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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의원 5선을 이룬 정치적 고향 울산에서 5일 두 번의 낭패를 당했다.

한 번은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대곡천 얼음이 깨져서이고, 또 한 번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하청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철회하라는 민주노동당의 항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국정보고대회가 열린 울산상공회의소 정문 앞에서 5일 오후 2시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당직자들이 정몽준 대표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나라당 국정보고대회가 열린 울산상공회의소 정문 앞에서 5일 오후 2시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당직자들이 정몽준 대표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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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5일 오후 2시부터 남구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국정보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강길부 의원 등과 함께 울산에 왔다.

때를 맞춰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울산상공회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준 대표를 겨냥해 "조선업체 하청노동자에게 가해지고 있는 임금삭감과 구조조정 시도를 책임지고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장인 울산상공회의소 정문 앞에 정몽준 대표는 보이지 않았으나 많은 한나라당 당직자와 당원들이 이 모습을 보면서 회의장으로 들어가야 했다.

김창현 민주노동당 위원장은 "우리는 최근 울산지역 조선업체 하청노동자에게 가해지고 있는 일방적 임금삭감, 구조조정 시도에 대해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이자 집권여당의 대표인 정몽준 대표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한나라당 서울당사로 보낸 바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정몽준 대표는 어떠한 회답도 없었고, 여전히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일방적 임금삭감요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며칠 있으면 설날인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어려운 경제상황과 임금삭감, 구조조정 위협으로 2중, 3중의 고통 속에 명절을 맞이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잔업 특근 축소로 이미 40~50만 원 임금이 줄어든 상태"라고 호소했다. 또한 "그런데도 최근 업체에서 시급 10% 삭감, 토요유급제 폐지, 수당 삭감 등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창현 위원장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서민이 어려운 시기에 더욱 높아져야 한다"며 "정몽준 대표는 현대중공업의 대주주로서,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김창현 위원장이 회견문을 읽는 가운데 같은 당 소속 이은주 시의원, 이재현 시의원, 김진석 정책위원장과 당원 등 20여 명이 "정몽준 대표가 적극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함께 했다.

5일 울산시 울주군 국보 반구대 암각화를 찾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얼음이 깨지면서 한쪽 다리가 물에 빠져 넘어지고 있다.
 5일 울산시 울주군 국보 반구대 암각화를 찾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얼음이 깨지면서 한쪽 다리가 물에 빠져 넘어지고 있다.
ⓒ 경상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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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정 대표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이지만 물에 잠겨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반구대암각화를 살펴보기 위해 안상수 의원 등과 울주군으로 갔다.

박맹우 울산시장으로부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대책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정 대표는 암각화를 자세히 보기 위해 마침 얼어 있는 암각화 앞 대곡천을 건넜고 암각화를 살펴본 뒤 얼음에 발을 내딛다 얼음이 깨지면서 빠진 것.

찬 얼음물에 옷을 적신 정 대표는 하지만 다른 부상은 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육지동물과 바다고기, 사냥하는 장면 등 모두 75종 200여 점의 그림을 새겨 놓은 바위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다.

하지만 1971년 암각화가 발견되기 이전인 1965년에 이미 근처에 사연댐이 완공됨으로써 반구대 암각화가 일년에 절반은 물 속에 잠기면서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다각도의 보존책을 마련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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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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