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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가 내년 1월 세종시 대안 계획을 밝힌 정운찬 총리를 맹비난하면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류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 대정부질문에 앞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총리는 곡학아세로 더 이상 국론을 분열시켜 세종시 건설을 방해하려는 책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역사를 위해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그는 정 총리를 향해 "문화혁명 시대 홍위병"이라거나 "입신양명을 위해 고향을 팔았다"는 등 독설을 퍼부었다.

 

"'홍위병' 정운찬, 입신양명 위해 고향 팔아... 즉각 사퇴해야" 

 

그는 어제(4일) 정 총리가 전격 발표한 세종시 대안 계획에 대해 "대통령과 총리의 독선적 판단과 잘못된 선택을 재확인시켜줬을 뿐, 일고의 검토할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며 "자유선진당은 어떤 협의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거부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도시의 자족기능이 부족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무식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로마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듯 세종시는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건설되는 도시"라며 "현 시점에서 자족성 운운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고 총리의 지적 무지를 드러낸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종시 건설에 이미 5조4000억원의 예산(총예산의 1/4)이 집행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대통령과 총리의 말 한마디에 1/4이나 추진된 사업을 백지화시키고 재검토한다면, 지금까지 투입한 막대한 예산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정책의 신뢰성이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정치의 원리를 '족식, 족병, 민신지'로 꼽은 공자를 인용한 류 원내대표는 "국가 정책은 국민과의 약속이자 원칙과 신뢰의 문제"라며 "만일 대통령과 총리, 한나라당이 국민과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자신들이 합의해 만든 법조차 무시하려 한다면 충청도민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범법행위"라고 비난했다.

 

4대강 사업을 위해 세종시를 죽이려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저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세종시를 4대강 사업의 희생양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여론의 거센 반발을 세종시 문제로 희석시키고, 세종시에 들어가는 돈을 줄여 4대강 살리기에 투입하려는 것이 세종시 원안 불가를 주장하는 속셈 아니냐"는 것이다. 

 

그는 "4대강과 세종시는 둘 다 이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지만 본질부터 다르다"면서 "세종시는 국민적 합의에 따라 여야가 법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국민적 합의는커녕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지금 올인해야 할 사업은 4대강이 아니라 세종시 건설"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법 수정, 예산 줄여 4대강 살리기에 투입하려는 속셈"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적 신뢰와 법치의 문제가 걸려 있는 세종시 문제는 꼭두각시 총리를 대신 내세운다고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대통령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그동안의 잘못을 인정하고,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을 새롭게 만든 열정으로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당당하게 약속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나서지 않을 경우 강력한 대정부투쟁에 나서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는 이제 효율, 비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법치와 국가적 신뢰의 문제, 그리고 전 충청권의 자존심의 문제가 됐다"며 "대통령이 나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류 원내대표는 "세종시 계획을 수정, 변경하는 것은 정부 여당이 얼마 전에 힘으로 밀어붙인 미디어법 처리보다 백배 천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해 사실상 대여 '선전포고'를 했다.   


태그:#자유선진당, #비교섭단체, #류근찬, #세종시,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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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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