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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당시 해군이 함수에 부이(침몰 위치 표시)를 설치했다는 국방부 발표가 거짓이라는 주장이 1일 제기됐다.

'부이 설치 논란'은 사고 직후 해군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음을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침몰 사고가 발생하면 선체 위치 확보를 위해 사고 선체에 직접 부이를 설치한다. 하지만 천안함은 앵커를 이용, 부이를 설치해 함수와 함미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함수 부분에 부표(부이)를 설치했으나 떨어져나갔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부이 설치에 대한 국방부의 해명은 거짓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 의원은 그 근거로 사고 당시 해양경찰청이 작성한 '상황보고서'와 '경찰전보용지'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정식 의원 "해군, 구조에 필요한 30여시간 허비"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 해양경찰청이 작성한 '상황보고서'와 '경찰전보용지'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해군이 함수에 부이(침몰 위치 표시)를 설치했다는 국방부 발표는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 해양경찰청이 작성한 '상황보고서'와 '경찰전보용지'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해군이 함수에 부이(침몰 위치 표시)를 설치했다는 국방부 발표는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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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의원이 입수한 해경 상황보고서는 '천안함 위치 부이 설치 내역'으로, 그 내용에는 "해군 PKM 322호 준비 앵커(어선용 30kg), 로프(길이 50m), 부이 2개(마름모형 길이 50cm 철제, 직경 50cm 원통형)를 결박하여 501함 단정 이용 투묘(정박을 위해 닻을 내리는 것)"라고 기록돼 있다. 특히 상황보고서에는 "함수 10~20m까지 근접 투묘"라고 기록한 후 "천안함 직접 연결 아님"이라고 덧붙였다.

즉 근접 불가능한 해군 고속정이 아닌 해경의 구조용 단정을 이용, 함수 부근으로 다가가 부이를 앵커에 달아 바다에 던졌다는 것이다.

이는 직접 함수 부분에 부이를 매달았으나 침몰 과정에서 부이가 끊어졌다던 군의 해명과 다르다. "직접 연결 아님"이라는 단서 문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부이는 '침몰 위치 표시'에만 사용됐지 '선박 위치 표시'로 사용되지 않았음이 명시돼 있다.

조 의원은 "사고 이후 구조까지 약 3시간 동안 함수 부분이 떠 있었고 구조 시 모두가 침착하게 대응했음에도 구조작업에 필수적인 부이는 설치하지 않았다"며 "결국 천안함이 사고지점에서 해류에 따라 이동하면서 해군은 함미와 함수를 찾기 위해 구조시간에 필요한 30여 시간을 허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사고 발생 이후 선체가 물에 잠기기 전까지 해군과 해경함이 사고지점에 있었고 시간도 충분했음에도 부이를 함수에 직접 설치하지 못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군, 부이 '연결' 아닌 '투묘' 목적 아니었나 의심돼

실제로 최원일 함장을 포함한 천안함 승조원 58명이 해경에 의해 구조된 뒤 해군 PKM함정으로 옮겨 타 해군에 인계된 시각은 26일 오후 11시 43분. 군이 아직 떠 있는 천안함 함수 인근으로 해군이 부이를 던진 시각은 27일 오전 2시 25분으로 최 함장 등이 인계된 뒤 1시간 30분 가량이 흐른 후다. 함수가 완전히 침몰되기 직전 시각도 27일 오전 11시로, 군에겐 약 11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충분히 시간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상황보고서의 (최 함장 등이 인계된)해군PKM 322호가 앵커, 로프 등 부이를 준비했다는 것으로 보아, 해군이 부이 설치에 있어 애초부터 '연결'이 아닌 '투묘'를 목적에 두고 있었음도 의심된다.   

조 의원은 이에 대해 "(부이 함수 미설치로)시간이 급박하게 요구되는 구조활동이 지연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와 같이 해군 등 정부 당국의 초기 대응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초기 대응이 잘 됐다'고 국민에게 거짓을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군과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사고 직후 현장에서 해군의 초기 대응이 매우 부실했고 그로 인해 피해를 더욱 키웠음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며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혼란시키지 말고, 실종자 가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사고와 관련된 모든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그:#천안함, #부이 , #조정식,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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