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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안산 상록을 재선거 후보단일화가 끝내 무산됐다. 민주당 김영환 후보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3당 연대후보인 무소속 임종인 후보 간의 단일화가 최종 결렬된 것이다.

 

민주당 "단순지지도로만 하자"  안 받아들여지자 '결렬' 선언

 

민주당은 23일 심야 대책회의에서 안산 상록을 후보단일화를 검토하고 '단순지지도'만으로 단일화 협상을 재개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민주당 윤호중 수석사무부총장이 마지막 협상 안을 임종인 후보 측 장화식 선거대책본부장에게 전화로 전달했다.

 

이에 대해 장 본부장은 지난 21일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협상에 합의한 '단일화 협상안'을 마지노선으로 다시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안산 상록을 단일화 협상은 결국 무산된 것이다.

 

민주당 이미경 총괄선대위원장은 24일 오전 11시 당대표실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안산 상록을 단일화에 대해서) 민주당에서는 이제 시간도 없고, 어떻게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인가 고심했다"면서 "이제는 단순 지지도를 가지고 정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내용을 가지고 임종인 후보 측과 비공개 협의를 했는데 어렵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장은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기존에 합의된 내용을 검토해봤지만 그 제안은 이미 거의 다 알려진 상태였다. 결국은 단순 지지도로 합의를 이루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실상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민주노동당 "이명박-한나라당 심판 염원 국민 열망에 찬물"

 

이번 단일화 협상은 지난 21일 협상안에 대해 임종인 후보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협상 사실을 일부 공개한 것을 민주당이 약속위반으로 간주하고 협상파기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암초에 부딪쳤었다.

 

민주당의 사실상 단일화 협상파기에 대해 24일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당의 결렬 표명은 사실상 민주노동당의 고뇌에 찬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는 더 크고 강한 반MB연대와 이명박-한나라당 심판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 대변인은 "우리는 민주당에게 작은 기득권을 버리고 더 큰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결국 국민의 요구가 아닌 자신들 눈앞의 이익에 시선을 멈추고 말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 후보측 "24일 자정까지 무산 철회 안하면 협상 내용 공개"

 

임종인 후보 측에서도 단일화 무산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장화식 선거대책본부장 이름으로 발표된 성명서에서 임 후보 측은 "단일화는 간단했다, 이미 합의해서 서명까지 마친 '단일화 합의문'을 실행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열 차례 실무교섭과 밤샘협상을 통해 서명한 합의문을 실천에 옮기면 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 측은 21일 협상 과정 일부도 공개했다.

 

"서명된 '단일화 합의문'은 임종인 후보와 민주당, 그리고 시민사회의 중재단 대표가 최종합의하고 서명까지 마친 것이었다. 임종인 후보와 민주당의 협상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합의한 것이었다. 야권연대와 단일화를 여망하는 시민사회도 함께한 합의문이었다. <희망과 대안> <민주통합시민행동> 등 중재단 대표가 증인으로 함께 서명한 최종합의서였다."

 

임 후보 측은 또 "안산의 '후보 단일화 합의문'은 단순 합의가 아니다, '반MB 후보 단일화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정치적, 역사적 무게를 감안할 때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선언으로 무효가 될 수는 없다"면서 "민주당과 김영환 후보가 작은 꼬투리를 잡아 단일화를 깬다면 그야 말로 정치사에 길이 남을 촌극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안이 아니면 끊임없이 변경을 요구하는 옹졸한 모습을 그만두고 후보 단일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기 바란다, 자기 이익만 챙기는 패권주의를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과 김 후보의 패권적 태도가 문제인지, 아니면 무엇이 문제인지,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지 국민의 판단과 심판을 받아보자. 임 후보는 국민 앞에 사실을 모두 밝히고 평가를 받겠다. 누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심판할 자격이 있는지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임 후보 측은 "민주당과 김영환 후보에게 요구한다. 24일 자정까지 단일화 합의 무산 선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라며 "만약 민주당이 철회하지 않는다면 합의문을 국민 앞에 공개하는 등 진실을 공개하겠다"며 단일화 무산과 관련한 최종 입장을 밝혔다.

 

단일화 협상 무산, 왜?

 

난항에 난항을 거듭하던 안산 상록을 후보단일화가 무산된 데는 당사자인 김영환 후보의 반발이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며 임종인 후보는 물론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를 앞서면서 단일화에 소극적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단일화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중앙당에 일임하겠다'며 성명서까지 발표한 김 후보가 언론사 인터뷰에서는 줄곧 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시한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단일화에 대해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내외로 앞서는 선거구도가 불안했던 것. 그러나 당내 '김영환 독자 완주론' 목소리에 정 대표의 협상론이 밀리면서 최종 결렬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안산 상록을 단일화 협상 최종 결렬과 관련해 임종인 후보 측은 24일 심야 대책회의를 통해 단일화 협상 전 과정을 국민에게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 최종 방침을 정하는 등 향후 선거운동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강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안산 상록을 재선거는 극적인 대반전이 없는 한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와 민주당 김영환 후보, 무소속 임종인 후보 간의 치열한 3파전으로 전개면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덧붙이는 글 | 참여와 소통의 풀뿌리안산 www.grassrooti.net에 함께 게재합니다.


태그:#10월 재보선, #안산 상록을, #후보단일화 무산, #김영환, #임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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