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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本寺)로 현재 충청남도 70여 개 사찰을 관리하고 있는 천년고찰이다.〈태화산마곡사사적입안 泰華山麻谷寺事蹟立案〉에 따르면 신라 선덕여왕9년(서기640년)에 중국 당나라에서 돌아온 자장(慈藏)율사가 통도사·,월정사와 함께 창건한 3대사찰로 수차례 화재가 있은 뒤고려중기 때 보조국사 지눌(知訥)에 의해 중건되었다고 한다. 또한 마곡사는 항일독립운동가 김구선생이 일본 헌병 중위를 죽이고 잠시 피신해 있던 곳으로도 유명 한곳이다.

가을은 산속의 가람을 비켜가지는 못했나보다.
▲ 마곡사의 가을 가을은 산속의 가람을 비켜가지는 못했나보다.
ⓒ 양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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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의 가람배치는 대웅보전(보물 제801호)·대광보전(보물 제802호)·5층석탑(보물 제799호)이 다른 사찰과는 다르게 남북으로 일직선으로 배치된 특이한 형식을 하고있으며 주변으로는 영산전(보물 제800호)과 응진전·명부전·국사당·대향각·흥성루·해탈문·천왕문 등의 부속건물이 있다. 그밖에 중요문화재로는 감지은니묘법연화경 권1(보물 제269호), 감지금니묘법연화경 권6(보물 제270호), 석가모니불괘불탱(보물 제1260호), 동제은입사향로(지방유형문화재 제20호), 동종(지방유형문화재 제62호) 등이 마곡사에 있다.

천년고찰 마곡사를 지나서 오늘도 유유히 흐르는 마곡천의 가을풍경이 아름답기만하다
▲ 마곡사앞으로 흐르는 마곡천의가을 천년고찰 마곡사를 지나서 오늘도 유유히 흐르는 마곡천의 가을풍경이 아름답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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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비단 붉은 색만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은 아닐 것이다. 형형색색 각각의 색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천년고찰 마곡사를 뒤로하고 십여리를 내려오다 보니 지나는 길손을 붙잡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하룻밤 일행들과 유(留)하고 가기로 한다. 금강으로 흐르는 마곡천의 단풍은 지나침이 없이 단아해서 우리네 여인들의 미소와도 많이 닮아있는 듯하다. 철 지난 솔밭유원지는 지난 여름 왁자지껄 번잡스러웠을 터인데 지금은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고즈넉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마곡사를 가는길에 있는 솔밭유원지인데 솔향기가 가득한곳이다.
▲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를 가는길에 있는 솔밭유원지 마곡사를 가는길에 있는 솔밭유원지인데 솔향기가 가득한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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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왁자지껄 번잡스러웠을 솔밭유원지가 이제는 고즈넉한 분위기이다.
▲ 솔밭유원지의 가을풍경 지난여름 왁자지껄 번잡스러웠을 솔밭유원지가 이제는 고즈넉한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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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때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힘들때 힘을 보태주는 고맙고 소중한 인연들이다.
▲ 지인들과 함께 가을을 담는다. 지칠때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힘들때 힘을 보태주는 고맙고 소중한 인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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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한점도 없어 마치 겨울어름판처럼 잔잔한 계곡물에 지인들과 함께 낚시대를 드리워본다. 그 옛날 강태공들처럼 말이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고개를 들어 건너편 아름다운 가을풍경을 바라보니 강태공들의 마음은 이미 만선(滿船)이다. 이따금 낚이는 마자와 모래무지는 오늘밤 매운탕거리요 배가사리와 메기는 얼큰하고 시원한 아침 해장국거리가 될 것이다. 그렇게 낚싯대를 넣기가 무섭게 한마리 두마리 낚여서 올라온다. 잔손맛에 강태공들의 입가엔 미소가 스르륵 번져나간다.

솔밭사이 그늘진곳에 표고버섯을 재배하고있었는데 솔향기와함께 어우러져 향이 더욱진하다.
▲ 표고버섯 솔밭사이 그늘진곳에 표고버섯을 재배하고있었는데 솔향기와함께 어우러져 향이 더욱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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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밭사이 그늘진 곳에서 재배되고 있는 표고버섯(윗사진)인데 마치 송이버섯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솔향기와 잘 어우러져 더욱 향기롭다. 저녁식사 때 살짝 더운물에 데쳐나온 표고버섯을 한입 입안 가득 담았는데 진하디진한 표고버섯 특유의 향이 입안 가득 번져나갔다. 표고버섯이 향기롭고 맛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솔밭에 놓아키우는 토종닭과 헛개나무,황기,대추,인삼...등 10여가지 한방재료와 좋은 물로 끓여서인지 맛이 아주좋다.
▲ 솔밭유원지 한방 닭백숙 솔밭에 놓아키우는 토종닭과 헛개나무,황기,대추,인삼...등 10여가지 한방재료와 좋은 물로 끓여서인지 맛이 아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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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두루두루 여행을 다니다 보면 많은 음식들과 마주하게 된다. 먹는 기쁨이 여행을 즐겁게 해주는 또하나의 묘미(妙味)라면 섣부른 비유일까. 마곡사에 들려 지인들과 함께 우연히 찾아들었던 솔밭유원지, 그곳에서 또하나의 기쁨을 우리 일행들은 맛보았다.

그냥 평범하기 그지없는 어디서나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닭백숙 딱히 한방백숙이라고해서 별반 차이는 없으리라는 자만으로 자리에 앉았다. 제법 황기향과 인삼향이 코끝을 자극해오지만 그저그런 닭백숙이라는 생각을 한입먹기 전까지는 갖고있었다. 부글부글 적당히 끓여졌을 때 한숟가락 국물을 떠서 입안에 넣으니 조금전의 자만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은은한 인삼향과 황기향 그리고 엄나무와 대추향까지...

모든 음식은 배합(配合)이 잘 되어야하고 잘 어우러져야하며 정성(精誠)이 많이 들어갈 수록 맛이 진하다라는 진리를 오늘 새삼스럽게 느껴본다. 솔밭유원지의 한방닭백숙을 먹어보지않고서 글과 사진으로 맛과 향을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방금 전의 자만은 어느새 자랑으로 바뀌었다.

제대로 익히고 숙성되어서 입안가득 시원함과 아삭함이 전해져 느끼함을 잊게해준다.
▲ 솔밭유원지의 백김치 제대로 익히고 숙성되어서 입안가득 시원함과 아삭함이 전해져 느끼함을 잊게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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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갈비집에서나 볼 수 있는 백김치가 곁들여져 나온다. 어찌나 맛이 있던지, 닭백숙이 익기도 전에 이미 한그릇씩 모두 싹싹 비운 지 오래다. 시원함과 아삭함은 무엇으로 표현해야할지 수식어를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리고,잠시 다른 생각을 해본다. 백김치국물에 국수를 말아서 먹으면 어떤 맛일까하는 그런 생각.

짙어가는 가을여행 길손에게는 좋은 추억거리로 남았다. 좋은 지인(知人)들과 산사(山寺)의 가을의 여유로움도 배우고 입안가득 솔향기와 가을향기를 담을 수 있었다.

일상의 찌든때를 모두 털어버리고 올 수 있는곳이다.
▲ 한방백숙과 낚시를 할 수 있는 솔밭유원지 일상의 찌든때를 모두 털어버리고 올 수 있는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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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와 솔밭유원지는 최근 개통된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마곡사나들목을 이용하면 가장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다. 깊어가는가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공주시 사곡면의 마곡사와 솔밭유원지를 추천해본다.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마곡사, #솔밭유원지, #한방닭백숙, #마곡천, #가을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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