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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태안 앞 바다에서 꽃게가 대량으로 어획되었다. 그러나 태안 어민들은 꽃게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산물은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 꽃게 대풍 태안. 올 가을 태안 앞 바다에서 꽃게가 대량으로 어획되었다. 그러나 태안 어민들은 꽃게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산물은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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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발생한 기름유출사고 피해지역인 태안 앞 바다에서 올 가을 꽃게 어획량이 전년 대비 약 20만톤 이상 증가하면서 때 아닌 '꽃게 대풍'을 맞았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기름유출사고로 인한 생태계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실제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은 꽃게 이외에 어획되는 수산물의 어획량은 급감했다고 주장한다.

올해 꽃게잡이에 나선 김남석(신진도, 어민)씨는 "바다에 나가보면 알겠지만 꽃게 이외에는 잡을 것이 없다"며 "대부분의 수산물이 감소했지만 꽃게 때문에 이런 상황을 말 못하고 속만 태우는 어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산수협의 최근 3년간 어획량을 비교해보면 꽃게 어획량은 지난 2007년 약 50만톤에서 2009년 11월 기준 83만톤으로 약 33만톤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오징어의 경우 지난 2007년 120만 상자에 달하던 어획량이 올해 38만 상자로 급감했으며, 대구의 경우도 지난 2007년 어획량이 약 4만 상자를 초과했으나 올해는 10분의 1에 해당하는 4000상자에 그쳤다.

이처럼 꽃게 이외 수산물의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어민들의 말 못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백사장항에서 개막된 대학축제에 참가한 김 아무개(56세, 어민)씨는 "올해 대하 어획량이 거의 없어 자연산 대하의 경우 1kg에 9~10만원까지 거래되었다"며 "어쩔 수 없이 축제를 열었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 찾아오는 관광객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름유출사고 이후 해파리가 이상 증식했을 뿐 수산물은 크게 감소했다"며 "해파리가 너무 많이 증식해 보통 10시간 걸리던 그물작업이 요즘은 2배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또한, 태안 만리포에서 낚시배를 운영하고 있는 태안군선주연합회 이성원 부회장은 "선상낚시객들을 태우고 바다에 나가면 하루 1~2kg도 못 잡고 돌아오는 낚시객이 많다"며 "미안한 마음에 근처 수산물 가게에서 도리어 수산물을 구입해 대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어민들은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사고 발생 2년이 지나도록 대부분의 수산물이 급감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지만 일부 수산물의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이렇다 할 하소연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안군비수산대책위원회 문승일 사무국장은 "유화제 살포로 인해 기름이 바다속 저층에 가라앉아 이를 먹고 자란 바지락, 굴 등에서 기름 냄새가 여전하다"며 "태안 앞 바다는 아직도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태안기름유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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