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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정체불명의 문자메시지
▲ "받은문자그대로 전달합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정체불명의 문자메시지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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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에 사는 이혜순(가명, 38, 여행업)씨의 휴대폰에서 문자메시지를 알리는 알림음이 울린다. 발신자는 다니고 있는 교회의 심방전도사.

'받은 문자 그래로 전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보내진 문자메시지는 긴박함을 그대로 전해준다.

긴급기도요청합니다! 인도 올리사 지역에 극우불교단체가 어제 20개 교회를 불 질렀고 오늘밤 200개교회를 파괴하며 200명 이상의 선교자님을 학살하려합니다. 성도와 선교사님이 숨어서 긴급히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중보기도 꼭 부탁드립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알려주세요.

믿기 힘들 만큼 현장 상황을 잘 묘사한 급박한 내용의 문자메시지였으나, 교회 전도사로부터 온 문자이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특히, 2년 전 인도 오리사 주에서 인도 독립 후 최대의 반기독교 폭력사태가 발생한 것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기정사실로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곧 같은 구역식구들 5~6명에게 이 문자메시지를 전달하였고, 이렇게 전해진 문자메시지는 몇 시간 만에 수십 명에게 다시 전달됐다. 이후 이씨는 다른 경로를 통해 문자를 받은 교회 성도들로부터 또 몇 차례나 동일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틀 동안 전국 지교회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된 문자메시지는 사실이 아닌 괴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위기관리국이 17일 전국교회에 보낸 공문.
▲ "오리사 선교사 살해위협, 사실아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위기관리국이 17일 전국교회에 보낸 공문.
ⓒ 한국세계선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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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세계선교 사업 협력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이처럼 인도 오리사 지역과 관련한 괴문자 메시지는 지난17일 오전부터 전국적으로 각 교회의 교역자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8일에도 자세한 언론보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문자메시지와 각 교회 게시판 등을 통해 더욱 확산 추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위기관리국은 "3월 17일 현재 인터넷 및 SM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인도 오리사 선교사 살해위협' 메시지는 모 이단단체에서 YWAM(예수전도단)의 이름을 사칭하여 유포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오리사 현지에서는 소요사태 등이 전혀 발생되지 않았다"며 더 이상 유포 확산되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인도 오리사 지역에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포스코의 현지법인도 오리사 지역에 특이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혜순씨는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최종 확인하고 전화통화에서 "그렇지 않아도 해외선교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많은 상황에서, 선교사들에게 위협이 가해진다는 소문은 해외선교에 대한 국민적 반감정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는 위기였다"며 괴소문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랐다.  

결국, 이틀간에 거쳐 광범위하게 확산된 인도 오리사 지역과 관련된 괴소문은 사실이 아닌것으로 최종 확인되었다.

오리사 어떤 지역인가?
포스코가 일관제철소를 추진중인 오리사지역
▲ 오리사지역 포스코가 일관제철소를 추진중인 오리사지역
ⓒ www.pos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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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사 지역은 2년 전 인도 독립 후 최대의 반기독교 대규모 폭력사태가 발생한 곳으로, 지금도 수천명의 기독교인들이 열악한 난민촌에 수용되어 하루 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는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수용자들이 지금까지도 집과 마을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은 결국 인도 당국이 이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까지 정확히 집계되지 않은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 250여 교회가 파괴되고 기독교인들이 마을에서 쫓겨나야 했던 2년 전 사태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월에도 오리사주 지역신문인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마오쩌뚱을 추종하는 극좌세력들이 전날 오리사주 스페셜 오퍼레이션즈 그룹(SOG)을 공격해 4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다수의 공공시설들이 파괴됐다고 1면 머리 기사로 보도하기도 했다.


태그:#인도오리사, #문자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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