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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6일 국토해양부는 신분당선 서울 시내 구간 신설 사업에 대한 민간투자사업 제3자 제안공고를 실시하였다. 제3자 제안공고란 민간투자사업에 있어서 최초제안자 외에 다른 투자가에게도 참여기회를 주기 위하여 제안서를 받는 것을 말한다. 이 사업에 관심이 있는 다른 사업자는 제3자 제안공고 기간 중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 되며, 시행자 측에서는 접수된 제안서를 평가하여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고, 협상을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자를 결정하게 된다.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민간투자사업을 보다 투명하게 진행하고자 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신분당선이란 현재 서울의 2호선 선릉역과 분당을 연결하는 분당선과는 별도로 건설되는 수도권 광역전철이다. 성남 기존 시가지를 경유하는 현 분당선과 달리 판교신도시를 경유하며, 강남역과 분당 남부를 곧바로 연결하기 때문에 수도권 남부와 서울을 더 빠르게 연결해준다. 특히 현재의 분당선은 역이 많은 완행전철이지만, 신분당선은 역 수가 적고 역간 거리가 긴 급행형 전철이기 때문에 승객들의 시간 절약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분당선은 용인 서북부를 거쳐 수원까지 연장될 예정인데, 이 지역에서 기존 분당선만 이용하면 서울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게 된다. 따라서 빠른 전철인 신분당선을 섞어서 이용하면 소요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다.

신분당선의 전동차
 신분당선의 전동차
ⓒ 신분당선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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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전철 사업(분당~강남~용산)은 이미 2001년에 국토해양부(당시 건설교통부)에서 내놓은 수도권 광역교통망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으며, 분당(정자)~강남 구간은 판교신도시 사업으로 인하여 빠르게 추진되어 내년 하반기에 개통될 예정이다. 그리고 나머지 구간인 강남~용산 구간은 2008년 4월에 민간제안서가 접수되어 드디어 지난달 말에 3자 공고가 시행된 것이다.

신분당선 강남-용산 연장 구간 노선도
 신분당선 강남-용산 연장 구간 노선도
ⓒ 국토해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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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살펴보아야 할 점은 신분당선 서울 시내 연장의 또 다른 제안이 있다는 것이다. 2008년 11월에 한 건설사가 서울시에 제안한 신분당선의 강남~광화문 노선이 그것이다. 2008년 4월에 제안된 강남~용산 구간은 강남역에서 북쪽으로 연장되어, 신사역을 지나 한강을 하저터널로 통과한 뒤 서쪽으로 꺾어 용산미군기지 하부를 거쳐 용산역으로 가는 노선이다. 그런데 2008년 11월에 제안된 강남~광화문 구간은 신사역을 지나 한강을 넘는 것은 동일하지만, 곧바로 북쪽으로 올라가서 남산 하부를 통과하여 시청역, 광화문역 등을 경유하여 경복궁역까지 가는 노선인 것이다.

원래 큰 효과가 기대되는 신분당선이지만, 이 두 노선이 함께 건설되면 대단한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현재 3자 공고 중인 신분당선 강남~용산이 설치되면, 파주, 일산 지역에서 경의선~신분당선의 용산역 환승을 통하여 강남 지역으로 곧바로 갈 수 있다. 현재 파주, 일산 등 경기 서북부 지역은 서울 도심을 가는 것은 편리하지만 서울 강남 지역을 가는 것은 매우 불편하였다. 그러나 신분당선 강남~용산 노선이 설치되면 경기 서북부와 강남의 연계를 활성화시켜 수도권 교통도 개선되고, 경기 서북부의 지역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강남~광화문 노선이 건설되면 여기에 추가하여 2가지 효과가 더 생겨난다. 첫째로는 수도권 남동부와 서울 도심 사이의 교통이 편리해지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남동부와 서울 강남을 연결하는 데는 분당선 전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남동부에서 서울 도심으로 바로 가는 전철은 없고, 서울지하철 3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3호선은 도시철도로서 완행전철 및 우회노선이기 때문에 수도권 남동부에서 광화문 등의 서울 도심까지는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린다. 그래서 수도권 남동부 주민들은 전철보다는 자가용과 광역버스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부고속도로 등의 간선도로는 상시적인 정체를 보이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버스전용차로 설치, 간선급행버스 도입 등의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못되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의 수송력이 전철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신분당선 강남~광화문 구간이 건설되면, 현재 도로와 동일한 코스로 우회 없이 서울 도심과 수도권 남동부를 연결해주기 때문에, 수도권 남동부의 교통이 매우 편리해진다. 승객이 전철로 흡수되면 도로의 정체까지 줄어들어 에너지 절약과 대기오염 방지에도 기여하게 된다.

지하철(3, 4호선)과 도로(버스)의 굴곡 비교. 현행 지하철은 굴곡이 심하여 효율이 떨어진다
 지하철(3, 4호선)과 도로(버스)의 굴곡 비교. 현행 지하철은 굴곡이 심하여 효율이 떨어진다
ⓒ 한우진(서울시 지도위에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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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강남~광화문 구간 건설의 또 다른 효과는 서울 시내 도심 교통망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한강을 경계로 강북과 강남이 나누어져 있는데, 서로간의 왕래는 다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한강을 넘는 대표적인 지하철 노선인 3호선과 4호선은 우회-굴곡이 심하여 강북과 강남을 최단거리로 잇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것은 서울의 대표적 상업, 업무지구인 4대문 안 도심과 강남 사이가 심각하다. 서울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두 지역이 지하철로는 최단거리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가까운 거리를 두고 장시간을 돌아서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대안으로써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신분당선의 강남~광화문 연장이 실현되면 서울의 최대 업무지구 둘이 최단거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서울 시내의 교통이 대단히 편리해지게 된다. 상습적인 혼잡 구간인 삼일로~남산1호 터널~강남대로의 교통정체 완화도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신분당선의 용산 방면과 광화문 방면의 동시 연장은, 각 방향  건설이라는 1+1이 수도권 서북부와 남동부의 교통편의 개선에 추가하여 서울 도심 교통 개선까지 총 3을 만들어내는, 매우 효과가 큰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신분당선 용산/광화문 동시연장의 기대효과
 신분당선 용산/광화문 동시연장의 기대효과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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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제안 모두 민간투자사업이기 때문에 민간투자사업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두 노선의 최초 구상된 시기가 다르다보니, 두 사업이 함께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용산 방면 연장은 이미 제3자 공고가 났지만, 광화문 연장은 아직도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태이다. 최종적으로는 결국 하나의 노선이 될 이 노선들이 따로 따로 시행되면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

한 번에 끝날 절차를 여러 번 반복해서 시행해야 할 상황도 생기고, 건설 공사를 할 때 서로의 사업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불필요한 공사를 해야 하므로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즉 완성해 둔 콘크리트를 다시 뜯어내야 하는 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돌아오게 된다. 따라서 신분당선 강남~광화문 사업의 결정이 빨리 내려져서 이미 앞서가고 있는 강남~용산 노선과 함께 시행된다면 비용이 절감되고 보다 효율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

신분당선 용산 연장과 광화문 연장은, 한 노선이 지어지면 다른 노선은 짓지 못하게 되는 상극의 관계에 있지 않다. 오히려 강남~신사 구간을 공용하여 비용을 절감하면서 두 노선을 지어 총 세 개의 효과를 얻는 상생의 관계에 있다. 특히 이 같은 사업이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따로 따로 추진되어 각종 비효율과 예산낭비가 생기는 것은, 효율적인 행정이라는 현 정부의 국정목표와도 맞지 않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다양한 효과가 기대되는 신분당선 용산/광화문 연장이 동시에 실현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 시민기자는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frdb.wo.to), 코레일 명예기자입니다



태그:#신분당선, #국토해양부, #서울특별시, #철도, #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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