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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교육청이 9일 실시하려다가 중단한 초등학교 6학년 일제고사 3교시 수학시험문제(오른쪽). 왼쪽은 2008년 서울시교육청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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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교육청이 9일 실시하려다가 중단한 초등학교 6학년 일제고사 4교시 과학시험문제(오른쪽). 왼쪽은 2008년 서울시교육청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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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교육청(교육감 김신호)이 9일 초등학교 6학년을 상대로 한 교과학습 진단평가, 이른바 일제고사를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대전시교육청이 2년 전 서울시교육청의 시험문제를 베끼다가 들통이 나서 급하게 취소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에 따르면, 대전시교육청은 9일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3-5학년 및 중학교 1-2학년 대상 일제고사를 실시했다. 대전교육청은 여기에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자체적으로 추가해 일제고사를 치를 계획이었다.

문제는 전날까지도 시험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초등학교 6학년 일제고사가 9일 아침 전격적으로 취소된 것.

그러면서 대전지역 130여 개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에 한해 수업으로 시험을 대체하는 소동을 빚었다.

전교조 "2년 전 서울교육청 시험지 베껴 치르려다 파행"

이에 대해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전교육청이 2년 전 서울교육청의 시험지를 무단으로 베껴서 시험을 치르려다가 학사파행을 겪었다"면서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대전지부가 공개한 2008년 서울교육청의 시험문제와 2010년 대전교육청의 시험문제를 비교한 결과,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부는 성명에서 "어제까지만 해도 예정대로 시험을 본다던 대전교육청이 오늘 느닷없이 '교과부 지침에 따라 초등학교 6학년 자체 진단평가는 치르지 않기로 했다'고 말을 바꿨다"면서 "그러나 실제 진단평가 취소 이유는 2년 전 서울교육청 문제를 100% 그대로 베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지부는 이어 "우리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무책임한 교육행정에 대해 김신호 교육감이 책임을 지고 오는 6월 교육자치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김덕주 교육국장과 노평래 초등교육과장, 이상수 중등교육과장 등 실무 책임자들도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지부는 또 "우리는 이번 학사 파행과 예산 낭비에 대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특히 서울시교육청 문항을 표절한 데 대하여는 법률 검토를 거쳐 지휘·실무 책임과 더불어 형사·민사상 책임까지를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지부는 끝으로 "오늘의 불행한 사태는 모두가 일제고사 강제 시행과 그에 따른 시도교육청-학교-학생 줄 세우기에 그 원인이 있다"며 "이명박 정부와 대전시교육청은 모든 일제고사를 전격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은 기출문제 활용이 평가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 보류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대전교육청 "표절상의 문제는 없다" 해명

대전교육청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9일 실시예정이던 초등학교 6학년 교과학습 진단평가는 2008년 실시된 전국 국가수준 교과학습진단평가 문제로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진단하려 하였으나 기출문제 활용이 평가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여 보류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9일 실시된 교과학습 진단평가에서 초등학교 6학년이 제외되어 우리 교육청은 학생들의 학업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2008년 국가수준 교과학습진단평가 문제를 활용하기로 했었다"며 "그러나 이 평가문제가 기출문제라서 문제를 이미 접한 학생이 있을 수 있어서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시행을 보류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교조가 주장하는 서울시교육청 평가문항 표절에 대해 "이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이번 평가 문제는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개발한 문제로서 진단평가 문제로 사용하는 데 표절상의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