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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육연수원에서 바라보는 동해안 앞바다는 세계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제발 토목공사 하지 말고 그대로 놔둬라."

 

울산 동구청이 천혜의 동해안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이 지역 대왕암공원을 1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고래체험장으로 만들려는 사업을 추진하자 울산시의회 이은주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동구청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대왕암 고래생태체험장 개발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1048여억 원(시비 및 구비 각 206억7천500만원씩, 민자634억7천500만원)이 투입된다.

 

대왕암공원 일대에 파도막이 기능을 살린 가두리양식장 개념의 부채꼴 데크 설치, 돌고래를 가두어 두고 육지 체험장과의 사이에 수중통로를 만들어 돌고래가 드나들도록 하는 시설 공사 등이 그 사업이다. 

 

울산대왕암공원을 포함한 울산 동구 일산동은 인근 경주의 신라시대 왕들이 나들이를 즐겨왔다는 문헌이 있을 정도로 경관이 아름답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 시절 이 바닷가에 현대중공업이 들어서면서 경관의 일부가 매몰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MJ(동구에서 5선을 한 정몽준 의원)계인 정천석 동구청장이 울산대왕암공원 내에 있는 울산교육연수원을 정주영박물관으로 만드려고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2006년 11월 7일 'MJ계 구청장 '정주영박물관' 추진에 교육계 반발')

 

그런 동구청이 이제 교육연수원을 포함한 대왕암 공원 전체를 고래생태체험장으로 만드려고 하는 것. 울산교육청은 당시 교육연수원 이전을 반대하다 지난 2007년 12월 김상만 울산교육감이 당선한 후 양측이 이전에 합의, 2013년까지 교육연수원을 이전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동구청이 고래생테체험관에다 어물쩡 정주영박물관을 포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동구청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대왕암 고래생태체험장 개발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2단계로 나눠 추진되며 1048여억 원(시비 및 구비 각 206억7천500만원씩, 민자634억7천500만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의 전초단계로 울산 동구청은 고래생태체험장 타당성 조사비 면목으로 2010년도 자치단체 경상보조금 2억3천만원을 요구했고, 내년도 예산안을 다루고 있는 울산시의회가 이를 심의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물론 시의회에서조차 이 사업에 부정적이다. 이미 남구청이 고래도시를 선언해 각종 고래 관련 사업을 추진중인데, 동구청도 나서면 이중 사업이 된다는 것.

 

고래를 너무 우려먹지 말라는 지적도 그레서 나왔다. 지난 11월 30일 관련 예산을 심의한 서동욱 시의원은 "바다에 접한 구·군들이 모두 고래를 테마로 한 사업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살려 남구 한 곳만을 고래특구로 남겨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산 남구 장생포는 과거 우리나라 고래잡이 기지로 유명했고, 남구청이 이를 계승시킨다며 최근 7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고래생태체험관을 완공, 현재 관람객들이 이어지고 있는 등 고래관광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을 두고서다.

 

하지만 동구청과 이 사업을 승인한 울산시의 생각은 공고하다. 남구는 장생포에 고래박물관 등 시설 위주의 고래관광에 주력토록 하고, 동구는 대왕암공원에서 체험 위주의 고래관광을 육성한다는 것.

 

이에 대해 이은주 시의원은 "제발 자연환경에 토목공사를 벌이지 말라"며 "굳이 한다면 자연 그대로를 놔주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청소년수련시설 정도만 갖추는 게 낫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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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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