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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래
▲ 빨 래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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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아이가
오줌으로 그린
섬하나
하얀 물소리에 씻겨서
빨랫줄에 널리고

언덕보다 높은 꿈을 꾸는
갖가지 옷가지들
옥상마다 높이 걸려서
바람의 몸을 빌려입고
하늘까지 나들이 갔다
돌아온다

엄마의 손끝에서
날마다 파도처럼
하얀 거품에 씻기는
때묻은 얼룩들

온종일 환한 햇살 속에서
보송보송
아기의 속살보다
하얗게 표백되어서
도돌이표처럼 돌아온다

래
▲ 빨 래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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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메모] 요즘은 동네 골목길을 지나다녀도, 건물 옥상이나 골목길 담벼락에 널린 빨래 널어 놓은 풍경을 잘 구경하기 힘들다. 세탁기의 탈수기를 이용해서 빨래를 짜고, 일회용 아기 기저귀를 쓰는  때문일까. 바람에 펄럭이는 하얀 아기 지저귀 널린 풍경은 정말 구경하기 힘들다.

내가 어릴 적만해도 동네 가운데 공동 우물 빨래터가 있고, 가까운 강이나, 냇가에서 빨래하는 모습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세탁기가 나온 이후, 주부들은 대부분 손빨래보다는 세탁기 빨래를 이용한다. 그러나 빨래는 세탁기 빨래보다 손빨래가 휠씬 깨끗하고 고급옷은 꼭 손빨래를 해야 오래 입는다.

빨래의 매력은 하얀 거품을 일구어 깨끗하게 빨랫줄에 널고 난 뒤의 개운한 기분이다. 이럴 때 알게 모르게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확 풀리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대개의 주부들에게서,  빨래는 더러운 옷가지를 씻는다는 의미를 초월한, 마음의 빨래라 하겠다.


태그:#빨랫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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