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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당직자들이 11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세종시 수정안 규탄대회를 열고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시킨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당직자들이 11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세종시 수정안 규탄대회를 열고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시킨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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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6월 지방선거에서 무엇이 핵심 의제로 떠오를 것인가. 지난 '1·12 합의'로 지방선거 공동대응을 약속한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무엇을 중심으로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를 두고 숙의중이다.

어떤 정책가이드라인으로 연대할 것인가가 핵심 포인트다. 유권자들이 투표할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를 주는 정책을 찾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 가운데 진보적인 정책연구자들은 이번 선거정책이 "한나라당은 절대로 할 수 없고, 민주당도 결심을 해야만 받을 수 있는 정책"이라야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나물의 그밥? 유권자가 '투표할 이유' 있는 선거돼야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내보내기 위해 KBS는  ‘2009 K리그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 성남-인천’ 경기를 예고도 없이 7분가량 지연 중계해 시청자들에게 피해를 줬다.
▲ 이명박 대통령 참석 4대강 살리기 희망선포식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내보내기 위해 KBS는 ‘2009 K리그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 성남-인천’ 경기를 예고도 없이 7분가량 지연 중계해 시청자들에게 피해를 줬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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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파격적인 정책들이 나와야 국민들이 솔깃할 수 있다는 얘기다. 늘 하던 소리, 그나물에 그밥 수준이라면 아무도 투표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연합정치는 실패로 귀결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획기적이지만 반드시 현실 가능한 진보정책들이 나와야 한다는 게다. 

연합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최소한 ▲반신자유주의 ▲반인간주의 ▲반권위주의 ▲반개발독재를 내세우고, 종전의 한나라당과 차별화 한 다음, 민주당 수준도 뛰어넘는 정책들을 내놔야 국민들이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 지방선거의 연합정치를 모색하고 있는 2010연대가 14일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쟁점은 선거연합을 위한 정책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날 토론에 나선 민만기 희망과 대안 기획위원은 "차이가 분명한 여러 세력이 선거연합을 이뤄낼 수 있는 공동의 정책기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4대강과 세종시 등 MB정책의 중간평가를 분명히 해야 하고 연합후보의 공동강령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민 위원은 "반MB전선 같은 레토릭은 의미 없다"며 "정책분야에서 서로 다른 정당들이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느냐를 찾고 공동강령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균형발전과 주민소환 등 지방자치 제도, 예산과 관련 교부금과 보조금정책 등 지방정부 문제와 관련된 부분도 거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 위원은 "현 수준을 넘는 과감한 정책들을 내세워야 한다"며 "▲초중고 의무교육 ▲무상급식 등은 정치에 냉소적인 주민들이 투표장에 나오도록 하는 공약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못하고 민주당도 결심해야 가능한 공약?

김성환 시민주권 정책위원은 "우리가 최초로 시도하는 선거연합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를 역으로 상정하고 정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 위원은 '기호를 같이 쓰는 연합후보' '선거포스터의 색깔을 통일하는 연합후보' 등등 수위는 아직 정확히 예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공통으로 쓸 수 있는 하나의 정책키워드가 필요한 게 아니냐고 제안했다. 전국의 연합후보가 모두 함께 쓸 수 있는 하나의 정책키워드가 생긴다면 그 합의만으로도 굉장히 큰 성과일 수 있다는 게다.

무엇보다 김 위원은 "MB가 워낙 닭짓을 많이 해서 포지티브한 의제를 10개 정도 정하면 될 것 같다"며 "이번 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을 함께 뽑는 첫 번째 선거인 만큼 교육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등학교 서열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재능과 창의성에 기초한 수평적 체제로 바꾸는 것에 대한 공동대안을 내야 한다는 게다. 이 정도는 교육감의 자기 권한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도 부연했다.

특히 김 위원은 '대담한 복지'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자립도 부분도 단순 세목교환을 뛰어넘어 국민기본선을 정하는 합의도 해야 한다"며 "전국 어디서 살든 똑같이 필요한 것은 모두 국가가 책임지고 나머지는 지방예산으로 담당하는 식으로 예산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사회에서 국가도 해결 못하고 지방도 해결 못하는 게 평생학습과 관련된 부분인데, 이 문제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대학이 각 지역의 직업재훈련과 평생학습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분배해주고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상수 성공회대 교수(민주통합시민행동)도 "지방선거 공동대응을 위한 구체적 슬로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이명박 같은 노회한 정치인이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개혁진영은 구멍가게 식 고민에 빠져 있지말고 어떻게든 1m라도 진보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0연대가 주최한 정책토론
 2010연대가 주최한 정책토론
ⓒ 장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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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복지는 가라, 전국민 모두 누리는 보편복지 온다

이에 앞서 이날 열린 토론의 발제를 맡은 김원열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꼭 필요한 10대 의제를 발표했다. 김 교수가 꼽은 10대 의제는 ▲지역주민과 사회적 약자의 주거권 ▲지역 일자리 창출과 확대 ▲지역 재정자립도 향상과 경제 활성화 ▲생태환경 보전 ▲보건의료의 공공성 확대 ▲초중등 교육의 친환경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성평등 정책으로 여성문제 해결 ▲대중교통의 공공성 확보 ▲농어업의 친환경 먹거리 생산과 소비 ▲문화 창작과 향유의 공공성 등이다.

김 교수는 "다양한 진보개혁 세력들이 활발한 토론을 거쳐 핵심적인 의제를 창조적으로 마늘고 합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진보개혁세력은 공동정책 의제를 가지고 정책연합, 선거연합, 정치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주거권과 일자리 등 당면한 국민생활 불안이슈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빼기 어렵겠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민복지 정책방향'을 맡은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상근연구위원은 "정치적 입장 차이를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투표할 이유를 주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시민생활 공약을 제시함으로써 관심을 유발하고 투표율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위원은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민생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극적 복지로 나가야 한다"며 "모든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를 내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몇 가지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대하지 않고 서울형 어린이집을 확대했지만 보육서비스의 질이 나아졌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면서 "현실적으로 보육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예로는 ▲0세 아동에 대한 가정보육 도우미 파견 ▲유아교육 및 보육의 통합 및 연계 ▲국공립 보육시설 30% 확충 및 질 향상 등이다.

특히 이 위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할머니들의 70% 이상이 자신의 손주를 봐주는 황혼육아에 동원되고 있다"며 "자기 할머니가 애를 봐도 시정부에서 급여를 전달하는 복지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4대강 사업 예산을 복지예산으로 돌리면 이 정도의 정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국가의 산전후 휴가제도 확충 ▲12세 이하 아동들에게 아동수당 지급 등도 제시했다. 이뿐 아니라 ▲무상교육과 공교육 정상화 ▲ 뉴타운 개발에 맞선 공공임대주택 건설 ▲조세재정정책의 혁신 등도 주요 정책이슈로 꼽았다.

보도블록 교체 할 돈으로 전국 초등학생 준비물 제공하자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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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위원은 "지방공약에서는 토목과 건설 중심의 예산구조와 행정기관 중심의 사업구조를 체감되는 사회복지정책으로 실현해야 한다"며 "지역 건설족과 담 쌓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지역복지 아이템들이 많다"고 밝혔다.

전국 1만1천개 초중고 학교들의 ▲도서관 개방 및 운영비 지원 ▲전국의 학교 운동장 9698개 주민 개방 ▲초중고의 실내체육과 테니스장, 수영장 등 3만3864개의 시설에 대한 지원 및 운영비 지원 ▲동네 간이운동장 5481개와 1295개의 공공 체육시설에 샤워장, 탈의실 등 시설 보강, 코치 및 관리인력 지원,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등도 꼽았다.

특히 이 위원은 "연말에 정례화 된 보도블록 교체예산을 전용해 관내 초등학교 학생들의 준비물을 모두 제공하자"며 "학부모들이 더 이상 공책, 연필, 교구재, 부교재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비용도 1조2천억~2조원 정도면 되는데, 이 역시도 4대강 사업을 중단하면 충분히 쓸 수 있는 예산의 범주에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위원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그의 아들 박지만씨가 다니던 서울 C초등학교는 이걸 그때부터 실시했다"며 "C초등학교는 공책, 연필, 부교재 등을 모두 다 학교에서 준다"고 밝혔다. 이어 "왜 이걸 박지만씨가 다니던 학교에서만 누려야 하느냐"며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다 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약들이 열거되자 허상수 성공회대 교수는 "유권자들이 꼭 투표할 수밖에 없는 진보공약들을 만들어야 한다"며 "언제든지 판을 깨고 연합정치 틀을 벗어날 생각을 하고 있는 민주당을 붙들어놓을 수 있는 정책들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태그:#2010연대, #지방선거, #연합정치, #초등학생, #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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