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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4일 오후 2시 33분]

 

4일 법원이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검사 7명 명단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항소심에서 1심 판결(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노 대표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8부(재판장 이민영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녹취록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검찰이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법제사법위원회가 열리기 직전 발언 내용을 국회의원회관에서 보도자료로 배포한 것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해당한다"며 검사의 공소권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삼성 X-파일' 관련자 처벌 못해... "상식과 정의가 절반만 이겼다"
 
검찰이 상고를 하지 않을 경우, 4년 3개월을 끌어온 '삼성 X-파일' 사건은 이날 법원 판결에 따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절반의 승리'라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싸우는 동안 삼성 X-파일 관련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떡값 제공자로 지목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1심 재판에서 증인 출석을 거부하다가 구인장을 받고 나서야 재판장에 나와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2심 재판 과정에서 두 차례 구인장을 받고 과태료까지 물었지만 끝내 재판장에 나서지 않았다.
 
심상정 전 대표는 "오늘 재판 결과는 정당하고 상식적인 것이지만, 상식과 정의가 절반만큼 이긴 것일 뿐"이라며 "재판장에 서 있어야 할 사람은 노 대표가 아니라 떡값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부당한 세력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 대표도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삼성 X-파일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그는 "오늘 판결은 내 문제를 넘어서 삼성 X-파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며 "삼성, <중앙일보> 관계자, 전·현직 검찰 등 모든 주체들이 삼성 X-파일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의 나머지 300여개 녹취테이프가 아직 서울중앙지검에 남아 있다"며 "17대 국회가 특검까지 도입했음에도 제대로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18대 국회가 나서 새로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노회찬 "어둡고 긴 터널 벗어나... 불의에 맞선 진심, 국민 평가 받겠다"
 

4년여 만에 '검은 족쇄'를 풀게 된 노 대표는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노 대표는 항소심 선고 결과에 대해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난 느낌"이라는 소회를 밝힌 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거대권력과 불의에 맞서 싸운 내 진심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원내대표도 "우리 모두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억울한 일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고, 진실과 정의는 승리한다는 게 입증됐다"며 "여러 난제가 있지만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 지방선거 승리를 향해 전진하자"고 노 대표의 도전에 힘을 실었다.

태그:#노회찬, #삼성 X파일, #진보신당,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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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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