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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합성세제이다. 옷을 빨 때, 세수할 때, 설것이 할 때 등 합성세제를 많이 사용한다. 대전의 경우 이렇게 사용된 세제는 하수구를 통해 원촌동 하수종말처리장에 모인다.

원촌동 하수종말처리장 관계자는 다른 오염물질은 기술로 정화가 가능하지만 세제만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세제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가 생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화되지 않은 계면활성제는 갑천에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갑천에 축적이 된다. 이렇게 쌓인세제는 거품이 발생하고 공기중 산소가 물에 녹지 못하게 되어 용존산소가 부족해진다. 이로 인해 물고기 등 수중생물의 집단폐사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영양분이 공급되면서 부영양화를 일으키기도 하여 녹조나 적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대표적인 하천 오염물질인 합성세제는 겨울철 대전 갑천을 찾은 철새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하수종말처리장과 인접한 탑립돌보에는 겨울철 5000~10000마리의 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이룬다. 대전이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탑립돌보에 이렇게 많은 새들이 찾는 것는 잘 발달된 하중도와 모래톱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하구에 떠내려오는 유기물들과 썩 좋지는 않지만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배출되는 배출수의 유기물도 새들에게 먹이가 된다.

목과 옆구리쪽에 깃털이 젓은 것을 볼 수 있다. 몸에 바른 깃털이 세제로 녹아내려 발생한 현상이다. 깃털이 젓게되면 새들은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다.
▲ 거품에 깃털 젓은 쇠오리 목과 옆구리쪽에 깃털이 젓은 것을 볼 수 있다. 몸에 바른 깃털이 세제로 녹아내려 발생한 현상이다. 깃털이 젓게되면 새들은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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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수종말처리장 배출수에 포함된 계면활성제는 겨울철새들에게 위협요인이다. 얼마전 탑립돌보를 찾았을때 쇠오리가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배출되는 거품으로 깃털이 젓어 있었다. 깃털이 물에 젓는 것은 죽을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물이 몸속으로 침투하여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본래 쇠오리 같은 수금류는 허리쪽에 있는 기름샘에서 부리에 기름을 묻혀 물의 침투를 막기 위해 깃털에 꼼꼼히 발라준다. 이렇게 묻은 기름과 깃털의 특성 때문에 물속에서도 깃털이 젓지 않게 되는 것이다. 기름을 발라준 깃털 때문에 보온력 유지가 가능하여 40~41도 되는 체온을 유지하면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계면활성제가 깃털에 바른 기름을 녹이면서 깃털의 방수기능이 무력화 되면서, 깃털이 물에 젓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기름을 녹여주는 성분을 가진 세제는 이렇게 갑천을 찾은 새들에게도 위협적인 환경요인이 된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하수종말처리장의 시스템을 개선하여 세제 찌꺼기를 하천으로 방류되는 것을 잡을 방법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물새는 물을 막기위해 온몸에 기름을 바르기 때문에 물이 몸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깃털에 물방울이 생긴다.
▲ 논병아리 물새는 물을 막기위해 온몸에 기름을 바르기 때문에 물이 몸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깃털에 물방울이 생긴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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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전시는 하수처리장 재정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중에 있었다. 하지만 하수처리장의 시스템 개선을 통해 방류수의 수질개선을 위한 목적이 아닌 하수처리장 이전만을 위한 논의로 진행하려다 참가 위원들에게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수천억의 예산을 들여 하수처리장을 이전하여도 하류에 더 많이 찾아오는 새들에게는 똑같은 고통이 그대로 찾아올 것이다. 수천억의 예산이 있다면, 보다 근본적으로 하수처리장의 정화시스템 개선을 통해 합성세제의 성분을 없애는 처리시스템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 대전의 하수처리 용량 자체도 남아도는 상태이다. 90만t/일 규모로 설계된 대전 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하수량은 현재 약 65만t/일 정도 된다. 더욱이 현재 추진중인 하수관거정비사업(우수와 오수분리)을 통한 불명수를 잡아 줄 경우 유입량은 더 줄 수도 있다. 따라서 하수처리장 이전보다는 시스템 개선등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이미 현재 하수처리장에 2011년까지 고도처리시스템도입을 위해 수백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하수처리장은 이전하게 된다면 중복투자와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 하수처리장 재정립을 위한 용역 논의과정에서 대다수 위원들이 이전을 전제로 한 용역을 추진하기보다는 대전시 전반적인 하수처리시스템을 평가하고 개선책을 모색하는 용역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또한 이전을 전제로 한 용역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대전시는 이런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여 일부 주민들의 민원에 대응하기 보다는 실제 하수처리시스템을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처리 방안을 만들어 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하수처리장 이전을 대전시 의사대로 강행한다면, 현재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하류에서 그대로 드러나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이런  사회문제 뿐만 아니라 하천에 서식하는 어류나 동식물들을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에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태그:#쇠오리와 세제, #하수종말처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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