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지역 세금으로 운용되는 지자체의 공공 금고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은 다시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마땅합니다. 경기도금고의 운용수익으로 예산이 없어 못한다는 무상급식비로 쓰도록 합시다."

전국농협노동조합 경기인천지역본부(아래 농협노조경인본부, 본부장 민경신)은 16일 낮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경기도금고의 운용수익을 활용해 학교 무상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집회에는 농협노조 조합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연간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경기도금고 운영규모를 본다면 그 수익률은 0.1%만 따져도 최소 1천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라면서 "경기도와 농협중앙회는 경기도금고 운용수익을 경기도민을 위해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또한 "오늘부터 시작되는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교육청에서 제출한) 초등학생 대상 무상급식 예산안이 다루어질 예정이지만 지자체의 예산부족을 이유로 삭감될 수도 있다고 한다"면서 "도금고 수익을 농업지원기금과 학교급식 지원기금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금고와 시금고 유치 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온갖 구린내가 난다"

아울러 이들은 "2010년 3월 만기 도래하는 경기도금고 지정은 올해 11월 24~25일 접수하여 12월중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도금고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밝혔다.

민경신 본부장은 "도금고와 시금고 유치 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온갖 구린내가 난다"면서 "경기도와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운용수익 지역 환원과 도금고 운용 규모조차 밝히길 꺼려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 본부장은 "금고 기부금과 운용수익을 활용해 무상급식에 지원해야 한다"면서 "무상급식 지원은 우리농업을 살리는 길이기도 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격려사를 맡은 마화용 전국사무국융연맹 부위원장은 "전국의 여러 투쟁 현장을 다녀봤지만 도금고 운용 수익을 지역사회에 제대로 환원하라고 투쟁하는 곳은 많지 않다"며 "동지들의 투쟁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농협노조 경인본부는 18일까지 집회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도내 각 지역별로 도민들에게 도금고 운용 수익 환원과 투명한 선정에 대한 서명운동을 진행할 방침이다.

"금고 지정 과정도 투명할뿐더러 운용 수익도 공개적으로 집행"

이와 관련 경기도와 농협중앙회 경기도본부 쪽은 노조의 집회에서 나온 요구 사안에 대해 이해할 수도 없으며, 이미 투명하게 도금고 선정과 운용 수익 기부금이 집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 세정과 관계자는 "금고 지정은 일반경쟁으로 금융기관 제안서를 받아 공무원3명, 도의원2명, 시민단체·전문가 4명 총 9명의 심의위원을 구성해 제안서를 평가해 공정하게 하고 있다"며 "(집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금고에서 발생한 이자수입 등 모든 수입을 예산에 편성해 쓰고 있는 데, 그걸 예산에 편성하지 말고 어떤 식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도 "금고 지정 과정도 투명할 뿐더러 운용 수익에 따른 기부금은 이미 정상회계 처리돼 공개적으로 집행으로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도 노조에서 이상이 있는 것처럼 얘기해 검찰에서도 조사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게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금고는 '도세 등 각종 세입금 수납'을 비롯해 도 예산 전반 즉, '각종세출금의 지급과 자금 배정', '유휴자금의 관리', '현금 수납과 지급', '수입 증지 출납 보관' 등의 업무를 맡은 금융기관을 말한다.

2007년 4월 1일부터 현재까지 경기도의 일반회계 자금을 맡은 도금고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인데, 일반회계와 기초생활보장 기금 등 14개 기금 10조원(2007년도 예산기준) 규모의 자금을 취급하고 있다.

도금고 지정은 3년 단위로 이뤄져 계약기간은 내년 3월 31일 끝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