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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1일 저녁 7시 35분]

시야율 과대광고 논란은 빚은 캐논 DSLR 카메라 'EOS 7D'에 대한 환불 조치 공지문.
 시야율 과대광고 논란은 빚은 캐논 DSLR 카메라 'EOS 7D'에 대한 환불 조치 공지문.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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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싸움이 끝난 것 같진 않습니다."

카메라 동호회 사이트(slrclub.com)에 올라온 누리꾼 '하람아빠'의 말이다.

캐논 DSLR 카메라 'EOS 7D' 시야율과 관련 '허위·과장 광고' 논란을 빚은 캐논은 지난 3일 '시야율 실측 후 환불'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하람아빠는 "어처구니없는 시야율 오차범위(98~100%)에 대해 '약100%'라는 표현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캐논이 아직도 스펙을 98%나 99%로 수정하지 않았다"며 "스펙에 맞지 않는 제품에 대해서는 무기한 환불·교환에 대한 확답을 받을 때까지 싸움이 계속되어야 할 듯싶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 '캐논의 굴욕'으로까지 표현될 정도로 캐논은 대대적인 환불 조치에 나섰고 이로 인해 '시야율 과장 광고'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일부 'EOS 7D' 사용자들은 "캐논의 환불 광고에 기만 당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캐논이 소비자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내놓기는커녕, 오히려 환불 과정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정당화하는 '환불 확약서'를 작성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사용자들은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캐논의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시야율 100%' → '시야율 약 100%' → 환불

지난 9월 출시된 캐논 'EOS 7D'는 핵심 성능 중 하나인 '시야율 100%'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과대·과장 광고' 논란이 일었다.

시야율이란 카메라의 뷰파인더에 피사체가 보이는 비율을 말한다. 즉, 시야율이 100%면 뷰파인더에 보이는 그대로가 사진에 촬영되고, 100% 이하면 뷰파인더로 본 영상보다 더 많이 찍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야 한다. '시야율 10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부품인 펜타프리즘이 더 커져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 값도 비싸진다.

이 때문에 카메라 제조업체들도 고가의 최고급 카메라에서만 '시야율 100%'를 구현했다. 캐논의 대표 기종인 1:1 FF카메라 'EOS 5D'도 시야율이 96%에 불과했고, 그 후속 기종인 'EOS 5D mark2'도 98%의 시야율에 그쳤다.

따라서 220만 원대이면서도 '시야율 100%'라고 광고한 캐논 'EOS 7D'는 카메라 애호가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일본 DSLR 카메라 잡지인 'DCM'과 누리꾼들이 실측한 결과 'EOS 7D'의 시야율이 100%가 아니라 97% 전후라는 결과가 나왔다. 시야율 논란이 확산되자, 캐논은 지난 10월 말 '시야율 100%'라는 광고 문구를 '약 100%'라고 급히 수정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캐논의 조치가 "꼼수"라며 항의를 계속했고, 결국 캐논은 지난달 중순 홈페이지 공지란을 통해 "연내 실측 장비를 도입, 측정 후 기준에서 벗어나는 제품에 대해서는 수리, 교환, 환불을 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실제 캐논은 지난 4일부터 'EOS 7D'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측 및 환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21세기판 사사오입... 캐논이 소비자를 원숭이로 알고 있다"

캐논은 시야율과 관련 자사의 내부 규정을 인정하는 환불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환불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캐논은 시야율과 관련 자사의 내부 규정을 인정하는 환불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환불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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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캐논이 환불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공지에서 소비자들에 대한 어떤 사과나 재발방지 대책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캐논은 시야율에 대한 '내부 규정'을 내세워 시야율 과장 광고에 대한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캐논은 공지문에서 "'EOS 7D 뷰파인더 시야율은 스펙 상에 약 100%로 표시하고 있으며, 상하, 좌우 모두 99%±1%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EOS 7D는 위 기준을 기초로 캐논의 내부 규격에 의해 제조되었다"고 밝혔다. '내부 규격에 따르면 절대 과대광고가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캐논은 여전히 제품 제원표에 "가로/세로 시야율 약 100%"라고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시야율은 가로, 세로 비율이 아니라 면적으로 표시하는 것"이라며 캐논측의 해명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캐논의 '내부 규격'에 따르면 '상하, 좌우 시야율 98%'도 '시야율 약 100%'가 된다. 그러나 이를 면적으로 계산하면 약 96%(0.98x0.98=0.9604) 정도의 시야율이 나온다.

이에 대해 누리꾼 'MIRiyA'는 "시야율 96%도 '시야율 약 100%'라면 시야율 98%의 캐논 5D mark2도 '시야율 100%' 아니냐"고 반문한 뒤, "이건 21세기판 사사오입"이라며 "캐논이 소비자를 원숭이로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EOS 7D' 사용자들이 캐논으로부터 시야율을 측정 받은 결과 대부분 97.5%~98.05%(면적기준)의 시야율을 보이고 있다.

일본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 규정상 시야율의 오차 범위는 소수점 첫째 짜리에서 사사오입하는 것까지 허용한다. 캐논의 주장대로 '시야율 약 100%'가 되려면 '99.5%'이상이 나와야만 한다는 말이다. 캐논 스스로도 'EOS 7D' 이전에 출시한 'EOS 5D mark2'의 경우 시야율에 대해 정확하게 98%라고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캐논은 'EOS 7D'에 대해 '가로/세로 비율'을 기준으로 한 '내부 규격'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캐논은 자사의 '내부 규격'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환불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환불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즉 시야율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사용자 스스로 인정 하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은 환불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누리꾼 '상민상우아빠'는 "시야율 100%가 아니면 고객에게 사과하고, 사후 처리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 진행되고 있는 환불 조치는 마치 '우리는 잘못이 없지만, 고객들을 만족 시켰다'는 광고용으로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캐논의 내부 규정을 인정해야만 환불 처리가 가능하다는 말은 우리들이 공정위에 제기했던 허위 과장 광고 문제와 정당성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공정위가 캐논의 문제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유저들 사이에서 환불 및 시야율 측정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태그:#캐논 , #EOS 7D', #시야율, #허위·과장 광고, #환불 거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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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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