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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으로 내 자신의 '존재이유'를 알게 됐다. 가지고 있는 재능과 여분으로 다른 사람들의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다는 것은 봉사를 '기쁜 마음'으로 즐기게 해 줬다. 봉사는 선(善)한 영향력을 확장하는 일이다. (그래서) 선한 일엔 굳이 가릴 것이 없다". (김용재 단장 인터뷰)

"변함없이 기부와 봉사활동의 실천을 통해 사회로부터 얻은 수익을 사회에 되돌려 놓을 것이다. 동시에 '나눔'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공동선을 추구하는 봉사단체가 되겠다".(해외 봉사대, 이영택 부회장)

'내 코가 석자인 시대' , 그러나 희망은 있다

끝이 없는 경기 침체 속에서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이 우리들 사이에서 입버릇이 됐다. '밥벌이'의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들이 늘었다. 노숙자에서 독거노인, 결식아동, 장애우 등 막막한 처지에 놓인 이들도 주변에 흔해 졌다. 우리 사회가 사회경제적으로 평등해지기보단 양극화가 심화 되고 있다는 징표이다.

이런 양극화 과정에서 도움을 청하는 소외계층은 늘었지만 모두들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 선뜻 도움의 손길을 주지 못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있는 사람들'마저 자산가치 하락에 불안해하며 예전보다 '나눔'을 함께 하기보다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어려움 속에서도 조그만 배려만 있어도 기뻐하며 희망을 갖는 이들이 많이 있다. 이들에게는 작은 도움이라도 큰 힘이 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마음속에 꿈이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처럼 인간의 정(情)이나 배려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나눌 수 있다며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밝은 빛 봉사단>은 "생활 속에서의 실천적 봉사, 사회운동으로서의 봉사" 라는 가치를 내건 순수 민간 봉사단체로 2003년 창단됐다. 같은 해 12월 광명 '사랑의 집' 학습봉사를 시작으로 현재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200여 명의 회원이 중심이 되어 국내외를 넘나들며 봉사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 모임이 밝은 빛 봉사단으로 불리는 것은 '주변에 소외된 곳을 밝은 빛처럼 비추어 주자'는 김용재 단장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김용재 단장
▲ 밝은 빛 봉사단 김용재 단장
ⓒ 함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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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의 봉사활동은 <국내 봉사활동>으로 긴급재난 구호 활동, 노숙자 무료 급식, 무의탁 어르신, 장애인 공동체등에 대한 생필품 지원과 여성노숙자 쉼터 사회적응, 그리고 달동네 공부방 봉사로 진행되고 있다.

또 <해외 지원봉사대>는 2004년부터 중국길림성의 통화현 동안과 선풍, 동평 소학교, 백산조선족 중학교에 무료급식 50여명과 3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또 열악하고 노후된 집의 아이들에겐 '사랑의 집수리' 봉사를 동시에 펼치고 있다.

특히 회원 다수가 교육현장의 전문가들이어서 <학습지원 봉사대>는 알차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꿈나무 공부방 자원교사 교육, 소외 이웃의 자녀와 '새터민' 청소년들의 대학 진학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학습지원을 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봉사를 펼치는 것은 교육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낌없는 '나눔'의 봉사활동은 하나 둘씩 결실을 맺게 됐다. 국내 최초로 새터민 청소년이 봉사단의 학습과 장학지원으로 국내 모 대학의 경찰학과에 당당히 입학했다. 이것은 '구별'과 '차이'를 강조하는 우리사회의 편견과 탈북자라는 남한 사람들의 오해와 불신 때문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 넣었던 작지만 큰 일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아이들은 서울을 타향살이가 아닌 또 하나의 고향으로 생각하면서 빠르게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 단장은 "국내 최초의 새터민 청소년들도 경찰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이 더 없는 보람"이라고 말했다.

아주 작은 배려가 받는 사람에겐 삶의 희망과 활력소가 된 것이다. 봉사단의 '온정'의 손길은 막연하거나 추상적이지 않다. 오히려 자신의 일부이자 습관처럼 여기는 듯하다. 봉사활동에 대한 진정성은 중국 길림성의 조선족 소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에 대한 지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새터민과 조선족 청소년들의 멘토

경제난으로 폐교의 위기를 겪던 조선족 소중학교들이 봉사단의 재정지원으로 정상화 됐다. 학교를 보내지 못해 애태우던 조선족 동포들은 봉사단에 몇 번이고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시했다. 해당지역 교육국의 폐교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불안해하던 조선족 동포들은 그 어떤 것도 아이들이 학교의 정상화로 되찾은 행복한 표정과 바꿀 수 없다며 감사해 했다.

밝은 빛 봉사단 제공
▲ 길림성 통화현 동안 조선족 소학교 장학금 전달식 밝은 빛 봉사단 제공
ⓒ 밝은 빛 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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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장은 "항상 폐교의 불안 속에 있었던 조선족 소학교가 봉사단의 지원으로 학생 수와 선생님 수도 증가됐다. 이것을 계기로 길림성 교육국에서 학교를 증축하게 됐다. 자라나는 우리 민족의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어 더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어떻게 봉사단이 국내가 아닌 중국의 조선족에까지 도움의 손길을 주게 됐느냐"는 물음에 그는 "중국내 소수민족인 조선족 동포에게 대한민국은 친정과도 다름없다.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시집간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족이라 생각하면 그들에 대한 지원은 당연하다. 미래의 동북아 중심축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는 우리 동포가 대한민국의 무관심으로 정체성을 잃어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해외봉사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이영택 부회장도 "백산시의 중학교들은 폐교 위기에 있다. 아이들이 한족(漢族) 중학교로 입학하는 것은 우리의 언어와 문화가 한족으로 흡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계적인 지원이 없으면 한글은 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무료급식과 장학지원으로 학교가 유지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위해 한글백일장, 영어와 수학경시대회를 해당 학교와 함께 논의하여 매년 개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봉사단은 이런 절박성 때문에 지속적이고 원활한 교류를 위해 2004년도에 봉사단 해외지부를 길림성 백산시에 설치했다.

끝이 없는 온정(溫情)의 손길

뿐만 아니라 '선한 일에 굳이 가릴 것이 없다'는 봉사회원들의 나눔의 실천은 노숙자에 대한 봉사에서도 드러난다. 2003년부터 <화요자정봉사대>를 결성하여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자정 12시부터 영등포역의 노숙자들에게 무료급식과 배식을 해 오고 있다. 끼니걱정에 갈 곳이 없는 막막한 처지에 놓인 그들은 봉사회원들을 만나면 반색을 한다.

영등포 역에서  매월 둘째주  화요일 마다 자정 12시에 노숙자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제공
▲ <화요자정 봉사대>는 영등포 역에서 매월 둘째주 화요일 마다 자정 12시에 노숙자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제공
ⓒ 함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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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봉사단원들은 노숙자의 허기와 차가워진 몸을 달래준 것만으로 만족하고, 자신들은 집으로 발길을 돌릴 때 미안하면서도 묘한 감정이 마음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이 때문에 봉사단은 노숙자를 위한 재활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됐다.

봉사단은 "노숙자는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시적인 실패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노숙자 문제는 국가와 사회가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노숙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재활(再活) 프로그램을 통해 자활(自活)할 수 있는 기본 도움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봉사단은 노숙자의 재활을 위해 여성 노숙인 쉼터인 '수선화의 집'과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봉사단의 활동은 특정한 공간과 범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하다. 상황에 따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든지 달려가며, 도움의 손길도 국경을 초월한다. 이것은 삶에서 개인들의 어려움은 서로 다른 이유로 나타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봉사단의 나눔의 손길은 끝이 없다. 그것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형식적인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소외된 이웃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실질적인 활동이다. 그들은 봉사활동을 통해서,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판매되는 상품이 아니고 무료이며 또 그것을 모든 사람이 함께 이용할 때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상식을 얻게 됐다. 오늘도 그들은 소외된 이웃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활력을 충전해 주기 위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나눔이란 무엇일까' 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그들처럼 '나눔'과 '참여'를 통해 각박한 세상에서 벗어나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덧붙이는 글 | <밝은 빛 봉사단>
홈페이지 www.bongsadan.co.kr
사무실 (02)2693-0404



태그:#밝은 빛 봉사단, #조선족 동포, #노숙자, #새터민, #김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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