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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사에 도우미가 오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오늘이 제일 예쁜 것 같다. 그만큼 IT통신업계가 살아있는 증거 아니겠나."

 

변재일 민주당 의원이 '아슬아슬한' 농담을 꺼냈을 정도로, 딱딱한 국회에서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국회에 뜬 안드로보이와 통신사 도우미들

 

31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는 스마트폰 전시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이날 이용경·강승규·변재일·김을동·김창수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5명이 주최한 '스마트폰 심포지움'과 함께 스마트폰 체험 행사가 열린 것이다.

 

KT와 SK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홍보 부스를 만들고, 안드로보이 캐릭터와 도우미들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에게 자사 스마트폰을 소개했다. KT는 주로 애플 아이폰을, SK텔레콤은 모토로라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를, MS는 윈도폰인 삼성 옴니아2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국회의원들은 각 부스를 차례차례 돌아다니며 직접 스마트폰을 만져보고 설명을 들었다.

 

가장 열의를 보인 건 '스마트폰 파워유저'로 알려진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이다. 이미 아이폰에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52개를 깔았고, 매일 아침 스마트폰으로 날씨와 일정부터 확인한다는 강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능숙하게 스마트폰 조작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KT 사장 출신인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 역시 아이폰을 지난 연말 국내 출시 때부터 쓰고 있다.

 

두 의원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쓰는 건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였다. 강승규 의원(@kangnara)은 이날도 자신의 트위터에 "스마트폰을 Wearable Brains & Media(착용 두뇌 & 미디어)라고 정의를 수 있을까요?"라는 글을 올렸다며 자신의 스마트폰 활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용경 의원(@greatlistener)도 860여 명의 팔로어(관심 등록자)와 350여 개의 글을 남긴 나름 '파워 트위터'다. 

 

"국회가 무선인터넷 걸림돌... 적극 지원하겠다"

 

이날 10시 30분부터 열린 심포지움에선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에서 우리가 뒤진 것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자기 반성이 이어졌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은 IT강국 모델국가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우리 IT산업은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세계가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때 우리는 그동안 이룬 성과에만 만족하지 않았나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인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역시 "국회와 정부가 그동안 업계 걸림돌 되지 않았나 하는 자괴감 때문에 늘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업계 발전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인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90년대 말 초고속인터넷 보급 때 업계가 종량제를 요구했지만 정부가 정액제를 끝까지 밀고나간 것이 유선인터넷 발전의 발판이 됐다"면서 "무선인터넷도 정부가 어떤 정책을 가지고 가느냐, 통신사가 어떤 수익구조를 갖고 이를 받아 들이냐에 따라 스마트폰을 통한 또 다른 모바일혁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통사 무선데이터요금제도 개선을 압박했다.

 

 

지금 여의도에도 한창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가장 먼저 당직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고, 한나라당도 이달부터 국회의원과 당직자 등 700여 명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스마트폰 단체 구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 50~60대 중장년층인 국회의원들에게 스마트폰은 버거운 게 사실이다. 지난 10일 한나라당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의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통사 직원들을 불러 직접 스마트폰 활용법을 배우기도 했다. 

 

이날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도 "나는 아직 스마트폰 활용 가치를 잘 못 느끼지만 시장과 국회가 가야할 길은 가늠하고 있다"면서 "정부나 시장이 늦장 대응해 모바일 인터넷에선 뒤처져있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 차원의 적극 지원을 다짐했다.


태그:#스마트폰, #국회, #아이폰, #국회의원, #이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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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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