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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우수정보제공자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과 정보센터 사장상, 우리농명예뉴스 회장상 등을 받은 수상자들이 일본의 선진농업을 견학하게 되었다.

 

3월 1일(월)부터 5일(금)까지 4박5일의 농업 관련 일정은 유기농산물 택배회사인 '펄 시스템(pal system)'과 긴자시에 있는 가고시마 안테나숍매장, 마쿠하리 멧세의 '국제식품ㆍ음료전'이 열렸던 'FOODEX JAPAN 2010', 그리고 도치기현의 로맨틱 마을에 있는 아오조라시 농수산물 판매장 견학으로 이어졌다.

 

유기농산물 택배회사인 '펄 시스템(pal system)'은 생협의 하나로 1977년 '수도권생활협동조합 사업연락회의'로 발족하였다. 현재는 10개의 생협을 총괄하고 있으며 조합원으로 가입하려면 일정의 출자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조합원이 주주인 셈이다. 1990년에는 전국 생협에서 선구적으로 '개인'을 주축으로 한 무점포사업에 착수했고 2005년 '펄 시스템 협동조합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펄 시스템'은 자회사가 9개 있으며 조합원이 동경에서만 120만명이 넘어서고 있다. 작년매출은 1400억엔을 올렸고 냉장, 냉동 세트매장이 7군데가 있다.

 

 

단위 면적당 농약을 가장 많이 치는 나라가 일본이고 그 다음은 한국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환경과 생명에 연관된 먹을거리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펄 시스템'과 한국 생협의 교류는 1990년부터였다. 매년 교류단을 보내고 서로간의 활동 연대를 이뤄나가고 있다. 또한 지역이나 생활의 다양한 과제 해결을 위해 서포트 사업과 상담, 세미나 등 풍요한 일상을 응원하고 있다.

 

펄시스템은 건물 한 채를 모두 사용할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사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발행되는 '키나리(Kinari)', '야무야무(YUMYUM)', '마이 키친(my kitchen)' 등, 세 가지 정보지는 소비자가 자기 생활스타일에 맞춰 주문할 수 있도록 꾸며져있다.

 

'야무야무'는 산후의 식재료나 이유식 레시피, 육아상담 등으로 주로 초보엄마들에게 정보가 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마이키친'은 식욕이 왕성한 가정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매출의 약 70%를 이 정보지에서 주문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한편 '키나리'는 아이들을 출가시키고 노부부만 단출하게 남은 가정에서 소량주문을 할 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다.

 

정보지는 소비자가 마음대로 바꿔볼 수 있다. 물건을 주문할 때, 한국은 인터넷으로 주문하지만, 일본은 아직 인터넷 주문보다는 OCR 전용구매용지로 주문을 받는다.

 

펄 시스템의 눈에 띄는 11가지 프로젝트는 지구와 환경을 지키는 일에 한몫 한다. 남은 농산물로 가공품을 만들어 쓰레기를 줄이고 농가소득도 올리는 프로젝트에서는 예를 들어 당근의 경우, 모양이 고르고 상처없는 것만 썼다면 그외의 상품은 가공품으로 만들어볼 수도 있다는 것. 또 브로콜리를 윗부분만 보낼 게 아니라 줄기도 같이 배송하는 것이다.

 

'바다의 산호숲을 만들자' 프로젝트는 오키나와에 300여종이 넘는 산호가 있었는데 해수온도가 올라가면서 백화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산호를 살리자는 운동이다. 그 밖에 먹고 남은 음식물을 동물들에게 먹일 수 있는 '경축연계프로젝트', 생산지에 조합원이 방문할 수 있는 '산지교류', '밥 한그릇 더하기운동',  '10년 식수운동' 등이 있다.

 

'펄 시스템'의 성장에는 주문해서 받아볼 수 있는 편리함과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있긴 하지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시장 보기가 어려운 주부들이 '펄 시스템'을 찾는 건 자연스럽다.

 

'FOODEX JAPAN 2010' 국제식품ㆍ음료전에 가다

 

매년 3월마다 동경에서 개최되는 국제식품 음료 박람회는 올해로 35회째라고 한다. 동양최대의 규모로 '마쿠하리멧세'에서 열린 박람회의 입장료는 한화로 5만원 정도였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느껴졌다.

 

입구에서부터는 주차장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관했는지 짐작케 했다. 입장하기 위해서는 참관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어디에서 무슨 직업을 갖고 어떤 목적으로 왔는지, 참여하게 된 내용들을 세세하게 적고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 직업에 따라 색깔이 각기 다른 이름표에 자기명함을 붙이고 들어갔다. 가방 속에 카메라가 있으면 점검원의 주의를 듣고 보관함에 넣어야 한다.

 

이번 박람회는 59개국에서 2,100개업체가 참가했다. 1번 홀부터 8번 홀까지 각 나라별로 농산물이나 농산가공품, 육가공품, 유제품, 수산물, 유기재배식품, 조미료, 향신료 등 신선식품이나 냉동품의 종류와 커피, 홍차 생수 같은 소프트 드링크에서부터 건강음료까지 총 망라한 대규모의 박람회였다.

 

 

 

 

한국음식이 소개되고 있는 1번 홀의 한국관에서는 단연 김치의 인기가 돋보였다. 눈에 익은 식품회사의 대표음식(라면, 녹차, 곶감, 고춧가루 등)도 이곳에 와서 보니 새삼 반가웠다. 요즘 한창 관심을 끌고 있는 막걸리와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누룽지 모둠, 김치볶음밥 코너에도 시식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농수산식품들의 수출확대를 위해 나라마다 열띤 홍보를 펼치는 적극적인 활동은 외국바이어들과 거래로 연결되는 일이니 서로 맛을 보게하고 관심을 끄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풍경이었다.

 

한국관을 시작으로 홀을 돌면서 샘플음식을 시식하는데, 우리가 보통 할인점에서 맛보는 양보다는 훨씬 푸짐했다. 밥이나 빵종류나 먹다가 목이 마르면 녹차나 커피샘플을 나눠주는 곳으로 가고, 직접 햄을 잘라주는 곳에서 햄과 샘플와인을 마시는 식으로 국제적인 음식과 음료 등을 맛보았다. 식재료로 나온 음식 뿐만 아니라 산의 우유라는 아보카도, 각양각색의 파프리카, 다양한 재료를 혼합한 소스 등, 과일과 야채 한 개씩을 온전히 샘플로 주는 곳이 많아 받는 즐거움도 컸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박람회장에서 점심은 따로 먹지 않아도 충분히 배가 불렀다. 입장하면서부터 주는대로 받아먹었던 출출했던 배는 선별해서 먹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어디 그 뿐인가? 홍보용으로 나온 환경면가방, 책자와 안내지는 한군데서 한 장씩 받기만 해도 가방을 가득 채웠다.

 

경기도 양주시에서 유기농 '행복배' 농장을 경영하는 박관민씨와 조명옥씨 내외는 일본사람들의 한국식품의 관심도는 어느 정도일지, 물건의 포장이나 가공품 등을 자신들의 농산물 배와 어떻게 응용해 볼 수 있을 지 눈여겨 살펴보았다. 대전 유성에서 친환경 배를 생산하는 김미숙씨도 가공품에 관심이 많았다. 잼이나 잼을 담는 병, 병 뚜껑과 바닥에 스티커를 붙여서 소비자에게 하고싶은 말을 어떻게 전할지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음식관련 회사나 식재료를 취급하며 연구하는 사람들은 박람회를 돌아보고 어떤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을지, 여러 가지 의견과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부스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각 나라의 음식산업을 한눈에 조망해보았던 'FOODEX JAPAN 2010', 신기하고 재미있는 식재료들을 한자리에서 보고 느끼고 맛 볼 수 있었던 시간이 내겐 다시 없는 소중한 기회와 경험이었다.

덧붙이는 글 | 농수산식품정보센터 우리농뉴스 우수정보제공자로 일본의 선진농업을 방문한 사람들은  장인횡(충북 영동) 한미숙(경기도 구리)박관민(경기도 양주) 김미숙(대전 유성구)입니다. 


태그:#펄 시스템, #유기농산물, #마쿠하리멧세, #FOODEX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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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가면을 줘보게, 그럼 진실을 말하게 될 테니까. 오스카와일드<거짓의 쇠락>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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