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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예쁜 쏘가리. 섬진강에 사는 민물고기 가운데 하나다.
 이름도 예쁜 쏘가리. 섬진강에 사는 민물고기 가운데 하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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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 누치, 모래무지, 꺽지, 금강모치, 동사리, 납자루, 쏘가리, 송사리, 각시붕어…. 강이나 호수에서 사는 민물고기들의 이름이다. 그 이름이 정겹다. 뿐만 아니라 생김새가 귀엽다. 그만큼 예쁜 것들이 많다. 바닷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담하기도 하다.

이 민물고기들을 만나러 섬진강변으로 간다. 민물고기는 요즘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아이들도 교과서에서나 봤을 것이다. 섬진강 민물고기는 섬진강어류생태관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섬진강에 사는 어류들을 다 볼 수 있다. 섬진강의 생태적 특성까지도 알 수 있다. 학생들의 생태체험 학습장으로 제격이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은 전라남도 구례군 간전면 양천리에 있다. 연면적 4770㎡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돼 있다. 생태관 밖에 하늘정원, 생태연못, 피크닉정원, 야외분수도 있다. 하여, 가족 나들이나 학생들의 소풍장소로도 좋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섬진강어류생태관. 섬진강에 사는 온갖 민물고기를 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섬진강어류생태관. 섬진강에 사는 온갖 민물고기를 다 볼 수 있는 곳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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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 사는 민물고기의 생태표본. 섬진강어류생태관 기획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섬진강에 사는 민물고기의 생태표본. 섬진강어류생태관 기획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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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관 안으로 들어가면 연어 형상의 실내조경이 먼저 반긴다. 여기에 자전거 페달을 돌리며 수차체험을 해볼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아이들이 즐겁게 페달을 돌리고 있다. 생태관의 기본 테마는 섬진강의 하늘과 땅, 물로 나뉘어져 있다.

민물고기를 만나기 전에 섬진강과 강변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일 터. 섬진강과 섬진강 사람들을 주제로 한 디오라마와 영상 한번 가볍게 보는 게 좋다. 전시물을 만나기 전에 사전 지식을 얻고 둘러보면 이해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섬진강이 어떤 곳이고, 왜 보존을 해야 하는지도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영상을 본 다음엔 섬진강에 사는 물고기들을 만나고 강 유역의 생태환경을 보는 순서다. 버들치, 누치, 모래무지, 꺽지, 금강모치, 동사리, 납자루, 쏘가리 등 섬진강에 사는 민물고기들이 다 있다. 여기서 만날 수 있는 민물고기가 59종, 5만여 마리나 된다. 저마다 이름은 물론 생태적 특성까지도 알 수 있도록 설명서가 붙어 있다.

기획전시실도 있다. 여기에선 섬진강 어류의 생태 표본을 볼 수 있다. 아마존유역에 사는 담수가오리, 담수복어 같은 세계의 희귀 민물고기도 볼 수 있다. 철갑상어와 비단잉어 노니는 대형 원통수족관도 볼거리다. 민물고기 하나하나 눈여겨보면서 특성을 살피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수질환경의 건강도를 판단하는 지표종으로 활용되고 있는 수달. 먹이사슬의 최고 정점에서 환경의 조절자 역할을 한다.
 수질환경의 건강도를 판단하는 지표종으로 활용되고 있는 수달. 먹이사슬의 최고 정점에서 환경의 조절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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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어류생태관의 최고 스타 수달. 아이들이 수영하는 수달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의 최고 스타 수달. 아이들이 수영하는 수달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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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관에서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수달이다. 먹이사슬의 최고 정점에서 환경의 조절자 역할을 하는 수달은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의 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수달은 해당 지역 수질환경의 건강도를 판단하는 지표종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달이 산다는 것은 섬진강이 아직까지 청정수역이라는 증표다.

여기 생태관에는 작은발톱수달 두 마리가 살고 있다. 이 수달은 날렵한 몸놀림과 능수능란한 수영솜씨로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전시실을 둘러보던 아이들이 가장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다. 수달은 아직까지 유리관 밖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러나 금명간 유리관이 가리지 않는, 트인 공간에서도 수달을 볼 수 있게 된다. 생태관 야외에 수달전시관을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질녘 섬진강 풍경. 섬진강은 우리나라 5대 강 가운데 가장 맑은 수질을 간직하고 있다.
 해질녘 섬진강 풍경. 섬진강은 우리나라 5대 강 가운데 가장 맑은 수질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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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이 사는 섬진강은 우리나라 5대강에 꼽힌다. 전라북도 진안에서 발원해 남원, 곡성, 구례, 하동, 광양으로 남도 500리(225㎞) 길을 따라 유유히 흘러 남해안으로 빠져 나간다. 이 섬진강이 아직까지 맑은 수질을 간직하는 것은 아마도 하굿둑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5대 강 가운데 유일하게 하굿둑이 없는 곳이 섬진강이다.

섬진강은 큰 강인데도 수질이 좋고 경치도 예쁘다. 지난 3월까지 눈과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수량도 많고 물색도 좋다. 봄날 섬진강을 떠올리면 매화를 빼놓을 수 없다. 섬진강어류생태관에서 강변도로를 따라 광양 쪽으로 가다보면 매화 흐드러진 풍경을 만난다. 매화축제는 끝난 지 오래다. 평소 같으면 매화 지고 벚꽃과 배꽃이 피었을 때다.

하지만 올 봄 꽃샘추위가 길어지면서 아직까지 매화가 산자락을 덮고 있다. 도로 옆 밭도, 멀리 야산도, 농가의 마당도 온통 매화세상이다. 강변 따라 줄지어 선 벚나무 밑으로 개나리도 활짝 피어 있다. 그동안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이 조금씩 시간차를 두고 피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상날씨 탓인지 같이 피어 진풍경을 연출한다. 벚꽃과 배꽃도 금방 꽃을 피우려는지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

섬진강을 따라가는 길은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잠시 차를 세워두고 일정구간 하늘거리며 거닐면 더 좋다. 차를 타고 지나칠 때는 들리지 않던 새소리, 바람소리가 들려오고, 보이지 않던 소소한 풍경도 하나씩 마음에 들어온다.

역시 봄풍경의 으뜸은 섬진강변이라는 걸 실감한다. 유홍준 교수가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이곳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금세 알 수 있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을 돌아보고 섬진강변 매화까지 구경하면 봄나들이로는 최고다.

지리산 문수사에 사는 반달곰. 문수사 주지 고봉스님이 반달곰에 사과를 주고 있다.
 지리산 문수사에 사는 반달곰. 문수사 주지 고봉스님이 반달곰에 사과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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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을 조금 더 팔면 주변에 가볼만한 곳도 많다. 섬진강어류생태관에서 가까운 곳에 문수사가 있다. 지리산 중턱인 왕시루봉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문수사는 반달곰이 사는 절로 알려져 있다. 한때 해우소에서 똥돼지를 키워 화제가 됐던 문수사는 여러 고승이 수행한 문수도량이다.

백제 성왕 때 창건돼 임진왜란 때 파괴됐던 것을 1980년대 중반에 복원했다. 요사체를 세우고 3층 목탑 형태의 대웅전을 건립했다. 대웅전의 층층이 올라간 단청이며 지붕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가슴에 V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반달곰은 대웅전 왼편에 살고 있다. 절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풍광과 저만치 보이는 섬진강 물줄기도 멋스럽다.

운조루. 조선시대 양반가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운조루. 조선시대 양반가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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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능해(他人能解)'가 새겨진 쌀 뒤주로 유명한 운조루도 여기서 가깝다. 문수사가 구례군 토지면 문수리, 운조루는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있다. 두 곳이 서로 가깝고 섬진강어류생태관에서도 지척이다. 운조루는 조선 양반가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옛 운조루 주인의 마음씨.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이 부담없이 와서 쌀을 퍼갈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뒤주에 담겨 있다. 운조루 앞의 너른 들도 좋다.

금강산도 식후경. 섬진강이 키운 민물고기를 재료로 만든 음식들이 입맛을 당기게 한다. 강바람에 말린 무청 시래기에다 집에서 담근 된장으로 간을 맞추고 들깻물을 넣어서 끓인 메기탕과 참게탕이 맛있다. 우리밀로 만든 팥국수와 칼국수, 수제비를 맛볼 수 있는 우리밀전문음식점도 있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은 지리산 자락, 구례읍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다. 구례읍에서 하동 방면으로 가는 19번 국도나 강 건너 861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상대적으로 지방도로가 더 한적해 좋다. 일반적으로 많이 다니는 국도를 따라 갈 경우 운조루와 문수사 입구 지나면 바로 오른쪽에 생태관이 보인다.

섬진강어류생태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학생들의 생태체험 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섬진강어류생태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학생들의 생태체험 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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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어류생태관 바깥 풍경. 태양열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로 지어져 더 친환경적이다.
 섬진강어류생태관 바깥 풍경. 태양열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로 지어져 더 친환경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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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섬진강어류생태관, #민물고기, #문수사,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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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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