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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 발간보고대회가 파행적으로 치러지게 됐다.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경남일보 장지연 주필의 유족 등이 낸 가처분신청이 모두 기각되면서 사전이 온전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선 보일 것으로 보였으나 발간보고대회를 이틀 앞둔 지난 6일 오후 7시, 대회 장소인 숙명아트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는 (주)스펠네트웍스가 민족문제연구소와 맺은 대관계약을 취소한다고 통보해왔다.

 

스펠네트웍스 측의 대관계약 취소 사유는 발간보고대회 당일 '박정희바로알리기국민모임'·'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등 일부 수구 단체들이 숙명아트센터 앞에서 민족문제연구소 해체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것이었다.

 

스펠네트웍스 측은 공문을 통해 "당사는 민족문제연구소의 학술행사에 대관을 허락하였고 현재도 당 행사의 성격을 판단하여 대관을 철회할 이유도 의지도 없다"면서도 "금일 현재 현실적으로 공연장 사무실로 내방하거나 연락을 취해오는 여러 단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민족문제연구소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단체 집회 형태로 발전되리라 예측하지 않을 수 없어 대관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본 아트센터는 공연장이 있는 3층 이외에 1층과 2층에 문화재 보관 및 전시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어 문화재 손실 및 기타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하여 본 대관을 취소할 수밖에 없음을 결정했다"며 "운영의 첫 번째 목표가 관람객의 안전인 점을 민족문제연구소가 십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스펠네트웍스 측의 대관계약 취소 의사를 지난 5일 저녁 처음 접한 연구소 측은 보고대회가 2~3일 밖에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대체 장소를 구할 수 없고 당일 행사를 최대한 평온한 분위기에서 치러 시설 보호와 참가자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임을 거듭 약속하며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스펠네트웍스 측은 끝내 이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정책실장은 "지금 이 상황이야말로 현재 대한민국의 자화상이고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되어야 하는 이유라 생각한다"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또 다른 연구소 관계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와 장지연의 유족들이 제기한 게재 및 배포,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되어 친일인명사전의 정당성이 법적으로 확인된 상태에서 이 같이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해 당혹스러울 뿐이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구단체와 보이지 않는 과도한 압력행사와 치졸한 방해공작은 역사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이성을 찾고 합리적 토론의 장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대관계약 취소 통보에도 예정대로 숙명아트센터에서 행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숙명아트센터를 보고대회 장소로 알리는 초청장도 5천 장 이상 발송된 상태다.

 

연구소 측은 "당일 저녁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지만 천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참여할 예정이라 장소를 옮길 수도 없다"며 "일반 시민분들도 행사에 많이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태그:#친일인명사전, #숙명아트센터, #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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