을 짜증나게 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지는 말자. 그래서 다시 한 번 섬에 갇힌 선생님이 되지 말고 섬마을 선생님과 같이 존경받는 스승의 위치를 되찾았으면 한다. 여태껏 교육개혁을 완전히 해낸 교육감이 없다. 서울을 교육개혁을 성공한 세계 5대 도시 안에 들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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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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