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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마을에는 말(馬) 사육장이 있었다. 그 때만 해도 먼 길을 걸어 학교를 오갈 때 아침저녁으로 조련사가 말을 타고 오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소보다 덩치가 큰 말은 롱다리를 자랑하며 날렵하게 갈기털을 휘날리며 달려나가곤 했다.

 

그런데 마을이 옛모습을 잃고 사라지면서 새롭게 들어선 근린공원 인근에 자리했던 말 사육장은 임대 아파트에 자리를 뺏기고 흔적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 뒤부터 조련사도 망아지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잊혀졌던 말을 그것도 세 마리씩이나 한 번에 목격했다. 오후 늦게 나가 밭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인천 공촌천변의 길을 따라 상류 쪽에서 뭔가가 달려오는 게 눈에 띄었는데 말(馬)이었다. 다리 건너에 있던 여자아이와 아빠는 "말이다! 말이다!"를 외치며 말을 보기 위해 달려왔고, 그 짧은 순간 말은 휙하니 우리들 앞을 지나쳐갔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휴대폰 카메라로 동화 속 말 탄 왕자들을 연상케 한 풍경을 포착했다. 오랜만에 본 말이 지나간 흙길 위에는 말발굽 자국이 선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말, #공촌천, #말발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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