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진 백련사 동백숲. 꽃봉오리를 떨군 꽃이 나무 아래에 널려 있다.
 강진 백련사 동백숲. 꽃봉오리를 떨군 꽃이 나무 아래에 널려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고려청자의 본고장 강진은 '남도답사 일번지'로 통한다. 남도를 찾는 여행객들의 마음을 언제라도 사로잡는 곳이다. 그 유혹에 끌려 발길 멈추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만덕산 기슭의 다산초당과 백련사는 일번지 속 일번지로 꼽힌다.

실학사상의 산실인 다산초당은 사철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답사를 목적으로 한 학생들도 줄을 잇는다. 시간 여유가 있는 여행객들은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또는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꼭 걸어본다.

숲길은 그리 길지 않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까지 800여m 밖에 안 된다. 등산코스라기 보다는 산책 코스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에 쉼터도 있다. 혜월루, 천일각이 그것이다. 차밭도 있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혼자 걷기에 좋고, 둘이서 나란히 걸어도 좋은 길이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혼자 걷기에 좋고, 둘이서 나란히 걸어도 좋은 길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강진 백련사 동백숲. 사찰과 어우러진 동백꽃이 더 운치 있다.
 강진 백련사 동백숲. 사찰과 어우러진 동백꽃이 더 운치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이 오솔길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면서 백련사 혜장 스님을 만나러 다니던 길이다. 다산은 이 길에서 선사와 만나 유학과 불교를 논했다. 차와 세상을 얘기하기도 했다.

숲 사이로 난 길이 아름답다. 어린이나 노인들도 걷기에 부담 없을 정도로 비교적 평탄하다. 친구끼리, 연인끼리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며 걸을 만하다. 혼자서 호젓하게 산책을 하기에도 좋다. 삼림욕 코스로도 제격이다. 강진만의 멋진 풍경은 덤이다.

이 오솔길을 더 아름답게 하는 건 동백숲이다. 수령 300년을 웃도는 동백나무 15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천연기념물(제151호)로 지정돼 있다. 어찌나 빼곡한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백련사는 동백꽃 구경의 포인트.

붉은 꽃잎의 동백꽃. 수술의 샛노란 색과 대비를 이룬다.
 붉은 꽃잎의 동백꽃. 수술의 샛노란 색과 대비를 이룬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강진 백련사 동백숲. 동백숲을 걷던 여행객이 동백꽃잎을 줍고 있다.
 강진 백련사 동백숲. 동백숲을 걷던 여행객이 동백꽃잎을 줍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백련사 동백꽃이 절정이다. 붉은 꽃잎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짙푸른 잎새와 샛노란 수술이 붉은 꽃잎과 선명한 색상의 대비를 이룬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는 이들이 많다.

숲길에서 동백꽃을 만난 이들은 탄성을 지른다.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에 꽃의 자태를 담으며 오래 기억에 남긴다. 지천에 떨어진 꽃을 주워 목걸이를 만들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동백은 눈이 내리는 겨울부터 피어 봄까지 꽃봉오리를 터뜨린다. 꽃은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떨어진 꽃봉오리가 애틋하다. 동백꽃이 오랜 기간 시인 묵객들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런 연유일 것이다.

석탑 위에 내려앉은 동백꽃.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는 탑과 어우러진 동백꽃잎이 더 애틋하다.
 석탑 위에 내려앉은 동백꽃.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는 탑과 어우러진 동백꽃잎이 더 애틋하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백련사를 찾은 여행객이 활짝 핀 동백꽃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백련사를 찾은 여행객이 활짝 핀 동백꽃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꽃은 꽃대로, 떨어진 꽃잎은 꽃잎대로 운치 있다. 나무에 붙어 있는 꽃에서는 생명력이 느껴져 더 아름답다. 목을 떨군 꽃잎에도 애틋한 아름다움이 있다. 한편으로는 송두리째 떨어지는 모습이 슬프기도 하다.

동백은 꽃이 피었을 때도 아름답지만, 꽃이 떨어지고 난 나무 아래도 아름답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서 동백은 꽃 피었을 때와 꽃잎 떨어뜨렸을 때 두 번은 보아야 한다고 하는 모양이다.

동백 숲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의 푸른 바다도 넉넉하게 다가선다. 바다는 지난 겨울 큰고니(백조)들이 노닐던 '백조의 호수'다. 천년 세월을 품은 백련사와도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다.

강진 백련사 동백숲에 지천인 꽃잎들. 동백꽃은 꽃이 피었을 때와 졌을 때 두 번 보는 게 정석이다.
 강진 백련사 동백숲에 지천인 꽃잎들. 동백꽃은 꽃이 피었을 때와 졌을 때 두 번 보는 게 정석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백련사에서 바라본 강진만. 푸른 바다가 넉넉하게 다가온다.
 백련사에서 바라본 강진만. 푸른 바다가 넉넉하게 다가온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백련사는 신라 문성왕1년(839년)에 무염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천태종이 백련결사의 터전으로 삼으면서 거찰이 됐다. 절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사찰보다 동백숲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사찰 뒤편의 만덕산이 동백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산초당과 오솔길로 연결되는 백련사는 동백꽃과 어우러지는 지금 가장 아름답다. 찾는 이들도 많다. 동백꽃 덕분이다.

강진 백련사 전경. 천태종이 백련결사의 터전으로 삼으면서 거찰이 됐다.
 강진 백련사 전경. 천태종이 백련결사의 터전으로 삼으면서 거찰이 됐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 백련사 찾아가는 길
○ 호남고속국도 광산나들목-나주-영암-성전-강진-도암-백련사
○ 서해안고속국도 목포나들목-(강진 방면)독천-성전-강진-도암-백련사



태그:#동백꽃, #백련사, #만덕산, #강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