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불의의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가족을 위해 지역주민들이 팔을 걷고 나서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를 통해 온정의 손길도 전해줘 지역봉사의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태안군 근흥면 새마을협의회(회장 박복임) 회원들.

 

실의에 빠진 가족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다

 

이 단체는 지난달 30일 근흥면 마금1리의 한 생강밭에서 실의에 빠진 가족들을 위해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하루 동안의 시간을 할애해 일손돕기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30일 마금1리의 한 생강 밭. 생강 밭에는 80여명의 주민들이 분주한 손길로 생강 수확에 한참이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생강을 캐는 손길마다 정성이 묻어난다. 얼굴마다 구슬땀이 흘러내리고 있지만 일손을 돕는 표정만은 밝은 모습이다.

 

이들은 지난 9일 근흥면 수룡리 입구 다리 부근에서 트럭을 몰고 운행하던 중 언덕에서 내려오던 활어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아오던 중 26일 생을 달리한 마금1리 故 이윤구 새마을지도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실의에 빠진 가족들을 위해 일손 돕기에 나섰다.

 

이날 800여 평의 이씨 생강 밭에는 근흥면 새마을지도자 30여명과 면사무소 직원 10여명, 희망근로자 40여명 등 80여명이 생강수확 일손 돕기에 참여했다. 참여한 주민들의 정성어린 손길 탓인지 넓게만 보이던 생강수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생강 줄기를 뽑고 흙을 털어 생강을 잘라내 차곡차곡 자루에 담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웃음으로 가득 찼고, 분주한 손길 속에 생강 밭은 어느새 생강 잎으로 가득찼다.

 

이날 주민들과 함께 생강수확을 하면서 일손 돕기를 지켜본 故 이윤기씨의 조카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힘들었고, 생강 수확도 막막했었는데 이렇게 선뜻 일손 돕기에 나서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근흥면사무소 관계자는 "실의에 빠져있을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고 싶어 일손 돕기를 계획하게 됐다"며 "이윤구씨 생강 밭 이외에 마을의 노인 2가구에 대해서도 일손 돕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거노인에 따뜻한 온정의 손길, 500포기 김치 전달

 

이들 단체 회원들의 식을 줄 모르는 봉사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3일에는 또 회원 2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를 통해 혼자 외로이 생활하고 있는 독거노인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베풀었다.

 

특히, 그동안 꽃밭가꾸기, 미역, 김 판매 수익금으로 배추를 구입해 김장담그기 행사를 개최해 왔던 협회는 이번에는 근흥면 두야1리에서 이장을 맡고 있는 이현우 이장의 도움을 받아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다.

 

이날 김장에 사용된 배추 500포기를 이현우 이장이 무상기증한 것. 이로 인해 이번 김장담그기 행사는 협회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에게 온정을 전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더해 행사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으로 인해 쌀쌀한 날씨를 보인 이날 회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성껏 준비한 배추에 양념을 넣어 김장김치를 완성해 갔다. 입에서 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씨 속에서도 회원들은 정성껏 담근 김치를 받고 기뻐할 독거노인들을 생각해서 인지 김장을 하는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어느덧 준비한 500포기의 김장김치가 완성되자 회원들은 다시 20kg들이 상자에 10포기의 김치를 골고루 나누어 담아 정성껏 포장했다. 이날 회원들이 담근 김치는 근흥면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50여 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김장담그기 행사를 주관한 근흥면 새마을협의회 박복임 회장은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2일 배추수확부터 씻고 절이고 김치가 완성되기까지 고생해 준 회원들께 감사드린다"며 "매년 꽃밭가꾸기와 미역, 김 판매를 통한 수익금으로 김장담그기 행사를 해 왔는데 올해는 이현우 이장이 배추를 기증해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회장은 또 "직접 김치배달을 하면서 노인분들을 만나보면 굉장히 좋아하시고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며 "앞으로 독거노인 이외에도 새롬재활원 등 사회복지시설에도 김치를 배달할 예정"이라고 소감과 함께 포부를 밝혔다.

 

한편, 근흥면 새마을협의회는 생강수확 일손돕기,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 이외에도 지난달 26일 사망한 故이윤구씨의 무덤 앞에 이씨의 생전 공적을 기록한 상석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져 뜨거운 동료애를 발휘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와 비슷한 기사가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태안, #근흥 새마을협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