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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더 이상 호미와 낫, 삽에 자루를 짝지어 줄 필요가 없어졌다.
 이젠 더 이상 호미와 낫, 삽에 자루를 짝지어 줄 필요가 없어졌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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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외발수레도..
 노란 외발수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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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봄다운 날씨, 들녘은 새로운 생명들이 움트기 시작하면서 그 특유의 초록향기를 뿜어댑니다. 노란 냉이꽃도 피고 풋풋한 어린쑥도 논둑을 뒤덮고, 멍청한 인천시의 자연형하천 조성공사에서 살아남은 버드나무에도 물이 올라 연두색 여린 잎을 틔우고 있습니다.

덩달아 농사를 짓는 마을사람들의 손길도 바빠졌습니다. 논밭을 갈고 비닐을 씌우고 씨를 뿌리며 올해로 마지막일지 모르는 농삿일에 땀을 흘립니다.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 건설로 그간 그린벨트로 묶여있던 땅을 인천시가 헐값에 강제수용 하다시피 해서 다들 근심걱정이지만 땅을 그냥 놀릴 수가 없습니다. 평생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농군들에겐.

농부의 손에 익은 농기구도 참 고생많았다.
 농부의 손에 익은 농기구도 참 고생많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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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가 있는 우리밭도 선수촌으로 사라진다. 난데없이 지장물 조사를 한다고 한다.
 비닐하우스가 있는 우리밭도 선수촌으로 사라진다. 난데없이 지장물 조사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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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괭이와 가래도...
 곡괭이와 가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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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이든 농군들과 함께 평생을 농삿일로 고생해 온 농기구들이 눈에 띕니다. 올해가 지나면 정든 고향땅과 마을에서 사라질 농부들을 닮은 손익은 농기구들이 새삼스럽습니다. 할아버지에 이어 아버지가 지고 다니던 지게도, 자루가 빠진 녹슨 삽과 낫, 호미도 참 애틋합니다.

집과 밭을 번질나게 오갔던 노란 외발수레도, 거칠고 단단한 땅을 파내던 곡괭이와 괭이, 논을 평평하게 고르던 가래까지 세월따라 휘어버린 비닐하우스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그런 농기구들과 이젠 안녕을 고해야 한다니 코끝이 찡해옵니다. 농기구를 논밭이 아니라 박물관에서 구경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농사와 농촌, 농업을 포기하라는 세상이 참...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지고 다니던 지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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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관리기아 모판도...
 빛바랜 관리기아 모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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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농기구, #농사, #농민, #삽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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