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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전야인 24일에 지난 7월 미디어법 전쟁과 같은 국회 난투극이 또 한번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대강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차질 없는 국정운영을 위해 오는 23~24일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내일(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한 뒤 예산안 심의 조정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야당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더라도 계수조정소위에 참여하면서 반대하고 타협하고 접점을 찾는 게 의회정치의 기본"이라며 25일 이전 새해 예산안 처리 원칙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민주당-자유선진당 등 야4당 "4대강 예산 삭감" 최후통첩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4대강 예산 삭감 없이는 예산안을 처리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갈등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은 취약계층에 찬바람을 불어넣으면서 4대강에 온통 예산을 틀어박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예산국회를 통해 (취약계층 보호 예산을) 꼭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해 한나라당의 단독 질주를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뿐만 아니라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다른 야당과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도 대여 투쟁의 고삐를 죄고 있다. 민주당 등 야4당과 무소속 유성엽 의원은 이날 오후 긴급 성명서를 내고 ▲ 4대강 사업 관련 수공 이자지원비 800억 전액 삭감 ▲ 4대강 사업비 2.5조원(총 3.5조원) 삭감 ▲ 4대강 사업연도 5년 이상 연장 등 3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또 "내일 오전 9시까지 한나라당 원내지도부가 확실한 답을 주지 않는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했다. 계수조정소위 불참은 물론 예결특위 전체회의까지 '보이콧'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결특위 민주당 간사인 이시종 의원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4당은 확실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해 예산안 투쟁이 간단히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야4당은 내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민생예산 쟁취 결의대회'도 준비하는 등 장외 투쟁도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또 내일 밤 9시 반 국회 본관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야4당의 공동 투쟁선언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예결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이날 오후 "지난 3일 여야 간사가 합의한 대로 연내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야당이 계수조정소위를 거부한다면 단독 소위를 먼저 구성해 심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4당이 정한 시한(15일 오전 9시)에 대해서도 그는 "4대강 예산 증감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소위에서 심의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결특위 내에서 모든 쟁점을 해소하자는 반박이다. 김 의원은 "야4당에 내놓을 답변은 이것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4대강 예산 삭감-미디어법 재개정' 요구 시한 끝... 15일 정국 분수령 

 

이처럼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국회는 점차 파행으로 치달을 준비를 하고 있다. 분수령은 내일이다. 야4당은 내일 한나라당이 4대강 예산 삭감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예결특위 가동을 중단시키겠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야4당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적어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저지가 길어질 경우, 한나라당은 예고한 대로 23일에서 성탄절 전야(24일) 사이에 예산안 단독처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또 민주당이 미디어법 재개정과 관련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최후통첩'한 시한도 내일이다. 민주당은 김 의장이 미디어법 재개정을 천명하지 않는다면 사회권 거부를 비롯한 물리력 동원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내일 이후 국회에서 '미디어법-예산안' 2개의 전선에서 동시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은 내일 오후 3시 명동에서 '한명숙 죽이기 정치공작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한명숙 공대위 집회도 예정돼 있어 연말을 앞둔 정치권의 갈등은 깊어만 가고 있다.

 

한편 김정훈(한나라당)-우윤근(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회동을 열고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 협의에 들어갔다.        

 


태그:#예산안, #국회, #한명숙, #4대강, #미디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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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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