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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곽쿵', 잊지 못할 이름이죠

기사가 나간후 곽씨는 또 한번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오마이뉴스>라는 사이트를 알지 못했다는 곽씨는 1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전화가 걸려오는 거예요. 신문에 나왔다고... 한동안 어리둥절했죠"라고 웃는다. 곽씨는 인터넷과 <오마이뉴스>의 위력을 톡톡히 실감했다고 전한다.

<오마이뉴스>기사를 확인하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자신의 미니홈피를 확인한 곽씨는 방문자수에 놀라고 방명록에 또 한번 놀랐다는 후문이다.

지난 7일 <오마이뉴스>에 기사가 올라간 뒤, 한 포털사이트 사회면 톱기사로 다뤄졌다. 4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를 본 네티즌들이 미니홈피를 앞다투어 방문하였던 것이다.

기사가 나간직후 하루평균 1~2명에 그치던 방문자수가 수백명에 이르는 등 기사의 여파는 대단했다.
▲ 미니홈피에 달린 방명록 기사가 나간직후 하루평균 1~2명에 그치던 방문자수가 수백명에 이르는 등 기사의 여파는 대단했다.
ⓒ 싸이월드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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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나간후 더욱 유명해졌다는 곽씨는 "이젠, 이름이 너무 알려져 앞으론 좋은 일만 해야겠네요"라며 웃는다.

곽씨의 경우는 그나마 다행(?)인 편에 속한다.

기사에서 언급한 우리나라 주민등록상 가장 긴 이름을 가진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씨'(17자).

한 편의 짧은 시를 연상케 하는 박씨의 이름은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역사 속의 사법부'를 통해 대한민국 국적자 중 주민등록상 가장 긴 이름을 가진 이로 기록했다. 박씨는 책자발간 이후 각 언론매체에서 한동안 걸려온 전화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이렇게 또 <오마이뉴스>가 불러주니 기분이 좋네요!"라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하는걸 보면 발랄하고 상냥한 대한민국 20대 청년이 분명한 듯하다.

예쁜 이름처럼 미모를 자랑하는 박씨는 85년생(26세) 필리핀 유학생으로, 필리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비지니스관련 상담통역을 하는 여성이다.

10일 전화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들은 박씨의 이야기를 여기에 전한다.

주민등록증에는 한문으로 표기해야 하는 글자가 한글자였기에, 그나마 두줄로 표기가 가능했다.
▲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 주민등록증에는 한문으로 표기해야 하는 글자가 한글자였기에, 그나마 두줄로 표기가 가능했다.
ⓒ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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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자가 되는 위대하고 긴 이름은 어떻게 해서 가지게 되었나요?
"아버지가 둘째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오는 길에, 기쁨과 감사로 문득 하늘을 바라보았는데 밤하늘의 별과 하늘이 하도 예뻐서 지었다고 해요. 실제로는 이름의 앞 두 글자와 뒤의 두 글자를 합해 '박하우리'라고 줄여서 불러요."

-지금 필리핀에 계시다고 알고 있는데, 본인소개를 부탁합니다?
"De La Salle University라는 필리핀 3대 대학교에서 법과를 전공했어요. 지금 하는 일은 전공하고는 다르지만,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거나 사업을 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비즈니스 상담통역을 하는 일이예요. 또 필리핀 마닐라중앙교회의 지교회인 까비떼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답니다. 교회에서 영어나 필리핀어로 전도집회 통역을 맡아서 하고 싶은데, 아직은 준비가 덜 되어있어서... 예전에는 주일학교 교사를 했었어요."

비공식 대한민국 가장 긴이름 소유자인 박하예진씨
▲ 박하나님의자녀예쁘고진실되고이해심많게자라라 비공식 대한민국 가장 긴이름 소유자인 박하예진씨
ⓒ 박하나님의자녀예쁘고진실되고이해심많게자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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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중에 긴 이름을 쓰는 사람이 또 있나요?
"언니 이름이 원래 저보다 더 긴 22글자예요. 독실한 크리스찬이신 부모님께서 언니의 이름을 '박하나님의자녀예쁘고진실되고이해심많게자라라'로 지어 주셨는데, 실제로 호적(주민등록)에 올리실때는 앞두글자와 '예쁜'과 '진실'을 합하여 '박하예진이'로 올렸어요. 실제로는 언니 이름이 훨씬 긴 셈이죠."

-언니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신다면?
"언니도 같은 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답니다. 한 때는 골프를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취미로만 하고 있구요. 언니는 영어교육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영어교육 프로그램 개발)"

-이름이 길어 불편한 점은 없나요?
"예전에는 한국에서 휴대폰 개통시나 은행계좌를 새로 만들때, 또 웹사이트 가입시 실명확인이 되지 않아 대부분 가입을 못했어요. 그런데, 이름 때문에 기사가 나온 뒤로는 가입이 되더라고요. 은행계좌에는 이름이 10자 밖에 입력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17자 대신 여권에 나와있는 4글자 '박하우리'로 만들었구요. 휴대폰은 작년 12월에 한국 갔을 때 지점장 아저씨가 우여곡절 끝에 실명확인하여 준 덕분에 17자로 가입했어요. 다행히 여권에는 '박하우리'라는 이름이 올라있어요. 친구들은 '박하우리'나 '우리'라고 불러요."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씨가 가장 친한 필리핀 친구 카밀과 함께(왼쪽이 박씨)
▲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씨가 가장 친한 필리핀 친구 카밀과 함께(왼쪽이 박씨)
ⓒ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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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이름을 가진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도 어렸을 때는 다른 아이들과 달라서 이름이 싫었지만 지금은 불만이 없고 오히려 감사해요.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던 이름이 그 사람에 대해서 말해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자기 이름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를 정하는 거 같아요."

더욱 멋진 삶을 계획중인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와 '박하나님의자녀예쁘고진실되고이해심많게자라라' 자매가 앞으로도 더욱 행복한 인생을 펼쳐나가기를 바란다. 곧 한국에 온다는 박하우리, 박하예진이씨. 항상 화이팅입니다!


태그:#곽쿵, #박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 , #박하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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