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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재·보선' 결과에 대한 여야 최고지도부의 평가가 모두 뜻밖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오찬 회동에서 선거결과에 대해 "여당이 선전했다. 우리 국민들이 여당이 분발하고 일 잘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5곳에서 치러진 이번 재보선에서 전통적 강세지역인 강원 강릉과 텃밭인 경남 양산에서 승리했을 뿐, 이번 선거의 핵심인 수도권의 안산상록을(8%포인트 차이)과 경기수원장안(약 7%포인트), 그리고 '세종시 원안수정' 논란의 영향권에 있는 충북(약 12%포인트) 등 모두 예상을 뛰어넘은 큰 표 차이로 졌다.

 

직전 당 대표인 박희태 후보가 출마한 양산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앞세운 송인배 후보에게 불과 4%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단순 의석으로만 봐도, 5곳 중 3곳이 원래 한나라당 의석이었던 상황에서 2곳만 승리했기 때문에 전체 의석도 한 석 줄어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은 아랑곳없이, '당부성 발언'이기는 하지만 '선전'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이다.

 

더욱이 이 대통령의 "여당이 오만해서 일을 소홀히 할까 봐 국민들이 걱정한 것"이라는 발언에서는, 이번 재보선결과를 자신과는 관계없는 '여당 문제'로 인식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 대통령, 선거결과 한나라당에 국한시켜... 현 국정기조 고수 의사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체로, 세종시 문제에 대한 여권 내의 극심한 혼란, 친서민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 일방적인 4대강 사업 추진, 방송인 김제동씨와 손석희 아나운서 퇴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가 재보선결과로 나타났음에도, 그 대상을 한나라당으로만 국한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4대강 사업, '언론장악' 시도, 세종시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현재까지의 '일방독주'를 계속하겠다는 예고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의석수는 2대 3이지만 실제 득표는 우리가 많았다"는 정몽준 대표의 대답도 놀랍다. 내용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이겼다는 강변이지만, 그 '내용'도 깔끔하지 않다. 한나라당은 5곳 모두 후보를 냈지만, 민주당은 강릉에서는 무소속 후보를 지원했을 뿐 자체 후보가 없었다.

 

이들의 대화에 대해, 한 누리꾼은 "헌재놀이의 결정판... 졌지만 이긴 거다?"라고 꼬집었다.

 

정세균 "민주당이 선택받았다고 자족하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재보선 평가는 이 대통령과는 반대 측면에서 뜻밖이다.

 

그는 3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재보선은 작은 승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민주당보다 높은 가운데서 중원(수도권과 충청) 3곳에서 승리했음에도 그는 "이번 재·보선 결과는 유권자가 민주당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집권 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심판과 견제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선이라는 큰 승부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민주당이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에서 이기면 '우리 노선이 옳았다'는 인정을 받은 셈인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정 대표가 '과감한 변화를 통한 새 출발'을 선언한 것은 의외다"라는 질문에 정 대표는 "민주당이 선택받았다고 자족하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당이 반성하고 성찰하고 큰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답했다.

 

그가 말하는 민주당의 변화가 '우향우'로 귀결돼 비판대에 설 수도 있지만, 일단 재보선 승리 직후 '변화'라는 화두를 내걸고 나섰다는 점에서는 눈길을 끈다.


태그:#이명박, #정몽준, #정세균, #10월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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