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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2일 오후 5시 40분]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원안 추진에 대해 "차기 대통령 일하는데 지장을 주는 일을 하고 있으면 어떻게 역사가 평가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전국 15개 시·도지사들과 함께한 오찬에서 "사실 내 자신은 이 문제에 대해 1년 이상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나의 정치적 이해는 없지만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또 백년 후까지도 아니고 다음 대통령에 당장 어려움이 있지 않겠냐"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차기 대선주자들이 여야에 두루 포진한 상황에서 현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이들에게 부담을 주는 게 아니라는 점을 재차 피력한 발언이다.

 

작년 11월 27일 TV '국민과의 대화'에 나와 "반대하는 분들도 나중에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냐"며 반대의견을 가진 이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으로 인해 타 지역의 기업도시·혁신도시 사업이 타격을 받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여러분이 걱정하는 것처럼 세종시 때문에 다른 지역이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고 참석자들을 안심시켰다.

 

이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어디 것을 가져다 어디에 갖다 놓고 하는 것을 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곳에는 새로운 것을 가져다 놓아야 한다"며 "지역 나름의 발전을 정부가 촉진해서 여러분이 피해 보지 않도록 중앙정부가 노력할 것"이라며 '역차별론'에 대응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에 불만을 말하는 도지사들을 겨냥한 듯 "선거가 가까이 다가오니까 지사들이 선거적 발언을 많이 하더라"며 뼈있는 농담도 던졌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에서도 야당 내에서도 다를 수 있다. 소속에 따라서 완전히 의견이 뭉쳐지는 것은..."이라고 말끝을 흐린 뒤 "이 문제는 정치적 차원이 아니고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적 차원인데 너무 정치논리로 가는 게 안타깝다"고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계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정한 대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일반론적 차원의 말이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데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를 수 있는 생각들을 좁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에 방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도 "국민한테 한 약속 지키라는 건데 그렇게 말뜻을 못 알아들으시는 것 같다"고 세종시 수정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제로섬 게임이 되는 게 (국가발전에 이익이) 되겠어요?"라고 물은 뒤 "저는 (세종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 많은 이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찬에는 박준영 전남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참석 때문에 불참했고, 최근 사퇴한 이완구 충남지사 대신 이인화 지사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전남지사가 못 왔나요"라고 물은 뒤 한 참석자가 "오늘 공판이 있다"고 답하자 "잘 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상월원각 대조사 탄신 98주년 법요식에 보낸 메시지에서 4대강 사업과 G20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모든 국가적 사안에 대해 작은 이익을 앞세우는 소아적 사고와 지역분할의 정치논리에서 벗어나 국가 백년대계와 나라 전체를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국민의식이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그:#이명박,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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