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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겨울 산행 시기이다. 사계절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산행에서 특히 겨울 산행은 겨우내 속살을 드러낸 능선이나 계곡가를 체험할 수 있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추위 탓에 바깥 나들이가 쉽지 않은 겨울. 산행은 건강을 다지고 새로운 1년을 준비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올 겨울엔 서울을 중심으로 서울근교 32산을 나누어 종주하기로 했다. 검단지맥인 검단산을 시작으로 시계방향으로 종주해 최종적으론 천마지맥을 따라 예봉산에서 종주를 마치는 일정이다. 종주는 예봉산과 검단산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팔당대교를 기점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서울근교산 종주 1일차, 검단산에서 청량산 남한산성 서문까지

검단산 능선
 검단산 능선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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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마지막 일요일 아침. 기온이 적당한 것이 춥지도 않고, 하늘엔 먹구름만 살포시 덮힌 하늘이다. 아침 일찌감치 국수행 전철을 이용해 팔당역에 도착, 팔당대교를 걸어서 넘는다. 한강을 걸어서 건너는 기분. 예봉산과 검단산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품세와 더불어 숨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다리를 건너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외창모루 들머리에서 종주산행을 시작한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오솔길을 따라 내려다 보이는 한강 물줄기, 유려한 산능선을 따라 억새가 하늘거리는 모습이 한폭의 풍경화가 따로 없는 듯하다.

하남시 애니메이션고 들머리에서 출발해 유길준묘로 올라오는 산행 코스가 서로 만나는 능선 삼거리부턴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몰린다. 검단산 정상(657m)은 넓은 평지가 있어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일행들을 기다리는 만남의 장소로 활용된다.

검단산 정상에서 남쪽 능선을 따라 이동해 도착한 용마산(596m)은 뛰어난 전망을 보인다. 정상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양수리와 두물머리 인근 전경이 아름답기만 하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사과와 떡으로 약간의 허기를 달래본다.

용마산 정상. 운해와 일출 풍경이 뛰어난 곳이다.
 용마산 정상. 운해와 일출 풍경이 뛰어난 곳이다.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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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산에서 노적산(388.5m)에 이르는 구간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않는 곳이라 아주 한적한 산행이다. 사람들 발자취가 별로 없는 탓에 오솔길엔 낙엽들이 수복히 쌓여있다. 낙엽으로인해 운치있고 푹신한 오솔길을 따라 광주시 중부면 광지원리로 이동한다.

이 구간은 광지원리에서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는 국도를 건너 다시 산으로 오르는 구간이다. 남한산성 수어장대, 한봉, 벌봉으로 오르는 산행 표지판을 따라 노적산 정상을 오르는 가파른 경사지로 오른다. 초행자는 찾기가 쉽지않은 구간이다.

노적산. 광지원리에서 오르는 급경사로 가장 힘든 구간이다.
 노적산. 광지원리에서 오르는 급경사로 가장 힘든 구간이다.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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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종주구간 중 가장 힘든 코스다. 힘들게 오른 노적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는다. 일행 각각의 배낭을 풀어보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맛있게 삶아온 꽃게와 쫄깃쫄깃한 과메기, 시큼매콤달콤한 홍어무침 등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니, 안개가 자욱한 노적상 정상이 바로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듯하다.

노적산에서 남한산 벌봉구간으로 종주산행을 계속해 약사산(415.9m)과 약수산(407.1m) 능선을 거쳐 남한산성 도립공원내 한봉(418.1m)과 벌봉(522.4m) 교차로 입구에 도착한다. 오솔길 사이로 역사의 때가 묻은 투박한 산성이 운치있게 다가온다.

남한산성 외곽 한봉성.
 남한산성 외곽 한봉성.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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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급경사지를 힘들게 오르니 이에 보상이라도 하듯 평탄한 산책로를 맞이한다. 길고 긴 산성을 따라 암문과 북문을 지나 서문으로 이동하니 역사의 현장을 걷는 기분이 절로 난다.  

보슬비가 내리는 남한산성은 휴일임에도 찾는 이가 별로 없는 한적한 공간으로 일행을 맞는다. 자욱한 안개너머로 길고 긴 산성이 꼬리를 감추고 있다. 우뚝 솟은 소나무 군락과 산성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겨울비와 안개에 쌓인 남한산성
 겨울비와 안개에 쌓인 남한산성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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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서문에서 마천동으로 하산해 일행들과 함께 하산주를 나눈다. 따끈한 순대국과 구수한 막걸리로 서울근교 종주산행 1일차 일정을 마무리하며, 다음주간 휴일의 2일차 종주산행일정을 기약한다.


태그:#서울근교 종주산행, #검단산, #용마산, #노적산,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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