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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정부가 세종시 수정 움직임을 가시화하자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즉각 충남 16개 시군을 종횡하는 홍보투어에 나섰다. 세종시 수정추진의 문제점과 원안추진의 당위성을 도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런 그에게 지난 11일 정부가 밝힌 세종시수정안에 대한 입장을 묻자 "2차 홍보투어에 나서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고도 했다.

 

안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충남 홍성에서 <오마이뉴스>와 충남지역 풀뿌리 지역신문 연대체인 <충남지역언론연합>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원안과 비교할 때 정부부처 이전계획을 뺀 것 외에는 새로운 게 하나도 없다"며 "있다면 이건희 삼성회장을 사면 복권시키는 방법으로 코를 걸어 '불확실한' 2조원의 신규투자를 얻어낸 정도"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제 중앙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싸워야 할 시점이 됐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지방전체의 싸움으로 전선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 충청민심과 야당, 전국의 지역민이라는 4대 반대세력과 맞서야 하는 세종시 수정안을 선택한 데 대해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은 과도한 영웅심이 헌정질서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종시 정국 전망과 관련해서는 "이제 공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 넘어갔다"며 "(박 전 대표가)균형발전과 행복도시의 의제를 잘 지킨다면 시대적 과제를 잘 이행한 훌륭한 정치인으로 칭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에 대해서는 "자기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라며 "내가 도지사라면 세종시에 입주하는 기업들의 인허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주요 인터뷰 요지.              

 

"세종시 수정안, 기업 특혜의혹 휘말릴 것"

 

- 세종시(행정도시)에 대한  정부 수정안을 어떻게 평가하나?

"약속파기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원안과 비교할 때 정부부처 이전계획을 뺀 것 외에는 새로운 게 하나도 없다. 있다면 이건희 삼성회장의 사면 복권시키는 방법으로 코를 걸어 2조원의 신규투자를 얻어낸 정도다. 하지만 이것도 언제 투자를 할지 불확실하고 사업성 또한 유동적이다. 게다가 50만평을 평당 40만원에 분양하겠다는 건데 1조 원가량 특혜를 주는 퍼주기로 또 다른 형태의 정경유착에 다름아니다. 땅 특혜의혹에 휘말릴 것이다."

 

 

- 세종시 문제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권력이동 없이 국가균형발전은 되기 힘들다. 아니 권력이동 없이 균형발전은 없다. 정부 중앙부처가 왜 서울에만 있어야 하나. 정부부처가 이동하면 해당 정부기관과 관련된 위원회나 연구소 등 관계기관이 함께 세종시로 이전할 것이다. 일예로 정보통신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면 SK텔레콤을 비롯 KT 등이 함께 이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자족성을 문제 삼는데 참여정부 당시 치밀한 계산을 통해 2030년까지 50만 명의 인구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결론은 행정기관을 이전하는 원안밖에 없다.

 

- 정부의 세종시 수정관철을 위한 공세에 어떻게 대처할 예정인가.

"이제 남은 것은 지방분권을 위한 투쟁밖에 없다. 지방정치세력이 중앙정치권력에 대항해 힘을 가져야 한다. 중앙정치권력으로부터 개평 뜯어먹는 정도로는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중앙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싸워야 하는 시점이 됐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대통령의 나라가 아닌 16개 시도지사와 대통령이 협의해서 이끌어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 단기적인 대응 계획이 있다면.

"정부가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수정안을 밀어붙이려 할 경우 최대한 국회의원들과 연계해 저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 10개 지역 혁신도시와 연대해 싸움의 틀을 만들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지방전체의 싸움으로 전선을 확대할 것이다. 조만간 세종시 수정안의 문제점과 원안추진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제 2차 홍보투어에 나서겠다."

 

- 세종시 정국, 어떻게 전망하나.

"이제 공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 넘어갔다. 박 전대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 국가균형발전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원칙적 태도를 견지, 잘 해주길 바란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났는데 이는 영남권의 박근혜 영향력을 차단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음모가 배어 있다고 생각한다."

 

-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사수를 위한 역할을 잘 해줄 것으로 보나?

"그 분의 운명이다. 미디어법처럼 흐지부지되지 않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균형발전과 행복도시의 의제를 잘 지킨다면 그가 어느당 소속이건 시대적 과제를 잘 이행한 훌륭한 정치인이라며 칭찬받을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선택하면서 여당 내부인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 충청민심과 야당, 전국의 지역민이라는 4대 반대세력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대통령이 왜 이런 국면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나?

"과도한 영웅심 때문이다.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은 영웅심 때문이다. 샐러리맨에서 신화를 창조하고 청계천을 뜯어고친 경험칙을 과신한 과도한 영웅심이 헌정질서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독선과 아집이다."

   

"박근혜 소신 지키면 훌륭한 정치인이라 칭찬받을 것"

 

-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이유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영남에서 각각 지역통합과 국민통합을 얘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둘 다 미완의 숙제가 됐다.  지역정치의 고리가 가장 약한 충청도에서 정책과 노선으로 '미완의 숙제'를 풀고 자 한다. 통합된 미래를 만들고 자 한다. 또 다른 지역정당 세력기반이 영호남에 빌붙는 방식은 지역통합이나 국민통합과 거리가 멀다."

 

-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와 쟁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다. 좀 더 구체적으로 행복도시를 백지화시키려는 거짓말에 대한 심판의 장이다. 행복도시를 통한 국가균형발전이 노무현의 시대정신이었다면 사기와 거짓말은 이명박의 시대정신이다. 개인적으로 노 전 대통령과 의리를 지켜온 사람으로서 사기와 거짓말에 맞서 싸움을 할 대표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계룡산 동학사에서 가진 행복도시원안사수결의대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충남지사선거에서 함께 겨루자고 제안했는데.

"정운찬 국무총리가 틈만 나면 행복도시 백지화가 평소 소신이고 신념이라고 하고 다니시니까 공개제안한 것이다. 평소 소신이라 하더라도 임명직 신분으로 할 얘기가 아니다. 때문에 선거에 나와서 평가받자고 한 것이다."

 

-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움직임에 반발해 중도 사퇴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한 마디로 도지사로서 자기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내가 도지사라면 수정안에 맞서 도지사의 권한을 행사해 세종시에 입주하는 기업들의 인허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것이다. 실제 도지사가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이 땅은 국가균형발전의 밑천이기 때문에 반드시 행정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완구 전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고 싸워줘야 하는데 자리를 비워서 아쉽다."

 

- 이 전 지사는 '현 정부의 약속불이행에 대해 자신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도민의 뽑은 대표가 자리를 비워 충남의 전략이 약해졌다. 이 전 지사 본인으로서는 '편안한 선택'을 한 것이고 도민 입장에서는 권한행사의 기회를 빼앗겼다. 도지사권한대행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고서는 행복도시 소신에 대해 말 할 수 없지 않나. 이 지사가 빠진 충남도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어정쩡한 입장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태그:#안희정, #세종시, #이명박 , #행복도시, #충남지역언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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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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