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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초등학교 학부모와 환경단체 관계자가 고양시청을 항의방문 했다.
▲ 고양시청 하늘초등학교 학부모와 환경단체 관계자가 고양시청을 항의방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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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10시, 약 15명의 학부모와 환경단체 관계자가 경기도 고양시청에 시장 면담을 요청하며 항의방문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았습니다.

확인해 본 결과는 이랬습니다. 서울YMCA 재단(구체적으로 서울 기독교청년회유지재단)에서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에 있는 하늘초등학교 옆에 청소년골프아카데미시설(골프연습장)을 짓고 있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습니다.    

학부모들에게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보니, "사회적 공익단체라 할 서울YMCA 재단에서 어떻게 어린 아이들이 공부하는 초등학교 바로 앞에서 산을 파헤치고, 무차별적으로 나무를 벌목하는 등 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수익사업을 위해 골프연습장을 지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학교 운동장 정면 담벼락에서 불과 약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거대한 철제기둥을 세워 골프연습장을 짓는다고 하니 더욱 기가 막혔습니다. 학부모들은 고양시장님을 면담해 자세한 인허가 내역을 따져 묻고 싶어했습니다.

초등학교 바로 옆에 골프연습장이 웬말?

학교 주위가 온통 파헤쳐지고 운동장 담벼락 바로 앞까지 골프연습장 시설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 하늘초등학교 옆 골프연습장 공사현장 학교 주위가 온통 파헤쳐지고 운동장 담벼락 바로 앞까지 골프연습장 시설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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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방문에 동행한 하늘초등학교 학부모회 주민들과 환경단체 관계자는 누구랄 것 없이 한결 같은 목소리로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시설을 어린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서 불과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지을 생각을 했으며, 관계기관인 고양시청 측은 도대체 어떤 기준에 의해 인허가를 내줄 수 있단 말입니까? 시장님 아이가 다니는 학교라면 과연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겠습니까? 골프연습장 공사는 즉시 중지되어야 합니다."

"학교 앞에 이런 대규모 골프연습장을 세우려고 계획했다면 적어도 공사개시 전에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사전에 공사계획에 대한 고지와 안내라도 했어야지요. 그리고 아이들과 학교에 위해한 '조망권'과 소음에 대한 피해, 안전에 대한 문제 등도 충분히 설명하며 그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협의 했어야지요. 아무런 고지도 없이 일방적이고 기습적으로 공사를 강행하다니…. 도저히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습니다."

또한, 학부모들과 시민들은 이날 동석한 고양시청 측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골프연습장 인허가 절차상의 적법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며, 지난 1월 29일부터 시작된 공사의 중지를 강력하게 요구하였습니다.

고양시 중산동 하늘초등학교 주위를 포위하여 골프연습장 건설공사가 진행중이다.
▲ 하늘초등학교 옆 골프연습장 고양시 중산동 하늘초등학교 주위를 포위하여 골프연습장 건설공사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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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초등학교 옆 골프연습장 공사로 인하여 주변의 산이 마구잡이로 파헤쳐지고 있다.
▲ 파헤쳐지는 산 하늘초등학교 옆 골프연습장 공사로 인하여 주변의 산이 마구잡이로 파헤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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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시청 측 관계자(교육지원과, 주택과 등)들은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는 공사이므로 공사 중지를 명령할 수도, 일시중지 권고요청을 할 수도 없다"는 답변과 함께 "주민들께서 민원을 제기하셨으니 검토해 보고 관련사항에 대해 해당 건축주 측에 원만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두로 요청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학부모들과 시민들은 해당 주무부서 국장과의 오후 면담을 통해서도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골프연습장 건설공사의 부당성을 집중 성토했습니다. 특히나 학교 운동장 정면을 가로막는 철제기둥과 그물로 이루어진 연습장 시설물의 시각적 유해함, 골프공을 타격할 때 연속되는 소음, 학교 주변 차량 증가에 따른 학생들의 등하교시 안전성 문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적법한 절차에 의한 허가였음만을 강변하는 담당 공무원들의 태도에 격분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비록 시장님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오늘의 항의방문이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의 사소하고 골치 아픈 떼쓰기 정도로 간주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시민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감싸 주고 어루만져주는 자세, 시민들을 주인으로 모시는 행정, 지역주민들과 합리적으로 협력하고 의논하는 기업이나 단체의 사업진행 방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서울 YMCA "골프연습장 위해 시설 아니야...합법적인 공사"

골프연습장 공사로 인해 뿌리째 뽑히고, 모조리 베어져 나간 나무들
▲ 뽑히고 베어진 나무들 골프연습장 공사로 인해 뿌리째 뽑히고, 모조리 베어져 나간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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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회적 공익단체라 할 YMCA 측이 교육현장의 '학습권'을 지키고 보호하는 역할에 모범적으로 앞장서야 함에도 오히려 위화감을 조성하는 시설물을 짓고, 그에 따른 수익사업을 목적으로 골프연습장 공사를 학교와 지역주민의 동의 없이 강행하는 건 왜 일까요?

서울YMCA 측에 공사계획과 진행에 따른 입장과 해명 등을 듣고자 몇 차례 연락을 시도한 끝에 9일 오후 2시 반경 박동배 총무부장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 서울YMCA라는 단체는 이른 바 사회적 공익단체로 인식되고 있는데, 초등학교 바로 옆에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는 골프연습장을 짓는 이유가 궁금하다
"골프연습장이 위해시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어떤 측면으로 위해가 있는지 모르겠다. 요즘 시대에 골프 치는 것을 나쁘게 볼 일이 아니다."

- 골프연습장 공사개시 전에 학교나 지역주민(주로 학부모)등과 공사 진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을 협의하거나 공사개시에 대해 고지한 적이 있는가?
"없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공사를 진행한 것뿐이다."

- 해당 지역의 학부모님을 비롯한 주민들이 시청에 항의방문을 하고, 서울YMCA측에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
"골프연습장과 관련하여 향후 영향이 있을지 모를 소음의 문제 이외에는 항의방문의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리고 만일 공사 후 소음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억제방법을 고려하겠다."

- 서울YMCA 재단에서 현재 공사 중인 서울청소년골프아카데미(골프연습장) 시설은 주로 누가 이용하는가?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는가? 성인도 대상인가?
"청소년을 포함하여 성인도 이용하는 시설이다."

- 해당 지역 학부모와 주민들의 민원제기와 반대가 있는데, 주무관청인 고양시청 측을 포함하여 3자가 만나 합리적인 대안마련을 위해 대화할 의사를 갖고 있는가?
"지역 주민들이 민원제기를 했다고 하니 그에 따른 내용을 검토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하면 검토하겠다."

한편 서울 YMCA재단 측 임원으로부터 "학교, 학부모, 지역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골프연습장 건설공사를 일시적으로 중단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해당 건축주 측과 고양시청 측은 학교와 학부모, 환경단체를 포함한 지역주민들의 소리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그:#고양시청, #골프연습장 건설, #하늘초등학교 옆 골프연습장, #서울YMCA, #골프연습장 건설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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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에 걷기 좋은 길을 개척하기 위한 모임으로 다음 카페 <고양올레>를 운영하는 카페지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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