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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진실화해위는 1980년 당시 언론사통폐합 및 언론인 강제해직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 언론사 통폐합 및 언론인 강제해직 사건 진실규명 기자회견 7일 오후 진실화해위는 1980년 당시 언론사통폐합 및 언론인 강제해직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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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실화해위)는 7일, 지난 1980년 11월 당시 전두환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할 목적으로 언론통폐합과 언론인 강제 해직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언론통폐합으로 신문 28개, 방송 29개, 통신 7개 등 64개 언론사가 신문 14개, 방송 3개, 통신 1개 등 18개 언론사로 강제 통폐합되었고, 172종의 정기간행물이 폐간됐으며 1000여 명 이상의 언론인이 해직됐다.

보안사 군인들, 권총 휴대하고 사주에게 위압

김준곤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은 "1980년 언론 통폐합 과정에서 사용된 공권력의 구체적인 모습, 구체적인 피해내용이 피해자 진술로 밝혀졌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국가권력이 언론을 인위적으로 재편하고 언론인을 해직시키는 것은 더 이상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점에서 위원회의 진실규명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80년 1월경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집권 방안을 검토한 데 이어 3월경 군부의 집권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중진 언론인을 회유, 공작한다는 내용의 일명 '언론대책반 K-공작계획'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작계획에는 언론인의 성향 및 시국관, 3김에 대한 지지성향이 분석되어 있다.

또 보안사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언론사에 대해서는 국세청과 감사원을 통한 세무사찰 및 경영감사를 계획하고 있었으며, 이 요구를 거부한 언론사들은 경영위해를 받을 수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안사는 계엄 상황을 이용해 언론사 사주들을 소환해 포기각서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보안사 소속 군인들은 권총 등을 휴대해 사주들에게 위압을 가했다고 진실화해위는 밝혔다.

이날 공개된 '한국적 여건에 적합한 언론순화방안 건의(1980. 7. 1)' 문건에 따르면 신군부는 '강압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계엄기간 전에 이 공작을 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당시 신군부는 방송의 공익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언론사 수뇌진을 교체하면서 DBS(동아방송), TBC(동양방송), 대구한국FM, 전일방송, 서해방송을 KBS로 통합했다. CBS에 대해서는 보도와 광고 기능을 정지시켜 종교 방송으로 제한했다.

해직 언론인, 삼청교육대 강제 입소... 취업 제한

지방지 통폐합 과정에서는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고 1도 1사 원칙에 따라 언론사와 개인재산을 환수, 기부채납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사는 7개의 종합일간지 중 신아일보를 경향신문에 통폐합시켜 6개지로 개편하고, 경제지는 4개를 2개로, 5개의 통신사 중 3개를 해산하고 2개를 통합하여 사실상 정부 소유의 단일통신사 체제로 재편성했다.

또 보안사는 표면적으로 한국신문협회와 한국방송협회의 자율결의라는 형식을 빌어 신군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의 명단을 작성, 개별 언론사에 전달해 해직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실화해위는 문서마다 숫자가 달라 해직언론인의 정확한 수는 알수 없지만 1000여 명 선이라고 밝혔다. 

해직 언론인들 중 일부는 삼청교육대에 강제 입소되어 고통을 겪었으며, 이후에도 취업을 제한당해 생계를 위협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진실화해위는 "1980년 언론통폐합 조치 및 언론인 강제해직, 정기간행물 및 출판사의 등록취소 조치에 대해 공권력을 이용해 강압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 피해자에게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국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태그:#진실화해위, #언론통폐합, #언론인 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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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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