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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계 선두주자로 알려진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최근 세종시 문제와 관련, "자장면을 제일 먹고 싶을 때는 짬뽕을 시킨 직후"라는 발언과, "박근혜, 박정희도 두번이나 약속 안 지켰다"는 발언으로 친박계와 자유선진당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콘서트 7080'에 출연해 시청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중년에게 옛 추억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좋은 반향을 얻고 있는 KBS '콘서트 7080'. 때문에 월요일을 준비하는 일요일 밤 늦은 시간에도 많은 중년들이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다.

 

그러나 31일 밤 11시 10분 부터 진행된 이 '콘서트 7080'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 프로그램 시청 후기 게시판과 시청자 게시판에 출연자 문제를 질타하는 20건에 가까운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친MB계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이날 7080은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낸 정수라의 '아버지의 의자' 열창에 이어, 시트콤 연기자로 변신한 다음 캐나다로 이민을 간 박영규씨가 Tony Bennett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특유의 베이스톤으로 불렀다. 이어, 세샘트리오 맴버인 권성희씨가 나와 '나성에 가면'과 이스라엘 민요 <Hava nagila>를 부르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며 종반으로 치달았다.

 

 마지막 출연자인 김도향씨 바로 앞에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출연했다. 청바지 차림으로 출연한 정 의원은 미국 남성 가수 Tony Orlando의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 팝송 한 곡을 부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사회자인 배철수씨는 정 의원의 노래가 끝나자 인터뷰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이후에 가수로 데뷔해 음반 4개를 내게 된 사연과 음반 수익금을 심장병 환자에게 기부하고 있다는 얘기 등이 주류를 이뤘다.

 

 정 의원은 "환자들을 돕기 위해 계속 음반을 내, 반드시 히트곡을 탄생시키겠다"면서 "이제 자신의 4집 음반 음악도 노래방에 나온다. 컬러링으로 다운받아 사용해 줄 것"을 당부하는 말도 곁들였다.

 

사회자인 배철수씨 역시 이같은 요점의 정 의원과의 인터뷰를 지루하게 유도하는 듯한 인상마저 풍겼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에 정무부시장을 지낸 탓에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 의원의 갑작스런 출연은,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획의도에서 "1970년대와 80년대에 20대를 보낸 세대를 겨냥한 라이브 음악프로그램이다"면서 "당시의 인기 곡과 명곡을 오리지널 가수를 통해 들어보고,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눠가는 시간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중장년층의 공감과 감동 그리고 회상이 있는 포근한 음악이야기가 있는 시간, 바로 7080이 꿈꾸는 시간이다"고 명시했다.

 

기획의도에 비추어 볼 때 정 의원은 7080시대 가수출신도 아니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히트곡도 없을 뿐아니라 가창력 등 노래 실력도 대중적으로 알려질 정도로 높게 평가받고 있는 상태도 아닌데도, 특정 정치인이 미묘한 시점에 출연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점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방송을 지켜 본 창원에 사는 박 아무개씨(48)는 "7080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를 위한 출연이라기보다, 정두언 의원을 선전하고 자랑하는 인터뷰 시간으로 밖에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면 "왜 정치인이 출연했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이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 자신을 갓 서른을 넘긴 남자라고 밝힌 조 아무개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실망했습니다. 아무리 공영방송 KBS가 그 본연의 의미를 퇴색했다할지라도 감히 정두언 의원이 출연할수 있습니까"라며 "철수형님을 좋아하는 애청자 입니다. 하지만 정말 실망했습니다"고 밝혔다.

 

김 아무개씨는 "노래 너무 잘하시네요. 제발 계속 노래나 하세요(의원직 그만 두고)"라고 실소를 했고, 황 아무개씨는 "지금의 시대에 이곳이 그래도 유일한 휴식처인데, 이곳에서 정치인들의 얼굴을 보는 것 자체가 짜증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안 아무개씨는 "무슨 의도로 특정정당 정치인을 방송에 다 내보내는지...시대가 어떤 시대이고, 상황이 어떤 상황인데...대한늬우스 패러디 같아 씁쓸 하구먼..."이라며 짜증을 냈다.

또 "누구땜에 KBS가 욕먹는지 몰라서 또 이러시나여? 점점 수렁에 빠지는 방송사네"라고 덧붙였고, 김 아무개씨는 배철수 사회자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곽 아무개씨는 "왜? 이런 시점에 중견 무명 가수(?)라는 미명아래 특정정당의 국회의원이 등장하는지 반갑지 않네요"라면서 "공정성을 부여한다면 다음 주에는 야당의 어느 한 국회의원이 출연하여 애창곡이라도 불러주어야 할 것 같은데요"라는 글을 올렸다.

 

남 아무개씨는 "어떻게 한나라당 의원이 콘서트에 나올수가 있습니까. 딸이 항공대 졸업해서 배철수씨에게 남다른 애정이 있었는데...당분간 7080콘서트 시청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작성자 강 아무개씨는 "콘서트 7080에 국회의원이 왜 출연하나요?"라고 반문하면서 "4집가수라고 하지만 공중파 방송까지 나올정도의 실력을 갖춘 전문 가수도 아니고, 출연자 선정에 많은 고민을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고언도 했다.

 

 하지만 이 아무개씨는 "정두언 의원의 팝송이 대단하던데요"라며 "7080세대 정두언 의원의 팝송을 초대해서 듣고 싶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지난해 4월1일 정두언 의원의 출연신청 증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 의원 홈페이지에는 "7080콘서트를 보면서 너무 좋았어요. 딱딱하고, 따분한 국회의원... 그러나 너무 서민적이고, 노래를 좋아하는 의원님을 보면서 참 기뻤습니다" "의원님 바람대로 히트해서 많은 심장병어린이 많이 도와주세요"라는 상대적으로 격려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편 '콘서트 7080'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게시자 일련 번호가 일부분 빠져 있어 일부 의견은 관리자가 삭제한 듯한 인상을 풍겼다.


태그:#콘서트 7080, #정두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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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지 경남매일 편집국에서 정치.사회.경제부 기자를 두루 거치고 부국장 시절 서울에서 국회를 출입했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2017년 8월6일까지 창원일보 편집국장을 맡았습니다. 지방 일간지에 몸담고 있지만 항상 오마이뉴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뉴스에 대해 계속 글을 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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