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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신 : 30일 오후 4시 40분]
 
실종자 가족들 "대표단 구성해 의문 풀겠다"
 

천안함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30일 오후 대표단 구성에 나섰다. 빠르면 이날 중 협의체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현재 백령도 현장에 나가있는 가족 18명이 이날 오후 5시께 평택2함대 임시숙소로 돌아오면,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뒤 실종자 가족들이 전체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실종자 가족 3명은 부대 옆 해군회관 2층 기자실을 찾아 이같은 이후 일정을 밝혔다.
 
이들은 "(사고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우리도 궁금증만 있을 뿐 여러분(취재진)보다 잘 모른다"고 강조했다. 새로 구성되는 가족대표단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의문점들에 대해 논의하고 군에 대한 요구사안도 공개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이들에 따르면 실종자 가족들은 현재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다. 일부는 이미 낙담한 상태지만, 아직도 수색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유족'이나 '유가족'으로 쓰면 안된다"고 취재진에게 당부했다.
 
가족들은 "솔직히 아직 우왕좌왕하고 있고 경황이 없다"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서 많이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언론사 취재를 일체 거부한 것에 대한 설명이다.
 
"가족들의 사연도 취재하고 싶다"는 기자들 요청에 대해 한 가족은 "연세가 많은 분도 있고 실신했던 분도 있는데, 이 분들이 감정에서 나오는 말을 그대로 보도하면 오보가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가족에 대한 보도 중에서도 틀린 내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후 대표단을 구성하면 정상적 절차를 밟아 의문사항을 풀고 기자들에게 회의 내용을 설명하겠다"면서 "오늘 밤, 적어도 내일 오전까지는 (대표단 구성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신 : 30일 오후 3시 30분]
 

"졸병이니까 일주일 전에 엄마한테 (부대 생활이) 힘들다고, 옮기고 싶다면서 빼달라고 했는데…. 그게 한이 된다고 해요."

 

천안함 침몰 사고 실종자 조지훈 일병의 이모부 주상록씨는 "처제(조 일병 어머니)가 밥도 못 먹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30일 오후 1시께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내 임시숙소 앞에서 기자들을 만난 주씨는 어두운 표정으로 담배를 피웠다. 조카 조지훈 일병은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자원입대했다고 한다. 일찍 군생활을 마치고 복학한 뒤 어머니를 돕겠다는 뜻에서였다.

 

주씨에 따르면, 조지훈 일병의 가족은 어머니가 주로 생계를 책임졌고 사글세방에서 생활하는 등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조 일병은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선기술을 익히겠다면서 대학에 진학했다고 한다.

 

실종 닷새째... 그러나 "아직 희망이 있다"

 

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대부분 숙소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 가족들이 잔디밭에서 잠시 바람을 쐬었을 뿐이다.

 

기자들과 만난 몇몇 가족은 "어제까지만 해도 기대가 컸는데 갑갑하다, 그래도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한 가족은 "우리는 방송만 듣고 있다, (부대 쪽에서 나오는 정보가 없어)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가족도 "우리 서민들이 애타고 간절한 것을 세세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삭제되고 통제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대다수 가족들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말해봤자 소용없다"고 언론에 강한 불신을 나타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터뷰)하지 말라"면서 취재를 만류했다. 사진기자들을 향해 "다 죽어가는데 뭘 찍어대?"라고 화를 내는 가족도 있었다.

 

급기야 가족 대표단이 "개별적으로는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면서 통제에 들어갔다.

 

'임시대표'로 나선 한 가족은 "기자들 안 믿기로 했다, 우리 요구사항을 (언론에) 안 내보내준다"고 주장하면서 취재를 거부했다. 근처에 주차된 방송사 차량을 보고 "지금 회의하고 있으니까 차 빼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숙소 앞을 자유롭게 취재하기로 했던 기자들은 한 시간 만에 모두 철수했다. 취재 개방을 약속했던 군부대 측은 "가족들이 어떤 이유로 거부하는지 모르겠지만, 가족들이 원할 때 취재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태그:#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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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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