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5일 오전 나흘째 열린 한나라당의 '세종시 의원총회'는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대거 불참해, 친이계 의원들 발언 위주로 진행되는 다소 맥이 빠진 상태로 진행됐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7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 친이·친박을 불문하고 이전 3일간의 의원총회보다 참석률이 저조했지만, 친박계 의원들의 불참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무렵 회의장에 나타난 친박계 의원들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였고, 이성헌, 유정복, 구상찬, 이정현 의원 등 전날까지 세종시 의원총회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해 왔던 친박계 주요 발언자들도 대거 불참했다.

 

'세종시 의원총회' 마지막 날인 26일 의원총회도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의원들은 세종시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현 "의총은 박근혜 비방 자리" - 안상수 "토론의 기본 자세 안 돼 있다"

 

이정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다른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의원총회에 불참했다"면서도 "'세종시 의원총회'가 전혀 토론과 설득을 위한 자리가 되지 않고 있고, 당초 예상한 대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비방과 '도장찍기'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그동안 의원총회에서 발언한 것은 세종시 백지화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지, 무엇을 새로 결정하는 것에 참여하기 위해 간 것은 아니다"라며 다음 의원총회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의원총회가 열리는 동안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했던 이성헌 의원은 "나는 세종시 의원총회가 더 이상 생산적인 토론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의원총회를 더 이상 끌지 말자'고 발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의원들이 '의원총회 무용론'을 제기하면서 대거 불참한 것에 대해 안상수 원내대표는 "기본적인 자세가 돼 있지 않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판단에 반영하는 것도 토론의 기본적인 태도"라며 "자기 말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겠다는 것은 토론의 기본적인 자세가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최근 친박계 의원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뒷조사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안 원내대표는 "언론에다 대고 사찰이니 뒷조사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말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며 "그런 일이 있었다면, 사무총장이나 최고위원회의 등 당의 공식기구에 말해서 당에서 내부조사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햇다.

 

안 원내대표는 "단 한 사람의 발언 신청자가 있다고 해도 의원총회는 내일(26일)까지 하겠다는 결의를 밝힌다"면서 "내일 의원총회는 세종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절차를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기저기서 "당내 표결만은 안 돼, 절충안 찾자" 목소리

 

한편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당론을 표결로 결정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해 표결 절차를 밟으면, 친이-친박 간 감정의 골이 돌이킬 수 없이 깊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인기 의원은 "표결로 당론을 결정하는 것만은 자제해야 한다"며 "세종시 문제로 지난 몇 개월 동안 장기 레이스 한 것을 표결로 면도칼 긋듯 하면 (친이-친박 간) 다시 마음을 화합하는 데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중진 의원들의 합의를 통한 해결'을 주장했다.

 

유정현 의원도 "표결은 피해야 한다"며 "많은 어려움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이 당론 투표를) 통과, 결국 본회의장에서 부결됐을 때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절충안 마련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강석호 의원도 "당내에서 투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며 "중진 의원들이 서로 잘 설득해 좋은 절충안을 만들자. 어차피 수정안 그대로나 원안 그대로는 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태그:#세종시, #의원총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