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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강동 산하지구에 추진중인 국제중 조감도
 울산 강동 산하지구에 추진중인 국제중 조감도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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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22일 "글로벌 시대를 맞아 지역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울산 강동 지역에 특성화 중학교인 국제중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이날 오전 11시 시청에서 박맹우 울산시장, (주)아이엠케이산업 대표이사, (주)토피아에듀케이션 대표이사, 산하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 조합장 등이 참석, 4자간 조인식을 갖고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인식에는 울산시의회 윤명희 의장과 울산시교육청 김상만 교육감도 참석했는데 울산시는 "이들이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전교조 울산지부가 "교육주체의 의견 수렴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며 특히 서울의 유명 학원이 설립 주체가 되는 등 점으로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국제중학교는 현재 개발이 한창인 울산 산하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시행대행사인 (주)아이엠케이산업이 학교용지와 교사 건축비용 등 약 143억원 상당의 재산을 무상 출연하기로 결정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또한 초중등 영어교육 및 영재교육 기업인 (주)토피아에듀케이션이 약 70억원을 출연해 참여하기로 했다. (주)토피아에듀케이션은 영어 전문 토피아 어학원과 외고 입시 전문 토피아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는 입시 전문 기업이다.


22일 울산-기업 투자 양해각서 체결


울산국제중학교는 앞으로 학교법인 설립인가와 학교설립계획 승인을 얻으면 바로 공사 착공에 들어가 2013년 3월 개교한다는 계획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22일 오후 전교조 울산지부가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울산시가 교육청, 교육위원회, 시의회, 교원노조를 비롯한 교원단체와 상의하지 않고, 단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전교조 울산지부 장인권 지부장은 "한나라당마저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어고등학교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의 국제중 설립 움직임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울산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교육을 동원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천박한 강동권개발 산하지구내 국제중 설립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교조는 "백년지대계인 학교 설립이나 교육정책 입안은 교육주체들의 여론수렴과 교육전문가들의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교육 당사자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한 교육정책은 반드시 갈등과 파행을 불러와 교육 불신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교조는 "이번 국제중 설립계획은 울산교육청의 주무부서는 배제한 채 울산시가 주도하고 있는 사업이라 더 우려가 크다"며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외국어고 폐지 흐름과도 정반대로 배치되는 사업"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울산교육청이 추진중인 기숙형 공립학교인 서생중과 관련지어 "서생중 입학 경쟁률이 10대1로 나타났듯 연간 500만~1000만원의 수업료를 분담해야 하는 국제중학교에 대한 경쟁 역시 필연적"이라며 "우수한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은 사교육비를 증가시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설립주체에 대해 "학교설립에 학원관계자가 투자할 경우 학교를 이윤창출의 장으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특히 울산 국제중 설립에 서울의 기업형 학원이 참여했다는 것은 이런 우려를 더욱 크게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또 "의무교육인 중학교마저 평준화를 해체해 사회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며 "서울의 경우 국제중 설립 때 심각한 사회갈등이 발생했고, 현재도 국제중이 위치한 지역에서 위화감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또한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부자학교를 동원하는 정책은 평등교육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만약 국제중이 이 지역 부동산 활성화에 기여한다면 이후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학교를 팔아먹는 끼워팔기 상술에 대한 유혹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전교조 울산지부는 사회적 합의 없이 국제중 설립을 강행되면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국제중 설립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저지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국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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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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