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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MBC 연기대상에는 이변이 없었다. 여전히 '공동수상'으로 대부분 드라마의 공로를 치하했다. <선덕여왕>의 독주 속에 <내조의 여왕> 팀, <보석 비빔밥> 팀 등에 골고루 나눠주기 위해 상의 개수도 많아지는 등 여전히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운 듯 보인다. 하지만 올해엔 대상을 '고현정' 단독수상으로 결정, 과정은 껄끄럽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MBC, 실리보다 칭찬 선택

 MBC <연기대상>은 공동수상을 남발했지만 대상만큼은 단독수상함으로써 실추되었던 권위를 되찾았다.
 MBC <연기대상>은 공동수상을 남발했지만 대상만큼은 단독수상함으로써 실추되었던 권위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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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에 앞서 대상 후보로 고현정과 이요원, 김남주가 거론되었다. MBC가 누구 하나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미실을 맡아 열연을 펼쳐 시청자들이 단연 대상감으로 지목하는 고현정을 배제할 리 없으며, <내조의 여왕>의 2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김남주를 배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선덕여왕> 타이틀롤을 맡고 12회 연장에 동의해준 이요원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수상을 또 한 번 감행했다면 누리꾼들의 비난은 물론 시상식의 진정성까지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MBC도 시상식에 앞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MBC는 만큼은 실리보다 시청자들을 선택했다. 

우리나라 방송사의 시상식에서 계속 논란이 된 것은 올 한해 최고를 가리는 자리에서 방송사의 실리에 따라서 공동수상을 남발하는 행태 때문이었다. 2008년 SBS가 김희애와 박신양을, MBC가 김영민과 송승헌에게 대상을 공동 수여하며 시상식의 권위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올해 MBC 시상식도 신인상부터 공동수상이 이어졌고, 우수상, 최우수상까지 공동수상을 남발했다. 그래서 올해도 '대상 공동수상'으로 끝을 맺는가 싶었는데, 대상에서 MBC는 이변이 아닌 이변을 일으켰다. 이러한 점에서 MBC 연기대상 스스로 자신들의 권위를 되찾았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올해도 공동수상을 남발해 수상자만 해도 48명이 된다. 그래서 수상하지 못하면 '굴욕'이라고 할 정도지만 이번 공동수상에서는 받을 사람이 받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실의 시대이옵니다"... 고현정 시대를 알리다

 연기대상을 차지하며 진정한 1인자로 등극한 고현정
 연기대상을 차지하며 진정한 1인자로 등극한 고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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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MBC 연기대상의 꽃은 '미실' 고현정이다. 이번 수상에는 남다른 의미가 두 가지 있다. 그 첫 번째는 대부분 대상은 드라마의 주인공 즉, 타이틀롤을 맡은 이가 수상해왔다는 것이다.

헌데 이번 고현정의 수상으로 그 공식이 깨졌다. 타이틀롤을 맡은 이요원을 제치고 조연이었던 고현정이 수상한 것. 물론 50회를 이끌어 간 주역을 꼽으라면 단연 고현정이지만 타이틀롤을 맡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공동수상이 점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예상을 깨고 조연이 처음으로, 오직 연기 하나로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 점에서 고현정의 수상은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현정은 <선덕여왕>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팜므 파탈 악녀 미실 역을 열연해 호평을 받았고, 조연이지만 충분히 주인공에 버금가는 열연을 펼쳤다.

일례로 '미실의 저주'라고 할 정도로 그녀의 퇴장 이후 <선덕여왕>의 시청률이 떨어졌다. 그렇기에 이번 수상은 주인공은 아니어도 연기만 잘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다.

두 번째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진정한 1등이 되었다는 점이다. 데뷔 이래, 15년 만에 연기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고현정. 그녀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연기대상을 받으며 연기 인생 이래 최고의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날 고현정은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김남길과 손을 마주치며 당당한 모습으로 무대로 올라오며 미실다운 포스를 뿜어냈다. 그녀는 수상소감에서 "고맙습니다. 속을 많이 썩여드렸거든요. 화도 많이 내고 처음 받는 역이라 떨리고 그랬어요"라며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짧게 수상소감을 마치려 했다.

이에 MC 이휘재가 "그래도 대상인데 고마운 사람도 말하라"고 하자, 고현정은 "생각나는 분이 있긴 한 데 말하기도 그렇고"라며 뜸을 들였다. 고현정은 이어 "아이들도 보고 있다면 그렇고"라고 말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이어 눈물을 참기 위해 애쓰며 "고맙다"는 말만 짧게 했다.

그녀는 미실다운 포스를 풍기려 애썼지만 애써 눈물을 속으로 삼켰다. 하지만 그녀는 이날 목 놓아 울어도 괜찮았다. 힘겨운 시간을 뒤로 하고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하며 진정한 1인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릎팍 도사>에서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

"사실은 제가 1등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심은하에 밀려 언제나 2등이었다. 연기로 상을 받았던 적은 당연히 없고, 어디에 거론될 때도 항상 심은하 다음에 나왔다. 심은하가 내 후밴데.."

그래서 이날의 대상수상이 더욱 값진 것이다. 자신이 미스코리아에서도, 인기에서도 항상 1인자가 되지 못하고 2인자였다고 고백한 이후 오직 연기 하나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염원하던 1등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 MBC <여기대상>에서의 고현정 대상 수상은 어느 누구도 의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듯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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