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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수정 : 8일 오전 9시 20분]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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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창간기념식 참석 논란을 빚고 있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7일 입장을 밝혔다.

노 대표가 지난 5일 열린 조선일보 90주년 창간기념식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자 진보신당 당원뿐 아니라 누리꾼 사이에도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정당 대표로서 의례적인 참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조선일보 반대운동까지 벌이는 마당에 조선일보 행사에 참석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노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감사와 함께 사과드립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행사 참석 배경을 적극 해명했다. 

노 대표는 애초 부친상 등 때문에 조선일보 쪽의 행사 참석 요청을 사양했다가 선회한 배경에 '마은혁 판사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선> 창간기념식 참석 비판에 '마은혁 판사 사건' 거론

지난해 11월 당시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가 민주노동당 보좌관들의 국회 농성 사건과 관련하여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자,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마 판사가 노회찬 대표 후원회에 참석한 사실을 거론하며 '색깔론'을 펼쳤다. 결국 법원도 마 판사에게 경고 처분을 하고 가정법원으로 전보 발령했다. 

노 대표는 오재영 비서실장이 오해 소지가 있다고 참석을 만류했을 때 "마은혁 판사 사건을 거론하며 그럼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사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조선일보의 논조가 옳은 것이냐며 되물었다"면서 "생각이 달라도 의례적 차원에서 참석해 달라는 조선일보의 초청 취지와 마은혁 판사 사건 보도 태도와의 모순도 거론했다"고 밝혔다.

결국 "마 판사 사건의 보도 태도에 대한 항의 표시로라도 참석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자신의 창간기념식 참석 비판 여론에 대한 우회적인 반론으로도 해석된다.

또 "(창간기념식에) 조선일보와 생각이 다른 분들도 참석했고 조선일보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면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오직 저 한 사람이다. 그만큼 내가 서있는 위치의 민감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억울한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뜻에서 이 중요한 시국에 불필요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고 "취지가 정당했다 하더라도 내 처신이 적절했는가의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도 많은 지적과 조언을 듣고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식 글쓰기 닮은' 진보언론 보도 적극 비판

다만 노 대표는 "동시에 저는 조선일보 등 생각이 다른 언론들과 격의 없는 토론 시간도 피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오히려 현 비판 여론을 정면 돌파할 뜻도 비쳤다. 

노 대표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으로 당선한 뒤 조선일보 노조 초청으로 조선일보 기자들에게 강연했다 비판받은 일을 거론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당시 일부 진보언론에 "나는 중학교 때부터 조선일보를 봐 온 '30년 독자'"라거나 "품질에 있어서도 제일 낫다는 생각에서 조선일보를 보고 있다"는 일부 발언만 부각되면서 노 대표는 강한 비판에 맞닥뜨렸다.

이에 노 대표는 "일부에서 그날 강연을 놓고 '조선일보의 30년 애독자로서 조선일보를 최고의 신문으로 고무찬양한 강연'으로 규정했다"면서 "평양을 방문한 한 교수가 방명록에 덕담 한마디 쓴 것에 대해 북한을 고무찬양한 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조선일보가 기사를 쓰기 전의 일"이라며 <조선일보> 왜곡 보도에 직접 빗댔다.

그는 "강연의 주요 내용은 온데 간데 없고 덕담 중 몇 마디로 저의 철학과 소신과 강연 내용을 왜곡한 것"이라며 "사실과 다르다고 항의하니 '아니면 말고'라는 답을 들어야 했다. 그 때 나는 우리 안에도 '조선일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일부 진보언론의 비판 보도를 직접 겨냥했다.

바로잡습니다
애초 기사에 언급된 노회찬 대표 조부상은 부친상으로 바로잡습니다. 기자의 착오로 빚어진 일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노 대표는 결국 "싸우면서 닮는다는 옛말이 있다"면서 "여전히 안타까운 것은 조선일보와 싸우면서, 싸우는 동기가 되었던 '조선일보식 글쓰기'를 닮는 경우도 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결국 '사과'를 앞세우긴 했지만 노 대표가 일부 진보언론 보도 태도와 여론에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돼 이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태그:#노회찬, #진보신당,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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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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