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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절정의 남성그룹 동방신기가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의 활동도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기약 없는 휴식기에 들어갔다. 시아준수, 믹키유천, 영웅재중, 유노윤호, 최강창민 등 멤버들은 한동안 개인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다섯 멤버는 지난 6일 일본 매니지먼트사 에이벡스를 통해 밝힌 사과문에서 "지금은 각자의 성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나갈 테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며 활동 중지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때문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 한 동방신기 멤버 5명이 함께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모습을 당분간 보기 어렵게 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사실상 해체'라는 진단을 내리며, 이들의 이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동방신기로 인해 불붙은 한류 열기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성급한 '한류 위기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의 한 언론은 소속사가 이번 일로 최대 60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동방신기 활동중단, 한류에 영향 줄까?

 

 

하지만 멤버들의 개별 활동이 곧 팀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이번 사태가 한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위기'를 우려할 만큼의 파급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동방신기가 한류 문화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한류는 동방신기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달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현지의 한 언론인은 "한류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라고 정의하며 "높고 낮음의 기복이야 있겠지만,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여름, 동방신기 일부 멤버가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후 동방신기의 한국 활동이 중단됐지만, 그 이후로도 이들이 중국에서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었다. 

 

일각에선 한류의 지속을 위해선 동방신기 등 몇몇 스타들의 활동에만 얽매이지 말고,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새로운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새로운 한류 트렌드를 주도할 차세대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동방신기 역시 그동안 그룹 활동으로 보여주지 못했던 멤버 개개인의 재능을 다양한 분야에서 발산한다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시아준수의 뮤지컬 <모차르트!>가 좋은 예다. 시아준수는 당초 프레젠테이션한 뮤지컬 무대에서 아이돌의 한계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씻어내고,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다.  

 

고뇌하는 천재음악가의 삶을 재연한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수많은 팬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특히 이 작품은 시아준수의 인기에 힘입어 '뮤지컬 관광 상품'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개인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동방신기 멤버들

 

지난해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로 스크린에 데뷔한 영웅재중의 사례도 눈여겨 볼 만하다. 오는 5월 29일 일본 전역에서 공개될 예정인 이 영화는 벌써부터 현지 팬들의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웅재중은 이 여세를 몰아 이달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될 <솔직하지 못해서>에 캐스팅되어 열연하고 있다.

 

한류를 지속하기 위해선 이처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한국 대중문화산업의 시도와 개발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 또 일본, 중국, 대만 등 해외 각국의 프로모션을 통해 이러한 움직임을 창조적 붐으로 이어가려는 노력 역시 계속되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그룹 활동의 중단이 멤버 개개인의 연예활동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계기로 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동방신기라 해서 이들의 변신이 모두 환영받으며,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MBC 드라마 <맨땅에 헤딩>에 출연했던 유노윤호는 평균 시청률 5.2%에 그치는 저조한 성적으로 호된 연기자 신고식을 치렀다. 물론 이 같은 결과는 식상한 소재와 허술한 구성, 내러티브 부족 등 함량미달의 작품성에 기인한 탓이 크지만, 더 이상 팬들의 응원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공교롭게도 현재 동방신기 멤버들은 대부분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강창민은 이연희와 호흡을 맞춰 사전제작 드라마인 <파라다이스 목장>을 촬영하고 있으며, 믹키유천 역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모바일 전용방송국 Bee TV 드라마 <러빙유>와 <성균관 스캔들>에 연이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들은 각각의 작품에서 동방신기라는 프리미엄을 걷어내고,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의 역량이며, 스스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그간 무대에서 보여주었던 가수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의 숨은 실력을 입증하고, 색다른 매력을 발산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팬들은 당분간 이들을 무대가 아닌, 스크린이나 텔레비전 모니터에서 만나야 한다는 현실에 씁쓸해하며 아쉬워 한다. 그러나 개별 활동을 통해 멤버 각각의 재능과 장점을 살린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낸다면 그 또한 소득이다.

 

지속가능한 분야에서 각자의 상품성과 브랜드 파워를 더 키우고,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철저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준다면 이 역시 긍정적이다. 그것이 어쩌면 '동방신기 사태로 인해 한류와 한국 대중문화사업이 상처를 입었다'는 걱정 어린 목소리를 일축시키는, 또 다른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태그:#동방신기,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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